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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직격 인터뷰] “문재인 정부의 독재와 탄압에 항거할 때”

대통령 탄핵 전후로 적폐세력보다 한술 더 뜨는 민주당에 실망해 탈당
보수 우파 정당, 지지층 통합 없이는 총선·대선 못 이길 것… 우파 재건 도움된다면 2020년 총선 때 어디든 출마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부의 반(反)시장 정책으로 시장경제 질서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부의 반(反)시장 정책으로 시장경제 질서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국민이 가장 원하는 것은 ‘희망의 사다리’라고 생각해요. 지금 보면 계층 상승이 어렵잖아요. 계층이 세습되는 상황이죠. 그래서 국민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제시할 수 있느냐가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 아닐까요?”
 
2012년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초선 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월간중앙과 만난 이언주 의원(바른미래당, 재선, 45)은 시대정신을 ‘희망의 사다리’에 결부시켰었다. 당시 이 의원은 “경제가 양극화되면서 사회 갈등이 심각하다”면서 “이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개인이 자선하고 봉사한다고 해결되지는 않으며 결국 정치를 통해서 바꾸는 게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똑부러지는 견해를 밝혔다.
 
6년이 흐른 지금도 이 의원이 말한 세상은 크게 좋아지거나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양극화, 계층 세습, 사회 갈등은 여전하고 ‘희망의 사다리’는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 오히려 바뀐 이는 이 의원이라 하겠다. 당적을 옮겼을 뿐 아니라 자신이 한때 대변인으로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민주통합당의 후신)과 현 집권세력을 향해 연일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박정희 천재”라는 소신 발언을 마다하지 않는 그에게 어느 샌가 ‘보수의 아이콘’ ‘우파의 여전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지향과 표적이 확실한 이 의원의 메시지에 여론의 반응도 강렬하다. 그의 한마디한마디에 호불호(好不好)가 확연히 갈리며 찬사와 비난이 동시에 쏟아진다. “권위의 부재로 갈수록 꼴사납게 표류할 가능성”(이문열 작가)이 제기되는 자유한국당에 견줘 이 의원의 급부상은 보수 진영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제공하는 이변일지도 모른다. 월간중앙은 11월 1일, 13일 두 차례 이 의원과 만나 우파의 기치를 내건 그의 정치 신념과 철학, 여타 국정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나한테도 유·무형의 압력 쏟아져”
이언주 의원이 11월 9일 자유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 ‘+청년바람 포럼’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이언주 의원이 11월 9일 자유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 ‘+청년바람 포럼’에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인지도가 수직상승했는데 어떤 일이 있었나?
“유튜브를 시작한 지 두 달도 채 안 돼 구독자가 3만 명 이상 늘었다. 제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이 주변에 이런 정치인이 있다고 구전(口傳)홍보를 해주신 덕분이라고 본다. 이언주라는 정치인에 대해 듣던 참에 내가 어떤 발언을 하면 평소 궁금해하고 관심 가져준 분들이 더 자세히 봐주는 것 같다.”
 
여론의 반향이 확연히 느껴지나?
“사실 나는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계속 해왔다. 최저임금 인상 건만 해도 1년 넘게 비판을 해왔다. 국가의 과도한 개입과 반(反)시장적 정책으로 시장경제 구조가 무너진다고 외쳤다. 그 누구도 그런 비판을 하지 않을 때 저는 목청을 높였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이런 정황을 깨닫고 말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이전까지는 문재인 정권에 ‘이건 아니야, 뭔가 문제가 있어’라고 어렴풋이 반감을 갖다가도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게 아닐까’라고 입장 표명을 억누르던 이들의 말문이 이제야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확신을 갖고 말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아마도 내가 그런 변화에 작게나마 불을 댕기는 역할을 한 건 아닐까. 이를테면 내 얘기에 감정이입이 되면서 용기를 갖게 된 분들이 적지 않다고 본다.”
 
사회적 분위기가 정부 정책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데 주저했다는 말인가?
“그렇다. 국정 전반에 만연한 질곡에 대해 저처럼 직설적으로 문제삼지는 않았다. 돌려서 말하거나 비판을 해도 맥락 없는 시비조로 탓하든가, 그 둘 중의 하나에 머물곤 했다.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너무 완곡하고 단편적으로만 언급하다 보니 사람들이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든 경우도 있고, 쓴소리를 해도 딴죽을 걸고 트집 잡는 수준에 그칠 뿐이었다. 일관된 맥락을 갖고 제대로 꾸짖는 예는 별로 없었던 것 아닌가 싶다.”
 
