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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돌

                
-김윤성(1925~2017)
 
 
시아침 11/21

시아침 11/21

달팽이가 돌 위에 올라앉은 아침
뒷발을 뱀에게 물린
개구리가 버둥대며 마지막 보는 돌
삼분지 일쯤 땅에 묻혀 있는
늘 그날이 그날 같은 돌의 생애
나뭇잎 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돌
한 번도 사람 손에 닿아본 적 없는
잡초 속에 호젓이 굴러 있는 돌
(…)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앉아 있는 때의 너는
아무 시선도 끌지 못하는 무명의 돌이다
이 넓은 강가에 깔린 돌들처럼
어느 곳에 너는 섞여 있는가?
 
 
돌은 멈춰 있거나 버려져 있다. 하지만 고장 난 시계가 하루 두 번 맞듯이 인간도 가끔 돌처럼 멈춰 생각이 없어진다. 그때가 인생 시계가 맞춰지는 때인가. 돌은 무명의 인간이 되고 인간은 이름뿐인 돌이 되는 상상의 한 때. 그리고 여기는 인산인해로 돌들이 우글대는 고독한 강변.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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