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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인증’ 사진 올린 일베 회원들, 찾아내도 솜방망이 처벌?

최근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불법촬영 사진이 다수 게재돼 20일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가해자를 찾아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베. [연합뉴스]

일베. [연합뉴스]

일베에는 지난 19일 새벽부터 여성의 나체와 잠들어 있는 모습 등을 찍은 사진 수십 건이 게재돼 논란을 빚었다. 사이트 회원들은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인증한다’며 경쟁적으로 불법촬영물을 올렸다. 몰래 촬영한 사진을 사이트에 게재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지만 회원들은 흡사 게임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여성과 합의하에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일부 있었지만, 여성의 자는 모습이나 뒤돌아 있는 나체를 촬영한 사진 등 불법촬영이 의심되는 사진이 다수였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사진을 올린 일베 회원들은 “모자이크 처리되거나 뒷모습이 찍힌 사진은 고소할 수 없다”며 처벌받지 않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4조(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에는 “카메라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의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배포한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몰래 촬영하거나 상대방이 ‘싫다’고 거절했는데도 촬영해 유포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만약 촬영 자체는 상대방과 합의하에 이뤄졌지만,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고 유포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여친'을 검색하자 나온 게시글. [사진 '일베' 사이트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여친'을 검색하자 나온 게시글. [사진 '일베' 사이트 캡처]

하지만 경찰이 실제 일베 여친인증 불법촬영‧유포자 찾아내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불법 유출 영상 등 디지털 성범죄로 법원이 처리한 7207여건 중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건은 617건으로 8.6%에 불과하다. 대부분 집행유예·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에 그쳤다. 최주필 변호사(법무법인 메리트)는 “실제 가해자가 불법촬영물을 인터넷에 올려도 이를 배포행위로 보지 않아 처벌하지 않거나, 다리 등의 사진이 찍혀도 ‘수치심을 유발하는 부위가 아니다’며 무혐의로 처분이 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불법촬영에 대한 처벌이 부실한 게 범죄를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일베 회원들이 처벌을 피하는 방법을 공유하면서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며 “얼굴이 모자이크 되거나 뒷모습을 촬영한 사진도 엄정 하게 처벌할 수 있게 관련법을 개정하고 구체적으로 처벌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않으면 이번 같은 불법촬영 범죄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영장이 발부 되는대로 IP 등을 추적해 게시자를 특정하고 노출 심한 사진 올린 사람들을 불법촬영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사이트 운영자가 이런 상황을 알고도 방치했을 경우 운영자도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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