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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함께 일하고 살며 주거에 대한 대안 모색… 로컬스티치 7곳의 실험

밀레니얼에게 오늘의 도시는 너무 팍팍합니다. 그렇습니다. 1980~2000년에 태어나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소비집단인 밀레니얼 말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 건물주가 상권을 쥐고 흔드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ㆍ골목 문화가 자본에 쫓겨나는 현상)은 밀레니얼이 도시에서 자리잡을 틈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기능과 효율을 앞세워 성장한 도시는 새로운 일과 삶을 추구하는 밀레니얼과 계속 부딪힙니다.  
 
이런 도시를 밀레니얼이 꿈꾸는 도시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유하지 않아도 풍요로운,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일이 탄생하는 도시를 만들려는 시티체인저(City Changer)들입니다. ‘미래의 일’을 이야기하는 지식 플랫폼 폴인(fol:in)이 11월, 도시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한ㆍ일 시티체인저들을 만나보는 <시티체인저(City Changer) 2018: 밀레니얼의 도시> 컨퍼런스, 다섯 번째 이야기를 폴인인사이트에서 소개합니다.  
 
공간을 매개로 한 삶의 알고리즘
 
취업해도 대학 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치솟은 집값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학 근처가 안전한 것도 아니다. 동네가 뜨는 순간 월세는 상승하고, 세입자는 갈수록 더 작고 외진 곳으로 옮겨 다닌다. 의도치 않게 삶의 질이 낮아지는 것이다.
 
로컬스티치 코리빙스페이스 [사진 로컬스티치]

로컬스티치 코리빙스페이스 [사진 로컬스티치]

 
홍대 인근에 공유 사무·주거 공간인 코워킹&리빙(Co-working&living) 공간을 만드는 로컬스티치는 이 문제에 주목했다. 시작은 동네 호텔이었다. 2013년 홍대 주변엔 외국인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는 동네의 맥락을 잘 녹여낸 네트워킹형 호텔을 만들었다. 잠은 호텔에서 자고, 식사는 주변의 식당에서 골라 먹을 수 있는 컨셉이었다.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보거나 활동가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그러다 만난 사람들과 함께 2015년 함께 일하고 사는 지금의 로컬스티치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취업이 잘 안 되니, 새로운 실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르게 살아보자는 욕구가 응집됐다"며 "이런 수요가 한 공간에 모여 있으면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일이 벌어졌다. 결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니, 서로 일을 가르쳐주기도,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그러다 창업에 이르는 경우도 생겼다. 김 대표는 “입주민 사이에서 다양한 실험이 일어나려면 회사에 다니든, 창업하든, 혹은 실패를 하든 주거 공간이 안정돼야 한다”며 “입주민의 변화에 따라 여러 공간을 연결하는 멤버십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 [사진 로컬스티치]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 [사진 로컬스티치]

 
로컬스티치 멤버십은 같은 지역에 스타일이 다른 여러 지점을 오픈해, 서로 연동하게 하는 것이다. 주거를 목적으로 입주한 사람이 창업하면 일의 공간이 더 효율적인 지점으로, 일이 잘돼 가게가 필요하면 가게가 있는 지점으로 이동한다. 모두 동일한 조건으로 말이다.
 
로컬스티치는 3년 사이 연남·연희동과 당산 등에 7개의 지점을 열었다. 입주자가 많을수록 더 좋은 서비스를 더 좋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지점 여는 속도가 빠르다. 
홍대 인근의 부동산 가격이 2, 3년 전보다 많이 올랐다. 같은 돈을 내고도 주거의 질이 많이 떨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이 쉽게 인프라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모이는 곳, 편리한 곳에 다양한 시도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지점을 늘리기로 결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입주자를 모았다. 입주자를 먼저 모집하고 공사를 하기도 하고, 돈이 부족해 2, 3개월 치를 먼저 받고 공사를 하기도 했다. 지점이 느니 소문도 나고, 요즘은 건물주가 먼저 찾아오기도 한다. 또 입주는 원하는 대기 수요도 많다.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시너지가 일어나나.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일하고 사는 방식에 대해 실험 정신이 강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함께 시너지가 난다. 서로 일을 가르치기도 하고, 프로젝트도 기획한다. 예를 들면 촬영 감독이 드론 촬영을 하는데, 같은 공간에 있던 프로그래머가 다른 제안을 하고 서로 협업하며 다른 기술을 습득하게 되는 식이다. 함께 창업하는 일도 생겼다. 
 
