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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내년 독수리 훈련 축소” … 대북 유화·압박 이중카드

제임스 매티스. [뉴스1]

제임스 매티스. [뉴스1]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내년 봄 예정인 독수리(FE) 훈련에 대해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규모를 줄여서 열겠다”고 밝혔다. 독수리 훈련은 키졸브(KR) 연습과 함께 매년 3월께 실시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내년 주요 연합훈련에 관해 결정을 내렸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정을 내렸다. 여러 훈련을 취소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훈련만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수리 훈련에 대해서만 (대북)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개편(reorganize)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티스 장관은 구체적인 축소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키리졸브 훈련과 달리 독수리 훈련은 미 본토와 해외 기지에서 육·해·공군, 해병대 증원 전력이 한국으로 전개한 뒤 한국군과 야외에서 실제로 기동하는 대규모 훈련이다. 올해 독수리 훈련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고려해 시작 시점을 3월에서 4월로 늦췄다. 또 훈련 기간을 두 달에서 한 달로 줄였다. 구체적 훈련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로키(low-key) 전략도 병행했다.
 
김진형 전 합참 전략부장은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뜻은 증원 전력의 수를 줄이면서 항공모함·핵잠수함·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한국 전개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초 한·미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50차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다음달 1일까지 내년 연합훈련의 일정과 방향을 확정하기로 합의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추진 중인 북한과의 고위급회담 등 북·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연합훈련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연합훈련 카드는 대북 유화책일 뿐 아니라 이면엔 대북 압박책도 숨겨져 있어 양날의 칼이라는 분석이다. 지금은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연합훈련의 강도를 낮추고, 향후 협상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행동으로 나설 경우 훈련을 아예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유예’ 카드까지 담겨 있다는 점에서 대화 유인 카드다. 동시에 미국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북한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독수리 훈련을 실시하면서 훈련 수위를 오히려 더 높여 압박 카드로 쓸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매티스 장관 발언에서 방점은 ‘축소’가 아니라 ‘실시’에 찍어야 한다”며 “그동안 내년 독수리 훈련도 유예된다는 전망이 많았는데 내년엔 일단 실시하겠다는 얘기인 만큼 현재 북한의 비핵화 태도로 볼 때 훈련을 유예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훈련 카드를 던진 대상엔 한국도 사실상 포함된다고 일부 국방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크리스 로건 국방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이날 독수리 훈련 축소와 한·미 방위비분담금(SMA) 협상이 연관되느냐는 질문에 “현재 추가할 만한 세부사항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 국방부는 지난 7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유예하면서 1400만 달러(약 155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미국이 연합훈련 중단이나 축소를 발표할 때마다 국방부와 외교부 당국자들에겐 방위비분담금을 늘리라는 얘기로도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이철재·전수진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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