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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아이들을 똑똑하게 만들까

[박해리의 에듀테크 탐사] ③ AI와 교육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의 AI 교육 시장은 올해 2018년도 5억3700만 달러 규모이며 2023년에는 36억 달러까지 성장한다.[사진 프리픽]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의 AI 교육 시장은 올해 2018년도 5억3700만 달러 규모이며 2023년에는 36억 달러까지 성장한다.[사진 프리픽]

지난 회에서는 교육 빅데이터 시장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방문 학습지가 한국을 교육 빅데이터의 ‘노다지’로 만들었다는 얘기였죠. (기사 보러 가기) 그럼 교육 빅데이터는 왜 중요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데이터는 에듀테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입니다. 데이터가 있어야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AI가 활용되는데 교육도 예외일 수는 없죠. [박해리의 에듀테크 탐사] 세 번째 이야기는 'AI는 과연 아이들을 똑똑하게 만들 수 있을까'입니다.
 
사교육이 발달한 지역에서는 '성적은 투자에 비례한다'는 말이 정설처럼 전해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투자는 시간과 노력이 아닌 바로 ‘돈’을 뜻합니다. 얼마나 비싼 과외를 받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참 씁쓸하죠.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는 사람이 교육하기 때문입니다. 가르치는 일을 사람이 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모두가 똑같을 수 없죠. 교육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적으로 교사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잘 가르치는 선생님과 그렇지 못한 선생님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미래에는 AI가 새로운 보조 교사 코치가 될 것이다. 학생이 원하는 음성이나 얼굴의 교사를 선택하게 될 수 있다. [사진 픽사베이]

미래에는 AI가 새로운 보조 교사 코치가 될 것이다. 학생이 원하는 음성이나 얼굴의 교사를 선택하게 될 수 있다. [사진 픽사베이]

개인과외 같은 사교육 시장에서 보면 이 차이는 더 극명합니다. 잘 가르치는 강사를 향한 수요는 넘쳐납니다. 하지만 공급은 제한적이라 강사 몸값은 치솟습니다. 좋은 강사에 대한 접근권은 결국 부모의 돈이 돼버립니다. 
 
이런 격차를 줄일 방법은 없을까요? 교육이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전제로 돌아가 봅시다. 만약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편차 없이 누구나 같은 조건에서 누릴 수 있는 AI가 한다면 달라질까요?
노리 앱에는 만화와 영상으로 수학개념을 설명한다. 문제를 맞히면 코인을 얻게 된다. 박해리 기자

노리 앱에는 만화와 영상으로 수학개념을 설명한다. 문제를 맞히면 코인을 얻게 된다. 박해리 기자

노리 앱은 한 개념을 마치만 다음 개념으로 넘어갈 수 있게 게임 맵처럼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게임하듯 즐겁해 공부하면서도 개인과외 받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노리 앱 캡쳐]

노리 앱은 한 개념을 마치만 다음 개념으로 넘어갈 수 있게 게임 맵처럼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게임하듯 즐겁해 공부하면서도 개인과외 받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노리 앱 캡쳐]

 
수학교육 플랫폼 회사 ‘노리’(KnowRe)는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맞춤형 교육방식인 과외를 온라인을 통해 받을 수 있도록 인공지능 과외를 개발했습니다. 교과과정에 등장하는 수학의 모든 개념을 잘게 쪼개서 더는 쪼갤 수 없는 수 천개의 단위지식 형태로 만들어 코딩했습니다. 
 
김용재 노리 대표는 "수학은 개념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습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어떤 문제를 맞출고 틀릴지에 대한 확률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문제집을 아무리 풀어도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로 풀면 시간만 낭비되는 것이죠. 이미 아는 문제를 계속 푸는 것은 성적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김 대표는 “학생들이 어느 지식이 부족한지를 파악해서 그 개념을 학습할 수 있는 문제를 추천하기 때문에 맞춤형 과외처럼 학습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노리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문제를 직접 풀어봤습니다. 한 개념을 마치만 다음 개념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게임 맵처럼 구성돼 있습니다.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면 설명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를 맞히면 코인을 얻습니다. 학생은 게임을 하듯 즐겁게 공부하면서 개인과외를 받는 효과도 누릴 수 있죠. 미국에 먼저 진출한 노리는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지난 8월 대교에 인수됐습니다. 
 
AI를 활용한 영어 교육 플랫폼으로는 ‘산타토익’이 있습니다. 토익 문제는 크게는 RC(독해영역)와 LC(듣기영역)로 나뉘고 그 안에도 각각 유형별로 나뉩니다. 산타토익은 6~11개의 진단문제만 풀면 토익 점수를 예측해 줍니다. 또한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점수를 빠르게 올릴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짜줍니다.
AI를 활용한 영어 교육 플랫폼에 산타토익은 6~11개의 진단문제만 풀면 토익 점수를 예측해주고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산타토익 웹사이트 캡처]

AI를 활용한 영어 교육 플랫폼에 산타토익은 6~11개의 진단문제만 풀면 토익 점수를 예측해주고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산타토익 웹사이트 캡처]

AI를 활용하면 이렇게 맞춤 교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선생님 한 명이 학급 전체를 상대하는 전통적인 교육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죠. 또한 학생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습니다. 혹시 틀려서 선생님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흔히 AI와 기기에 의한 교육은 인간적이지 않다고 말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참 인간적입니다.
 
문제풀이 영역 외에도 토론 수업에도 AI 활용이 가능합니다. 브루스 맥라렌 카네기멜런대학교 교수는 ‘아규먼트’라는 AI 토론 학습 툴을 개발했습니다. 이 툴은 학생들이 그룹 토론을 할 때 각 발언을 추적합니다. 그룹에서 논의되는 이야기와 각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 구조도 파악합니다.
 
학생들이 몇 차례 발언했는지, 누구와 대화했는지 등의 단순 빈도수를 체크하고 발언이 유의미 한지, 주제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맥라렌 교수는 “비판적 사고와 논법이 정규교육에서는 간과되지만, AI 툴을 활용하면 수월하게 비판적 사고를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사를 직접 도와주는 AI도 있습니다. IBM은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을 활용한 ‘티쳐 어드바이저’를 개발했습니다. 수업준비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는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시스템으로 무료로 활용 가능합니다. 학년과 키워드를 입력하면 다양한 콘텐트와 수업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검색됩니다. 이를 활용해 수업계획을 짤 수 있고 수업전략도 수립합니다. 데이비드 래퍼 IBM 글로벌 마켓 사회공헌부책임은 “현재 초등 교사에게만 서비스하지만, 앞으로 고등 교사까지 확장할 것이다. 교사들은 수업 준비에 쏟는 에너지를 아껴서 학생들에게 더 신경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세계의 AI 교육 시장은 올해 5억3700만 달러 규모이며 2023년에는 36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폴 킴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는 “우리는 이제 인간과 기계의 지능을 합친 AIQ가 필요하다. 더 강력한 툴을 만들수록 더 많은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AI는 과연 아이들을 똑똑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물론 AI만이 있다고 모두가 천재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학습 의지나, 성향 등이 영향을 미치겠죠. 하지만 다양한 인공지능 활용 교육 시도를 접하다보니 적어도 기회 확대 가능성은 엿보이는 듯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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