처음부터 이런 구상을 한 건가.
기본 개념은 입주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우리가 관리해주는 멤버십 서비스다. 그래서 우리와 결이 맞는 멤버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한다. 입주민의 상황이 변화하는 것을 따라 여러 공간을 연결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코리빙으로 입주한 사람이 창업하면 코워킹 공간으로 가고, 일이 잘돼 가게가 필요하면 가게가 있는 코워킹 공간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일례로 성산점에 입주한 1인 여행사를 운영하던 친구가 곧 연희점에 서점을 낸다. 이 친구의 서점이 잘 된다면 좋은 일이고, 아니라면 서점을 접고 다시 주거와 작업 공간만 써도 된다.
 
연희동 연남장 2층에 입주한 로컬스티치의 코워킹스페이스 [사진 로컬스티치]

연희동 연남장 2층에 입주한 로컬스티치의 코워킹스페이스 [사진 로컬스티치]

 
멤버십 서비스라면 어떤 뜻인가 
지금 멤버가 200명 정도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나 취향에 만족하는 사람이 2000~3000명 모이면 또 다른 기회나 환경이 생길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지난해 여름에 유명 요리사 한 분이 우릴 찾았다. 어릴 때 스페인으로 건너가 요리사가 된 분이다. 그가 성산점에 입주해서 주방을 빌리는 대신 6개월 동안 멤버들의 점심을 책임져주기로 했다. 미슐랭 투스타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요리사 덕분에 입주자들은 2000원 정도만 내고 정말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그 6개월 동안 삶의 질이 달라지더라. 그때 서비스 확장을 생각했다. 예를 들면 혼자 사는 사람은 과일 사 먹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걸 멤버십으로 풀면 좋을 것 같았다. 지금은 농가에서 정기적으로 귤을 받아오고 있다.
 
가구 팀을 꾸렸다고 들었다. 
공간을 꾸밀 때, 가구에 집착하는 편이다. 우리가 북유럽 브랜드를 보거나, 그곳의 라이프스타일을 보며 국민 전체가 가진 디자인 감성에 대해 감탄하지 않나. 이런 감성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디자이너가 고민해서 만든 물건을 오래 써보고 그 경험이 누적돼야 쌓이는 거라 본다. 그런데, 국내 가구는 카피가 많고, 해외에서 사서 오자니 지점이 늘수록 비용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잭슨카멜레온, 오블리크테이블 같은 국내 가구 스튜디오와 컨소시엄을 이뤄 오피스와 1~2인 주거 가구를 개발하기로 했다. 일종의 협업 상품이다.  
 
로컬스티치가 바라보는 밀레니얼의 공간은 무엇인가.
주 이용객이 밀레니얼이다. 그들의 변화를 지켜보며 다양한 방식으로 공간을 만들고 서비스할 생각이다. 어떤 친구는 계속 1인 주거 형태로 남을 거고, 또 다른 사람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서 3, 4인의 가족이 될 거다. 이런 변화까지 발맞출 수 있는 서비스로 발전하고 싶다. 지금은 그 환경이 안 돼 1인 가구 중심으로 구성해 놓은 것뿐이다. 우리 룸을 작업실로 쓰는 분 중에 아기가 있는 분이 있다. 그것에 맞춰 대안유치원 같은 걸 만들 생각도 있다. 사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는 계속 고민 중이다(웃음). 그래서 난 요즘이 위기이자 기회의 시대인 것 같다.  
 
김수민 로컬디자인무브먼트 대표는 26일 서울 을지로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크레아에서 열리는 폴인(fol:in)의 컨퍼런스 <시티체인저 2018: 밀레니얼의 도시>에서 삶의 패턴을 반영한 공간과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시티체인저 2018: 밀레니얼의 도시>에는 홍익대 건축대학 유현준 교수를 시작으로 포틀랜드 전문가로 불리는 일본 매거진 ‘MEZZANINE’ 스이타 료헤이 편집장, ‘무지호텔’ 베이징점과 긴자점을 기획한 일본 UDS 나카가와 케이분 사장, 소셜 아파트먼트 t‘able의 브랜딩을 맡은 최소현 퍼셉션 대표가 참여한다. 티켓은 폴인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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