본인에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를 든다면?
“어떤 현안이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동맹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접근하고자 한다. 일관되게 개인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고,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전체주의로 흐른다는 점을 경계한다. 정부의 반(反)시장 정책으로 시장경제 질서가 위축돼선 안 된다. 북·중·러와 가까워지면서 서구 자유민주주의 진영과의 동맹이 흐트러져선 곤란하다.”
 
과거 민주당에 몸담던 시절 보수 진영을 공격하지 않았나?
“나는 과거나 지금이나 늘 야당이었다.(이 의원은 민주통합당 원내 대변인을 역임했다) 박근혜·이명박 정부 시절 집권세력, 혜택을 누린 사람들을 향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도 같은 맥락에서 정부·여당의 맹점을 짚고 쓴소리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절대주의 기조,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 등 정권의 난맥상은 요즘이 훨씬 더 심각하다. 나는 늘 집권세력이 강조하는 그들의 언어로 그들을 비판한다.”
 
집권세력의 언어는 어떤 것인가?
“민주주의라는 언어로 그들을 비판하고, 자유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질타한다. 현 집권세력이 말로는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을 강변하지만 지금 보여주는 행태는 스스로 모순되고 앞뒤가 맞지 않다는 점을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당신들은 위선자’라고 공박한다.”
 
그러다 보면 유·무형의 압력이 가해질 수도 있는데.
“당연히 이른바 (진보 진영) 열혈 지지층으로부터 협박과도 같은 문자폭탄을 많이 받았다. (집권세력을) 비판하는 사람 중에도 이렇게 당하고 저렇게 치이는데 괜찮겠느냐고 걱정해 주기도 한다. 현 정부 들어서는 행위에 비해 처벌이 굉장히 과중한 까닭에 탄압이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지난 8월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소상공인연합회에 대한 탄압만 해도 그렇다.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하면 경찰에서 전화해 ‘어디 또 가실 거냐’고 묻는단다. 이는 ‘다음에도 가는지 한번 보겠다’는 투의 압력과 다를 바 없다. 저도 그런 무언(無言)의 압력을 느낄 때가 있다. 그래서 더 화가 난다. 그들 스스로가 민주화 세력이라고 칭하면서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나. 그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난 거짓말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자유한국당, 친박·비박 아우르는 살풀이해야”
이언주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실에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 사진:이언주 의원

이언주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실에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 사진:이언주 의원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여타 야권 의원들은 이 의원처럼 정권 비판의 전면에 나서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나도 궁금하다. 왜 다들 조용하지? (말을) 하더라도 왜 강하게, 자신감에 넘쳐 하지 못하는 걸까? 여권이 정말 잘못하고 있는 데도 말이다. 나도 처음엔 확신을 갖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부·여당이 잘못하고 있다는 게 명백하더라. 가짜뉴스를 빌미로 언론을 탄압하는 것이나 탈북민 출신 기자의 남북회담 취재를 불허하는 등 전형적인 후진국 행태를 보이고 있지 않나. 이게 만약 이전 정권에서 일어났다면 얼마나 난리를 쳤을지 안 봐도 선하다. 그런데 왜 지금은 그런 소리를 못하는 건가.”
 
