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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4만원 실버주택에 센서등·키높이 세면대까지

송옥자 할머니가 15일 자신이 사는 경기 성남시 위례35단지 공공실버아파트에서 세면대를 사용하고 있다.[사진 보건복지부]

송옥자 할머니가 15일 자신이 사는 경기 성남시 위례35단지 공공실버아파트에서 세면대를 사용하고 있다.[사진 보건복지부]

“로또 맞은 것 같아요.”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위례지구 한 아파트에서 만난 황순서 할머니(87)는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 2년 전 인근 다세대주택에 살 때 밤에 화장실에 가려면 전등을 못 찾아 벽을 더듬다 쓰러질 뻔했다. 지금은 동작 감지 센서등이 해결해준다.
 
신발을 벗다가 균형을 잃으면 현관 옆 안전손잡이를 잡으면 된다. 화장실 문턱은 1.5㎝로 낮고 세면대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샤워기·양변기 옆에 안전손잡이가 있고, 바닥은 미끄럼 방지용 특수 마감재를 썼다. 황 할머니 아파트는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위한 공공실버주택(164세대)이다. 90% 이상이 기초수급자나 독거노인이다. 월 임대료는 수급권자 4만원 대, 비수급권자는 10만원 대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위례35단지 3503동 공공실버아파트 주민 김복순, 이애순, 이복순 할머니(오른쪽부터)가 함께 모여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위례35단지 3503동 공공실버아파트 주민 김복순, 이애순, 이복순 할머니(오른쪽부터)가 함께 모여 공기놀이를 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같은 건물 1~2층은 성남위례종합사회복지관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선 노인을 위해 낮에 물리치료실과 텃밭을 열고, 저녁에는 주방을 개방한다. 석춘지 관장은 “자립이 가능한 어르신은 복지시설 도우미로 일하면서 돈을 벌게 하고, 자립이 잘 안 되면 텃밭 가꾸기 원예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거주자 2~3명이 매일 전 세대에 중앙일보를 배달하면서 안부를 확인한다. 석 관장은 “최근엔 집 안에서 홀로 쓰러진 어르신을 발견해 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런 공공실버주택은 꿈 같은 이야기다. 성남 위례를 비롯한 22개 지역에 2300가구의 공공실버주택이 공급될 예정이지만 140만 명이 넘는 독거노인에겐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가 대책을 내놨다. 보건복지부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케어) 기본계획’을 20일 공개했다. 2019~2022년 신규 노인 공공임대주택 약 4만 가구를 위례 공공실버주택처럼 노인 맞춤형 서비스가 지원되는 ‘케어안심주택’으로 짓기로 했다. 기존 영구 임대주택 14만 가구도 사회·노인복지관, 종합재가센터, 주민건강센터 등을 갖추기로 했다. 커뮤니티케어는 노인이 복지시설·요양병원에 불필요하게 장기 입원하는 대신 자기 집에 살면서 동네의 돌봄을 받으며 생을 마감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배병준 보건복지부 사회정책실장은 “장기 입원 중인 노인이 퇴원하지 못 하는 이유는 주거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인데 공공실버주택을 확대해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케어 개요. [사진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 개요. [사진 보건복지부]

 
복지부는 의사·간호사의 방문의료 사업을 내년부터 시범 실시한다. 커뮤니티케어 서비스를 담당할 전담인력을 2022년까지 15만여 명 확보할 계획이다.
 
문제는 재원이다. 정부는 기본계획 실현 예산을 밝히지 않았다. 배병준 실장은 “통합사회보험기본법 등 관련법 제정 후 이에 근거한 종합계획이 수립돼야 정확한 재정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진료수가 문제도 해결할 과제다. 방문진료(왕진)과 방문간호 등은 건강보험 수가가 낮아 의사와 간호사들의 외면을 받았다. 복지부도 수가 인상을 고심 중이지만 아직 의료계와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커뮤니티케어 성공은 인프라 확충이 관건”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재원 규모와 전문인력 확보 방법을 세우지 않으면 정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re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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