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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양 전 경기경찰청장, 한국인 최초 인터폴 총재 됐다

김종양 신임 인터폴 총재가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87차 인터폴 총회에서 당선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경찰청]

김종양 신임 인터폴 총재가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87차 인터폴 총회에서 당선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경찰청]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새 수장에 한국인 김종양(57) 부총재가 선출됐다. 
 
인터폴은 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회원 194개국 중 179개국 대표단 1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87차 연례 총회를 열고 김 부총재를 총재로 선임했다. 각국 경찰 간 공조와 협력을 총괄하는 인터폴 수장에 한국인이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총재는 총회 마지막 날 열린 투표에서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러시아) 인터폴 유럽 부총재를 제쳤다. 인터폴 총재 임기는 4년이지만, 김 총재는 전임자였던 멍훙웨이(孟宏偉, 중국) 전 총재의 잔여 임기만 채우게 돼 2020년 11월까지 2년간 재직한다.
 
김 총재는 외교부·경찰청을 통해 배포한 수락연설을 통해 “우리 공동의 목표인 '안전한 세상'을 위해 함께 가자"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김종양 부총재가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인터폴 총재로 선출됐다. 아주 자랑스럽다. 국민들과 함께 축하를 보낸다”고 올리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미국의 공개 지지를 받아 인터폴 총재에 선출된 김종양 전 경기지방청장. [연합뉴스]

미국의 공개 지지를 받아 인터폴 총재에 선출된 김종양 전 경기지방청장. [연합뉴스]

경남 창원 출신의 김 총재는 1985년 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사무관으로 일했다. 92년 경정으로 임용돼 경찰 조직에 발을 들였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이후 로스앤젤레스(LA) 주재관, 핵안보정상회의 경찰준비단장, 경찰청 외사ㆍ기획조정관, 경남ㆍ경기지방청장을 거쳤다. 경찰 내 대표적인 ‘외사통’으로 알려져 있다.  
 
김 총재는 경기지방청장을 맡고 있던 2015년 11월 르완다에서 열린 제84차 인터폴 총회에서 아시아 몫 부총재로 당선됐다. 지난달 멍훙웨이 총재가 고국인 중국을 방문했다가 갑작스레 공안에 억류된 후 사임하면서 총재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인터폴은 1923년 설립됐고 본부는 프랑스 리옹에 있다. 회원국은 194개국으로 유엔(193개국)보다 많다. 총재를 포함해 13명의 위원으로 집행위원회를 구성하는데, 아시아·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 4개 대륙별로 부총재를 뽑은 후 이 중에서 총재를 선출한다. 역대 총재는 유럽 국적이 많고, 아시아권에선 필리핀·일본·중국·싱가포르에 이어 한국이 다섯번째다.
 
각 회원국에서 돈을 각출해서 운영되는데 집행위원회 행정과 실무행정은 사무총장 몫이다. 총재는 집행위원회 대표로서 총회와 집행위원회 회의 주재, 인터폴 주요 정책과 계획에 관한 의사 결정, 인터폴 재정·사업 심의·의결 등을 담당한다. 경찰청 외사과 관계자는 "굳이 비유하면 사무총장은 기업체 사장이나 회장격이고, 총재는 기업 이사회 의장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총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인터폴에 대해 “영화 ‘007시리즈’의 비밀 요원 등이 소속돼 있거나 이들을 지원하는 기관은 아니다”면서 ‘세계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 테러, 재해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 가입단위로 설립된 국제기구’라고 소개한 바 있다. 
 
김 총재의 당선엔 미국의 공개 지지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 총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미국은 러시아 후보의 당선 견제에 주력했다. 영국 외교부도 이례적으로 러시아 후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대신 한국의 김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AFP 등 외신은 “프로코프추크 부총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라며 “그가 총재로 당선되면 푸틴 대통령이 비판적인 인사를 탄압하는 도구로 이를 악용할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프로코프추크는 러시아 비밀정보기구(KGB) 요원 출신이다. AP통신도 "김종양 총재의 당선은 백악관과 유럽 파트너 국가들의 승리"라면서 "미국과 유럽은 선거 직전까지 러시아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리용의 인터폴 본부 로비. [AP=연합뉴스]

프랑스 리용의 인터폴 본부 로비. [AP=연합뉴스]

 
미국 등 서방의 김 총재 지지엔 전임자인 멍 총재 사례가 반면교사가 됐을 수 있다. 2016년 멍훙웨이가 인터폴 총재에 선출된 것은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뒷받침에 의해서였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초기부터 전례없이 강력한 반(反)부패 캠페인을 벌인 중국은 해외로 도피한 부패범 및 정치범 추적에 인터폴을 적극 활용해 왔으며 이에 따라 그를 인터폴 수장으로 밀었다. 때문에 멍의 인터폴 총재 취임 당시 중국 정부가 해외의 반체제 인사를 추적하는 데 인터폴을 동원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손국희·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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