왜 그렇다고 보나?
“첫째는 기가 죽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체주의적, 집단주의적 분위기에 압도됐다. 문자폭탄부터 시작해 와~하고 강요하고 ‘이게 옳고, 당신은 적폐’라고 낙인 찍는 분위기에 질리고 기가 꺾인 것이다. 둘째는 스스로 지금까지 그런 가치를 옹호해 싸우지 않았고, 권력의 양지에서 편하게 살아온 관성 탓도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자유한국당이 좀처럼 갈피를 못 잡는다. 새 출발의 첫 단추를 어디서 꿰어야 할까?
“우파의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집권 시절의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소홀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게 필요하다. 자기 반성 릴레이 운동을 제안하고픈 심정이다. 그래야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할 수 있고 문재인 정부를 강력하고 당당하게 비판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어떤 식으로든 청산하고 봉합해야 한다. 친박, 비박, 잔류, 복당파를 아우르는 살풀이가 필요하다.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세력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야권의 통합을 얘기하던데 정당 간의 통합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는 야권 지지층의 통합이다. 지지층이 분열되고 서로 미워해서는 보수 우파의 집권은 요원할 따름이다. 지금의 모습대로 간다면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이 어떤 실정을 저질러도 절대 선거에서 질 수 없을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YS(김영삼)·DJ(김대중) 분열을 통해 군부가 장기집권했던 상황과 다를 바 없다. 뿐만 아니라 보수 우파 통합을 이끌 리더십 창출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지금 자신이 가는 이 방향과 속도에 회의가 들거나, 자기 검열을 할 때는 없나?
“나도 가끔 그런 고민을 하고 곰곰이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이 방향이 맞는다는 확신이 커진다. 집권세력의 전횡과 독단이 날로 악화되고, 노골화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꼭 A4 용지에 명단을 써야만 블랙리스트인가? 대놓고 당신은 적폐니까 도태돼야 한다고 쏘아붙인다. 내놓고 ‘너는 나가’라고 손가락질한다. 그런 게 블랙리스트 아닌가. 예전에 KBS 이사 한 분을 놓고서는 문제가 될 만한 뚜렷한 증거나 정황이 없는 데도 이사직을 사퇴하라며 직장까지 찾아가서 시위를 하는 등 궁지로 내몰더라. 그게 바로 블랙리스트가 아니고 뭔가. 박근혜 정부가 A4 용지에 명단을 적어 정말 라이브하게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면 이들은 아예 원색적으로 당당하게 (그런 일을) 한다. 이런 현실에 나는 분개한다. 예전에 (진보 진영이 블랙리스트 같은) 이런 문제로 난리법석을 떨면서 대통령 탄핵 사유로 삼을 때 나도 그건 잘못됐다고 공감했다. 그런데 지금 집권세력 행태를 보면 내가 속았다는 심정을 갖는다. 진실성 없는 세력에 속아서, 별로 이전 정권과 다르지도 않고 어떻게 보면 더 노골적이고 형편없는 정권인데도 나는 과거 정권을 더 비난했던 것이다. 사기를 당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집권층, ‘민주화 세력’으로 불릴 자격 없다”
노동 관련 집회에서 전교조 합법화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 사진:연합뉴스

노동 관련 집회에서 전교조 합법화를 요구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 사진:연합뉴스

최근 만화가 윤서인, 김세의 전 MBC 기자에게 2015년 농민 집회 때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백남기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각각 벌금 700만원의 유죄가 선고됐다. 이에 대해 변호사 출신인 이 의원에게 어떤 입장인가를 물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사법부의 일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며 선을 그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잘되든 잘못되든 사법부 일은 사법부 안에서 개혁돼야 한다. 정의의 이름으로 불의를 행하는 것은 경계돼야 한다. 비단 이 사건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과거 정부에 비해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굉장히 위축되는 방향으로 사법 재판이나 검찰 수사가 행해진다. 예전 같으면 벌금 100만~200만원으로 끝날 일을 중하게 매긴다든지, 수사를 아주 떠들썩하게 진행한다든지….”
 
현 정부에 언론의 자유는 어떤 의미로 작용하는가?
“이들은 언론 자유에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니라 언론 권력을 잡는데 관심이 있었을 뿐이라는 게 내 결론이다. 언론의 자유를 목적 달성에 이용한 것이다. 그래서 더 분개한다. 차라리 ‘나는 문제가 있어. 그런데 나는 권력이 중요하니까…’ 이런 식으로 아예 뻔뻔스럽게 그런 짓을 했다면 또 모르겠다. 교묘하게 언론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상대 권력을 짓밟고 권력을 잡은 뒤에는 한술 더 뜨는 게 현 집권세력이다. 정상적인 정의(正義)감을 가지고 있다면 용납할 수 없는 작태다. 현 집권세력은 더 이상 스스로를 ‘민주화 세력’이라 부를 자격이 없다. 나라꼴이 1970년대 독재 시대로 되돌아가고 있다. 이제 이 정부의 탄압에 항거해야 한다. 물론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할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정부 시절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할 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권력과 투쟁하는 모순된 선택을 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우리는 가치를 지키는 집단이 돼야 한다. 네 편이든 내 편이든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벗어나면 비판하고 바로잡아야 나라가 바로 선다.”
 
