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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MBC, 총대 멘 '쌀집아저씨'…MBC 위상 살아날까

21일 MBC 콘텐츠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된 김영희 전 MBC PD. 박종근 기자

21일 MBC 콘텐츠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된 김영희 전 MBC PD. 박종근 기자

 
MBC가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역할 단위로 개편해 전략기능과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MBC는 우선 기존 151개 조직(9본부 24국 9센터 109부) 체제에서 137개 조직(9본부 21국 11센터 96부) 체제로 개편한다. 이를 통해 MBC는 전략 기능을 강화하고 의사 결정의 책임성을 높이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단일 부사장 체제에서 두 명의 부사장 체제로 재편된 부분이다. 콘텐트의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기획하는 콘텐츠 총괄 부사장이 신설됐으며 이 자리에 '쌀집아저씨' 김영희 전 MBC PD가 선임됐다. 김 부사장 산하에는 드라마·예능·시사교양 및 라디오 등 4개 제작 본부와 광고·마케팅·사업·홍보 기능과 인력이 편제됐다.
 
MBC 돌아온 쌀집아저씨 김영희, 부사장 선임
이는 콘텐트 경쟁력 강화와 이를 활용한 마케팅·사업 활용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MBC 관계자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작, 편성, 광고, 홍보, 사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김영희 부사장은 1986년 MBC에 입사해 예능 본부 특임국장을 지냈다. 2015년 퇴사한 뒤에는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선보인 '폭풍효자'는 총수익 800억원, 순수익 200억원을 벌어들이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한한령'의 영향으로 3년 만에 귀국했으며 결국 '친정'인 MBC로 돌아오게 됐다. MBC 시절 화제작으로는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양심냉장고' '나는 가수다' 등이 있다.
 
보도본부와 경영본부, 방송인프라본부 등 방송 뉴스와 운영과 관련된 부문은 신설된 운영 총괄 부사장이 책임진다. 이 자리에는 변창립 현 부사장이 선임됐다. 기존 '기획편성본부'는 '기획조정본부'와 '전략편성본부'로 나눠 업무 단위로 재편, 의사결정 속도와 전문성을 높이고자 했다. '전략편성본부'는 디지털 환경에서 MBC 본사와 관계사 전반의 콘텐트·매체 전략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MBC 최승호 사장 [사진 MBC]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MBC 최승호 사장 [사진 MBC]

 
이외에도 기존 'OTT 클립사업팀'이 부 단위의 '디지털랩'으로 확대 개편돼 급변하는 디지털 시장에 대응하도록 했다. 보도 본부 산하에 있던 뉴미디어뉴스국은 없어지고, 대신 보도국 산하에 '디지털뉴스에디터'를 신설했다. 즉 '덩치'는 줄이고 방송 뉴스와의 '거리'는 좁혀 디지털 뉴스 기획 및 생산에 있어 발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공영성 강화를 위해 '평화방송위원회'(대표이사 직속)를 신설하고 산하에 기존 '통일방송추진단'과 신설 '임정 100주년 사업단'을 뒀다. '평화방송위원회'는 남북간 방송 및 사업 교류,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관련 사업을 도맡는다.
 
이번 MBC 인사의 특징은 ▶역할 단위 개편을 통한 전략기능·전문성·책임성 강화 ▶콘텐트 투자 확대 및 마케팅 강화 ▶콘텐츠 디지털 연계 전략 추진 ▶공영성 강화로 요약된다. MBC는 이날 기구개편에 이어 23일까지 대대적 인사를 통해 조직 개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유례없는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해 조직을 효율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승호 사장 "위기이자 기회…우뚝 서겠다"
MBC의 현재 상황은 모두 알다시피 좋지 않다. 상반기 적자만 536억원으로 올해 1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대내외적으로 '정상화' 기치를 내건 최승호 사장 체제이기에 외주 제작비 인상, 콘텐트 투자 확대 등 '돈 들어갈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내부 갈등, 즉 2012년 170일간의 파업 기간 중 입사한 경력 기자 100여명과 기존 MBC 구성원 간 불화는 여전히 남은 숙제다. 경력 기자들은 조직 개편과 명예퇴직이 자신들을 정리하기 위한 명분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날 조직 개편이 MBC가 위기를 타개할 전략으로 제시한 일종의 큰 그림이라면, 이 과정에서 다시 논란이 될 내부 갈등을 얼마나 조화롭게 매듭짓느냐가 직면한 우선 과제라 볼 수 있다.
 
이날 최승호 MBC 사장은 "위기에 빠진 공영방송사 역할을 다 하기 위해 콘텐츠 경쟁력 극대화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이를 위해 최고의 콘텐츠 전문가인 김영희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라며 "반드시 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우뚝 서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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