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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곤 회장 체포에 日검찰과 각세우는 佛정부···왜?

카를로스 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카를로스 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곤 회장은 ‘일시적으로 활동할 수 없는(temporairement empêché)’ 상황이다.”
 
 르노 본사가 카를로스 곤(64) 회장의 해임을 보류했다. 일본 검찰이 포착한 그의 위법 혐의를 프랑스에서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곤 회장 체포를 둘러싼 양국 입장에 온도 차가 드러났다. 곤 회장이 사내 일본인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추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르노 본사는 20일(현지시간) 임시 지배구조 체계 수립을 위한 이사회를 열었다. 그룹 경영은 잠정적으로 티에리 볼로레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위탁하기로 했다. 곤 회장의 최고경영자(CEO) 직책은 그대로 유지한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는 르노가 "닛산과 일본 사법 당국이 포착한 혐의에 대해 아직 논평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곤 회장 체포를 ‘일시적’이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르노와 같은 동맹에 속한 닛산과 미쓰비시는 곤 회장 해임안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르노 이사회를 앞두고 “르노가 곤 회장 해임안을 의결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르노는 일본 검찰 수사와는 별개의 신중론을 들고 나왔다. 아예 닛산자동차에 곤 회장의 비위 관련 내부조사 자료를 넘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검토하기 전에는 일본 측 판단을 믿을 수 없다”는 태도다.
 
 이 같은 판단 배후에는 프랑스 정부가 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지분 15.01%를 보유한 대주주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곤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된 직후 프랑스에서도 세금 관계를 조사했지만 특별한 문제 소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프랑스 정부가 르노 이사회에서 “(곤 회장을) 증거 없이 해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보도했다.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자동차 사장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곤 회장 체포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EPA]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자동차 사장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곤 회장 체포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EPA]

 
 프랑스 정부가 일본 검찰과 각을 세우는 이유는 뭘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곤 회장이 르노와 닛산자동차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닛산의 일본인 경영진과 갈등이 컸다고 보도했다. 르노-닛산 합병은 프랑스 정부가 몇 년 전부터 추진해 온 일이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재무장관 시절 자국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두 회사 합병을 최일선에서 지휘했다. 합병안이 쉽게 통과되도록 자국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닛산은 르노와의 합병을 거부한다. FT는 “곤 회장이 몇 달 안에 합병안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었고 닛산 이사회는 이를 격렬히 반대하며 합병을 막을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닛산 내부에서는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르노와의 합병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저항이 있었다. FT는 닛산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 회사에 지난 상반기 현금 보유액 1조2000억엔 (약 107억 달러)을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르노-닛산 동맹의 주도권이 프랑스에 있는 것도 닛산 입장에서는 탐탁지 않은 부분이다. 르노는 닛산 지분 43.4%를, 닛산은 르노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한 주식 비율이 달라 서로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가 다르다. 르노는 양사에 의결권을 가지고 큰 목소리를 내지만 닛산은 그렇지 않다. 이 때문에 곤 회장이 두 회사를 아예 합치려고 하자 닛산이 일본 검찰을 끌어들여 저지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일단 겉으로 ‘동맹 체제 안정’을 외치고 있다. 르메르 장관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공동명의 성명을 통해 “르노와 닛산의 전략적 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르노와 닛산이 언제까지 ‘동상이몽’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곤 회장 체포를 계기로 20년간 이어진 두 회사의 전략적 동행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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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