정계 입문한 6년 전에 견줘 소신도 강해지고 파워가 느껴진다. 전환점이라도 있었나?
“사실 2012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의원으로 등원(登院)했을 때는 나름대로 소박한 정치에 열심이었다. 지역구(경기 광명을) 관리를 잘해서 재선(再選)해야지 정도의 수준이랄까. 내게 결정적인 사건은 대통령 탄핵이었다. 그 과정을 접하면서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국가라는 게 이렇구나. 대통령의 권력이란 게 이렇게 부질없구나. 모래성처럼 무너지는구나….’ 그 뒤로 정치가 뭔가를 피부로 깨쳤다고나 할까. 여야를 막론하고 시류에 따라 이합집산하고 정치 철학보다는 권력을 쥐는 데 혈안인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더라. 민주당만 해도 처음은 진정성을 갖고 저쪽(박근혜 정부)을 비판하는가 싶더니 눈앞에 권력이 어른거리는 순간 과거의 원칙과 신념은 온 데 간 데 없이 권력을 잡는 사람에게 유리한 주장을 늘어놓는 데 급급했다.”
 
예를 들자면?
“개헌을 한번 보자. 나를 포함해 많은 정치인들이 폐해가 심각한 제왕적 대통령의 절대 권한을 분산코자 개헌을 줄기차게 주장했고 당시의 민주당도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집권이 확실시되면서 그렇게 분권형 개헌을 외치는 이들의 태도가 싹 달라지기 시작했다. 뭐라고 그 이유를 대더라만 내가 듣기에 설득력도 떨어지고 이유라고 할 건더기도 없었다. 권력은 무상했고, 권력을 좇는 정치에 환멸을 느꼈다. 내가 지금까지 추구하고 믿어온 정치라는 게 다 허상이었나? 그간 열심히 함께했던 이 모든 것들이 다 가짜였다는 허탈감이 물밀듯 밀려들었다.”
 
사람들은 왜 유독 이 의원의 주장에 열광한다고 보나?
“언젠가 여성 지지자 한 분이 내게 전화를 했었다. ‘민주당에 몸담았던 이 의원이 민주당과 청와대의 실책을 비판하니까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고 하더라. 내가 처음부터 보수 정당에 있었다면 얘기가 또 달라졌을지 모른다. 게다가 나는 변호사로서 르노삼성자동차 법무팀장, S오일 상무 등 경제 현장에서 뛰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을 기반으로 정부여당의 정책을 비판한다. 기존 정치인들이 학습을 통해 경제 현실을 간접 체험한다면 나는 직접 체험을 통해 현실을 비판한다. 평범한 분들이 내 얘기를 들을 때 가식으로 안 들리고 진실로 와 닿는 것일 수도 있다. 나 역시 내면의 솔직한 얘기를 전하고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생각도 많이 한다.”
 
최근 경제사령탑이 교체됐다. 대통령의 인사에 담긴 메시지를 분석한다면?
“김수현 정책실장의 기용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시장과 민의를 상대로 싸우겠다는 것 아니고 뭐겠나. 김수현 실장은 운동권 좌파 경제과의 원조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이번 인사를 보면서 소득주도 성장은 잘못된 게 아니며 이게 뭔지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읽혔다. 지금까지는 ‘원조가 아닌 사람이 일을 하다 보니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은데 김수현 실장을 통해 진정한 소득주도 성장을 보여주겠다’는 메시지와 다를 게 없다. 이 싸움에서 대통령이 이기면 나라가 망한다. 이 싸움은 빨리 끝나야 하고 대통령의 패배로 끝나야 한다. 김수현 실장은 [부동산은 끝났다]라는 저서에서 자기 집이 있는 사람은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기에 국민들이 자기 집을 가지고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게 진보 진영 득표에 이로울 것이 없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경제정책을 복지와 부국의 관점이 아닌 표 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인물의 기용은 중산층 몰락을 통한 좌파 장기집권의 포석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노조 때문에 자영업자, 저소득 노동자 너무 힘들어”
8월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집회를 개최한 소상공인 단체들. / 사진:연합뉴스

8월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집회를 개최한 소상공인 단체들. / 사진:연합뉴스

과거 권위주의적 군사정부와 맞서온 국내 진보 진영, 좌파 세력은 스스로 도덕적 우위를 점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게 바로 좌파 세력의 치명적 오류다. 군사정권이 경제는 잘했지만 권력의 정통성이나 민주주의 측면에서 취약했다. 이에 항거하는 세력은 민주적 정통성 관점에서 자기네가 정의(正義)의 편이라는 인식이 만연했고 그게 오랜 세월 지속되면서 자신들도 모르게 자기는 항상 선(善)이고 정의의 편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이젠 ‘내가 틀렸다’ ‘내가 편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아예 닫아 놓는다. 정의를 누가 정의(定義)하는가, 무엇이 정의(正義)인가?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특히 노조가 미치는 폐해는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는다.”
 
