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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거사위 “검찰총장이 강기훈에게 검찰 과오 직접 사과하라”

2015년 5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난 후 시민단체 회원 등이 정문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5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난 후 시민단체 회원 등이 정문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검찰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문무일 총장이 강기훈씨에게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위원장 김갑배)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유서 대필 사건 당시 정권의 압력을 받은 검찰총장이 수사 방향을 정하면서 무고한 사람이 자살 방조범으로 조작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1991년 5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총무부장이었던 강씨가 분신자살을 한 후배 김기설(당시 전민련 사회부장)씨의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로 옥살이를 한 사건이다. 당시 1심과 2심은 물론 대법원에서까지 자살방조죄를 인정하면서 강씨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강씨는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 등을 거쳐 2015년 대법원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재심에서 강씨의 필적감정서가 수사기관에서 위조된 점 등이 인정됐다.
 
과거사위는 조사단의 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991년 당시 청와대 지시를 받은 검찰 수뇌부가 의도적으로 수사 방향을 지시했다고 결론 내렸다. 대통령 비서실장, 안기부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 다녀온 검찰총장이 “분신의 배후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를 내렸으며 유서의 필적에 대한 감정서가 나오기도 전에 강기훈을 용의자로 특정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과거사위는 당시 수사팀이 무죄로 볼 만한 증거를 고의로 은폐했다고 밝혔다. 검사가 자살방조죄를 입증하는 데 불리한 증거는 은폐하고 유리한 증거만 선별해 감정을 의뢰하는 등 수사기관으로서 객관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분신한 김씨의 집에서 유서에 쓴 것과 유사한 필적의 메모 등을 발견했음에도 이를 증거에서 누락했다.
 
강기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가혹 행위가 있었음도 확인됐다. 강씨뿐만 아니라 참고인들에게도 가혹 행위가 이뤄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과거사위는 사건 실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피의사실 공표가 수시로 이뤄졌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발표하는 관행 개선을 권고했다.
 
한편 과거사 진상조사단은 연말까지로 연장된 활동 기간이 1달여밖에 남지 않으면서 보고서 작성 등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단, 김학의 전 차관 별장 사건은 최근 신설한 8팀에 재배당됐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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