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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 탄도미사일 쏜 예멘 반군 후티 "미사일 주범은 北"

 [김민석의 Mr.밀리터리] 위험 천만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수출
 
미 북한 전문가 벡톨 교수가 분석한 북한 미사일 커넥션
북한 탄도미사일은 국제적으로 골칫덩어리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선 건 1970년 말이다.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옛 소련과 중국에 손을 벌렸지만 거절당했다. 그러자 이집트 도움으로 스커드 미사일을 들여왔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분해한 뒤 역설계해 스커드-B 미사일을 개발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위해 영변에 5㎿e 원자로를 건설에 서두를 때다. 북한은 이 원자로에서 배출된 사용후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 핵실험에 성공했다. 북한 핵탄두은 탄도미사일에 장착됐다. 최근 북한 미사일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지난 6월 2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상공엔 6개 이상의 불꽃이 큰 폭발음과 함께 피었다. 곧이어 사우디아라비아군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쏜 탄도미사일을 아군이 격추했다. 사상자는 없다”는 내용이었다. 2015년 3월 예멘의 무장단체인 후티가 중앙 정부를 상대로 내전을 일으켰다. 그러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장서 아랍 동맹군을 조직한 뒤 예멘 중앙 정부를 돕기 위해 개입했다. 후티는 같은 이슬람 시아파 국가인 이란의 지원을 받았다. 예멘 내전은 국제전으로 번졌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후티 반군이 리야드를 상대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게 이날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 3월과 5월에도 후티 반군의 미사일이 날아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후티 반군이 리야드 인근 킹 칼리드 국제공항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군이 요격했다. 그런데 예멘의 수도 사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의 거리는 1000㎞가 넘는다. 가장 가까운 국경선에서 리야드와의 거리도 700㎞ 이상이다. 그동안 후티 반군은커녕 예멘 정부군도 사정거리 1000㎞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정보는 없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이었을까.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후티 반군이 이란 지원을 받아 북한산 스커드-ER 미사일을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벡톨 교수는 미 해병대와 국방정보국(DIA)에서 정보분석관을 지낸 한반도 전문가다. 벡톨 교수에 따르면 2016년 예멘이 이란의 자금으로 북한산 스커드-ER을 주문했고, 지난해 물건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수출을 차단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교묘하게 수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해도 미사일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팔려다 들통난 적 있다.
 
스커드-ER 미사일은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스커드의 사거리를 늘린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북한 단거리 미사일 가운데 사정거리가 가장 길고 정확도가 높다. 북한이 지난해 3월 6일 평북 동창리에서 쏜 4발의 스커드-ER 중 3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뉴욕타임스가 비밀 미사일 시설로 지목한 삭간몰 기지에도 스커드-ER이 배치됐을 것으로 정보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예멘은 지난 1999년, 2000년, 2002년에도 북한으로부터 스커드-B(사거리 340㎞)와 스커드-C(550㎞) 미사일을 수입한 경력이 있다. 2002년엔 북한산 스커드 미사일 15발을 선적한 북한 선박이 인도양에서 미국·스페인 해군에 의해 나포됐다. 그때 예멘 정부는 “국방을 위해 정당한 방법으로 북한에 주문한 미사일”이라며 도리어 항의했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란→후티 반군의 삼각 탄도미사일 커넥션은 북한이 중동·아프리카 국가에 무기·탄도미사일·대량살상무기(WMD)를 수출하는 군비확산(Proliferation)의 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군비확산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신간 『중동·아프리카에서의 북한 군비확산(North Korean Military Proliferation in the Middle East and Africa)』을 펴냈다. 벡톨 교수는 “기사, 정부 간행물, 보고서, 전·현직 당국자와 탈북자와의 인터뷰 등 오픈 소스(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세계에 확산시킨 주범이다. 1985년부터 본격 생산한 스커드-B를 북한군에 실전 배치하기도 전인 1987∼88년 이란에 100여 발(5억 달러)을 팔았다. 당시 이란은 북한에 재정 지원을 했다. 이 미사일은 이란과 이라크의 도시전쟁(1988)에 곧바로 사용됐다. 스커드-B의 사거리를 연장한 스커드-C는 1991년부터 이란과 시리아에 60여발 판매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에 따르면 북한은 스커드-B와 C 300∼500발을 1998∼1999년 사이에 이란·이집트·파키스탄에 팔아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이밖에 이라크·예멘·미얀마에도 수출했다. 북한 노동미사일은 파키스탄에선 가우리(1998), 이란에선 샤하브-3로 변신했다. 문제가 확대되자 유엔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는 결의안을 냈다. 그래서 우주개발도 유보된 상태다. 미사일 수출은 당연히 금지다.
 
북한-시리아 커넥션은 더 심각하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선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반군 거점에 무차별적으로 살포했다. 이 때문에 비무장 시민의 피해가 커져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벡톨 교수는 “2013년 시리아는 북한과 협력해 최소 5곳의 화학무기 생산시설을 만들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는 사실상 북한산”이라며 “미공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아직도 시리아에 화학무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핵 개발과도 연계돼 있다. 미 DIA는 지난해 7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500㎏짜리 핵탄두를 개발했다는 뜻이다. 벡톨 교수는 “북한이 파키스탄에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인 노동미사일(사거리 1500㎞) 기술을 이전한 대신,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파키스탄으로부터 입수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핵보유국이자 잠재 적국인 인도를 타격할 수 있는 핵전력 구축이 시급해서다. 파키스탄은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북한·이란·리비아에 되팔았다. 이런 과정은 지난 2003년 리비아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면서 공개한 정보에 고스란히 밝혀졌다.
 
벡톨 교수는 “북한은 군비확산을 통해 촘촘한 대북 경제제재망을 피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였다”며 “이를 북한 핵심 계층의 충성심을 사는 데 뿌리며, 동시에 무기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북한의 군비는 아프리카와 중동 깡패 국가(rogue states)의 독재 정권을 보위하는 데도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협조를 통해 북한의 군비확산을 통제해야 한다는 게 벡톨 교수의 조언이다. 우리와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북한 미사일 억제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겸 논설위원 
 
◆ 이 기사 작성에는 이철재 기자·박용한 연구위원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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