노동계는 주 52시간 근로제, 탄력근로제 확대에 극력 반발한다.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한다는 노조 세력이 고용을 세습하는가 하면,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무리한 정책을 밀어붙여 시장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 그들의 기득권은 날로 불어나고 있다. 단순히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조라는 이름만으로 정의로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 권위주의 권력에 저항하던 시절, 1970년대 노동권이 핍박받던 시절의 노동자를 대변하는 노조는 정의로울 수 있었지만 요즘은 기득권 세력이 된 노조 때문에 자영업자, 저소득 노동자들이 큰 고초를 겪는 시대다. 더 이상 노조를 정의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들은 과거에 사고가 머물러 있다 보니 자기는 항상 정의롭다고 착각한다. 문재인 대통령 등 집권세력과 연대하는 민주노총 등 노조 세력은 이 시대에는 권력을 쥔 기득권자들이다.”
 
페이스북에서 국가권력 공공(公共)이 모든 경제에 침투해 간섭하고, 공산화되는 사회로 갈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국에서 기득권을 누리는 노조 등이 자본주의가 아닌 공산화로 갈 수 있을까?
“현실의 공산주의야말로 기득권을 영속적으로 누리는 체제다. 모두가 잘산다는 이상을 가진 공산주의는 현실에 존재할 수 없다. 현존하는 공산주의는 전체주의로 구현된다. 자본주의에서 분배 기능을 하는 시장을 대신하는 누군가가 분배를 해야 하고, 그들이 기득권 세력이 되는 것이다. 말로는 평등을 지향하겠지만 배급하는 권력을 누리는 이들이 가장 큰 기득권자로 군림하게 된다. 그 기득권자들과 가까운 이들이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중국·러시아·우크라이나 등 전체주의 국가들 아닌가. 사회의 모든 부가 공산당 간부들과 집권세력 주변에 몰렸고 그들과 결탁한 소수의 기업과 경제인들이 부를 향유한다. 그런 전체주의 국가야말로 가장 불합리한 기득권 세력이 판을 치는 사회다.”
 
남북 관계, 비핵화를 다루는 정부여당의 자세는 합당한가?
“북한 문제를 다루는 집권세력을 신뢰할 수 없다. 과거의 행보로 볼 때 더욱 그러하다. 물론 우리가 오해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 우리의 의심이 맞는다면 국가 정체성 혼란 등 불안한 국면이 조성될 것이다. 청와대 586세력이 지향하는 바가 뭔지 궁금하다. 국가권력이 모든 부를 분배하는 쪽으로 자꾸만 나라를 끌어가고 있어 그렇다. 국가 권력이 가격을 결정하고 사회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면서 국민들의 의존성을 키우는 게 요즘 대한민국의 풍경이다. 이런 추세가 심화되면 민간 영역과 시민사회는 자생력을 잃게 된다. 산업도 점점 쪼그라들고 경쟁을 통해 실력으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은 역차별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다 평등해져야 하는 사회에서 누가 열심히 일하려 들겠나. 도전정신을 가진 기업인들과 기업은 해외로 나갈 것이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희망을 잃은 채 심화되는 양극화 현실에 짓눌릴 것이다.”
 
“정부가 배급과 복지에 의존하는 수동적 인간 양산해”
이언주 의원은 ’집권층과 노조는 권력을 쥔 이 시대의 기득권 세력“이라고 강조한다.

이언주 의원은 ’집권층과 노조는 권력을 쥔 이 시대의 기득권 세력“이라고 강조한다.

