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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아마존 클라우드 먹통에 국내 유통·게임 올스톱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다수 국내 기업 웹 페이지와 모바일 접속이 22일 오전 한때 ‘먹통’이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약 1시간 30분 만에 수습됐지만, AWS의 폐쇄적 대응과 신뢰도 추락이라는 여진을 남겼다.
 
이날 오전 8시20분부터 인터넷 쇼핑몰 쿠팡, 음식배달 앱 배달의민족, 저비용 항공사 이스타항공 등에서 홈페이지 및 모바일앱 접속에 장애가 생겼다. 업비트·코인원 등 암호화폐 거래소, KB금융의 클레이온, 카카오스탁 같은 금융 서비스도 중단됐다. 나이키·야놀자·블라인드 등도 피해를 보았는데, 모두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곳이다. 그나마 거래가 상대적으로 뜸한 오전 시간이라 매출·계약 등 직접적 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업체들은 “하마터면 주요 데이터를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쿠팡 관계자는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30분가량 서비스가 중단됐다”며 “AWS와 계약 때문에 피해 규모를 공개할 수 없지만 조만간 보상 및 재발 방지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5조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시간당 매출이 5억7000만원인 셈이다. 배달의민족 측도 “결제나 배송 오류 같은 고객 불만이 100건 가까이 접수됐다”며 “일단 우리 쪽에서 100% 환불 처리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 급락으로 침울한 분위기 속에 거래까지 중단되자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측은 “이상 징후가 파악된 오전 8시28분 이후 마지막 체결 가격보다 높게 산 종목이나 반대로 더 낮은 가격에 매도한 주문은 취소 처리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코인원은 네트워크 장애가 재발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데이터센터를 두 곳으로 나누는 2중화 작업을 검토 중이다.
 
이번 사고는 국내에서만 발생했다. AWS코리아 내부의 도메인 네임 서버(DNS) 설정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DNS는 이용자가 도메인 정보(URL)를 입력하면 디지털 주소(IP)로 바꿔주는 시스템이다. 가령 가상 서버에서 ‘A아파트’를 가고 싶다고 했는데, 정확한 주소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8시10분쯤 AWS의 서울 리전 DNS가 고장을 일으켰다. AWS 측이 곧바로 복구 작업에 나섰으나 정상화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더 큰 문제는 AWS 측의 소극적·폐쇄적 대응이었다. 기업과 이용자들이 불만이 쏟아졌지만, AWS는 사고가 난 지 8시간이 지나서야 “서울 리전에서 일부 DNS 서버 설정 오류로 84분 동안 정상 기능을 할 수 없었다. 설정 오류는 해결됐으며 서버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두 문장짜리 입장문을 내놓은 게 고작이다. 피해 기업 숫자나 규모, 재발 방지 대책 등은 빠졌다.
 
클라우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소프트웨어를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서비스다. AWS의 올해 글로벌 매출 예상은 270억 달러(약 30조원), 세계 시장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국내 점유율은 80% 수준이다. 지난 6일엔 대한항공과 향후 10년간 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으면서 대기업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이번처럼 1시간 이상 ‘먹통’ 사고를 낸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AWS 측은 보안 및 안정성 이슈와 관련해 지금까지 “어떤 장애가 일어나도 보안 유지를 위해 2중화는 기본이며, 해외 서버까지 동원해 3중화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관리 소홀이 됐든, 근본적 시스템 문제가 됐든 신뢰성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회사의 한 임원은 “매달 수천만 원의 비용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료로 내고 있는데 사고가 나니 연락도 안 되고, 심지어 공지도 안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이번 사태는 AWS의 위기관리 민낯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도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분산해 정보관리를 2중화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재·염지현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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