현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주요 공약으로 내건 정부 아닌가?
“양극화의 가장 위험한 징후는 중산층의 몰락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가장 첨예한 경쟁에 내몰린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몰락하고 있다. 평준화를 기조로 하는 교육정책도 문제다. 기계적으로 모두 다 평준화한다면 집안형편은 어려워도 능력 있는 인재들의 발탁은 아예 불가능해진다.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걷어차인다는 말이다. 이 정부는 사다리를 없애 계층 이동을 막으며, 중산층이 주저앉는 정책을 일관되게 구사한다. 양극화 해소 명분은 성공해 보려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중산층으로 가는 기회를 차단한다. 결국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배급과 복지에 기대는 (수동적) 인간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동일한 정책과 현실을 놓고 해석이 정반대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인가?
“다 결과가 말해준다. 현 정부 들어 중산층은 몰락하고 있는 게 맞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노동 수요가 공급보다 줄어들면서 일자리가 오그라들었다. 임금의 비중이 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부터 타격을 받게 되면 궁극적으로 대기업도 흔들린다. (목소리를 높이며) 그걸 과거 정부에서 유래된 잘못된 경제 구조 탓으로 돌리지 말아 달라. 현 정부에 잘하리라는 기대를 거는 게 아니다. 제발 거꾸로 가지만 말라는 부탁이다. 그래야 현상유지라도 하는데 지금은 마이너스로 가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새 패러다임을 추구하다 보면 처음엔 저항과 혼란의 여파로 경제성과가 떨어진다고 한다. 정부가 일관된 방향으로 정책을 밀고 나가면 시장에 예측가능성이 생기면서 경제 주체들도 적응하고 성과도 올라간다고 주장하는데.
“그 기간이 지나면 다 몰락하고 아무것도 남는 게 없겠지. 그건 기본적으로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기본도 모르는 발상이다. 한국 자영업의 인건비 비중은 전체 매출의 30~40%에 이른다. 30%로 잡을 때 최저임금을 30% 올리면 이익의 9%가 빠진다. 9%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가 얼마나 될까? 갈수록 적자만 쌓일 뿐이다. 정부가 나서 도와준다는 나라치고 잘되는 나라를 못 봤다. 정부의 역할은 큰 틀에서 기업과 시장 친화적인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기업가정신을 북돋워 주는 데서 멈춰야 한다. 지금 정부의 정책은 계획경제, 통제경제, 사회주의경제를 방불케 한다. 몰락으로 가는 길이다.”
 
문 대통령이 내각과 청와대를 충분히 장악하고 있다고 보나?
“지금 하는 것을 보면 거의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 한편으로는 문 대통령이 과연 그런 모든 분야를 포괄하면서 다 챙길 만큼 치밀한 성격을 가졌는가에 대해서도 약간은 회의적이다.”
 
멘토, 김형오·정의화·김종인·조장옥… 
이 대목에서 이 의원은 ▷무상급식 ▷보육정책 ▷복지정책 ▷노동개혁까지 쟁점으로 다뤄지는 정책 현안을 속사포처럼 언급했다. 그는 “국민이 힘들어하는 요즘 국가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데 싫어할 국민은 없다”면서 “국가가 지원하되 배급하는 방식이 아닌 선택권을 줘서 민간이 경쟁하는 복지정책 프레임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좀 이른 얘기일 수 있지만 대선 도전도 염두에 두는가?
“(웃음) 대선 도전은… 지금 그런 언급을 하면 너무 건방진 소리가 된다. 나는 유능하고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제대로 된 우파 세력이 집권하는 데 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문가 그룹과 원로들을 자주 만난다고 하던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외교안보, 국제정치에서 나라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북한은 공존의 대상이지만 끊임없는 외교적 술책으로 단련된 터라 경계를 게을리할 수 없는 대상이다. 구한말 조선이 그랬듯이 현재의 외교·안보 환경도 순간의 어리석은 선택이 역사적 과오를 불러올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국운은 기우는데 우리는 지리멸렬하다. 1970년대 산업화 유산을 우려먹는 세태를 극복하고 새 동력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그나마 현대 들어 조금씩 주목받던 나라가 고꾸라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새로운 우파가 집권하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성찰하는 기반 위에서 우리의 가치에 부합하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적 멘토라고 할 만한 인사를 5명 꼽는다면.
“(호흡을 가다듬으면서)예전부터 도움을 받은 김형오·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늘 가깝게 모시고 있고, 노선에서는 좀 차이가 있지만 국제적 시야를 갖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제에서는 조장옥 전 한국경제학회장, 이병태 KAIST 교수의 말씀을 많이 듣는 편이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소장파 외교 전문가와 내 연배의 연구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당적을 바꾸거나 지역구를 부산 영도로 옮긴다는 관측이 나돈다.
“내 연고가 부산이라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나는 지역구 고민을 하지 않는다. 앞서 얘기했지만 지금 나라의 운명은 구한말과 같은 속수무책의 상황으로 가느냐 아니냐는 결정적 기로에 있다고 본다. 이 국면을 승리로 이끌고 새 보수 우파 세력을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나가야 한다면 나갈 것이다.
 
- 글 박성현 월간중앙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 사진 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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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