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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가 생각나서…” 울산 묻지마폭행 막은 고교3인방

20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에서 김경문, 하철민, 김준엽군(왼쪽부터)이 묻지마 폭행 피해를 본 할머니를 찾아 인사하고 있다. 경문 군 등 3명은 이달 9일 오후 길거리에서 할머니가 청년에게 폭행당하는 것을 광경을 목격하고 즉각 뛰어들어 청년을 제압하고 할머니를 구했다. [연합뉴스]

20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에서 김경문, 하철민, 김준엽군(왼쪽부터)이 묻지마 폭행 피해를 본 할머니를 찾아 인사하고 있다. 경문 군 등 3명은 이달 9일 오후 길거리에서 할머니가 청년에게 폭행당하는 것을 광경을 목격하고 즉각 뛰어들어 청년을 제압하고 할머니를 구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오후 9시 50분쯤 울산시에서 일어난 70대 노인 폭행 사건 당시 피해자를 구한 고등학생 3명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친구 사이인 김경문, 하철민(이상 울산기술공고 3년), 김준엽(울산공고 3년) 군은 지난 9일 오후 9시 50분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거리를 지나던 중 사건 현장을 목격했다.
 
당시 세 사람은 병원에 계시는 경문군의 할머니 병문안을 가던 길이었다. 금요일 밤, 들뜬 마음으로 길을 걷던 세 친구는 도로 건너편 골목에서 비명을 들었다. 이들은 길을 건너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갔다가 한 젊은 남자가 자그마한 체구의 할머니를 때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할머니는 바닥에 누운 채 남성의 허리를 붙잡고 "손자뻘 되는 놈이 어떻게 이러냐"며 절규하고 있었다.  
 
순간 병원에 계신 할머니가 떠오른 경문군은 곧장 달려들어 남자를 말리기 시작했다. 경문군이 움직이자 준엽군은 우선 휴대전화를 꺼내 112에 신고했고, 철민군은 현장 상황을 동영상으로 찍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경문군의 제압에도 남자는 쉽게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경문군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하며 저항하다가 도망치려고 했다. 이들은 똑같이 물리적으로 맞서지 않으면서도 그가 도망가지 않도록 꼭 붙들었다.
 
이후 곧바로 경찰이 출동해 위기 상황을 넘겼다.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한 세 친구는 인적사항을 남기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경문 군의 할머니에게로 향했다.  
 
이들의 용감한 선행은 '울산 70대 노인 폭행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며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은 20일 당시 피해를 본 할머니를 찾아가 그날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문군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할머니를 뵈러 가는 길에 우리 할머니 같은 분이 무자비하게 맞고 계신 모습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다"면서 "친구들에게 무슨 말을 할 겨를도 없이 뛰어들어서 말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8월까지 복싱선수로 활약했던 철민군은 "할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힘으로 제압해야겠다는 생각을) 참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철민군은 "(힘으로는 자신 있었지만) 똑같이 상대를 때릴 수는 없으니 잡고만 있었다"고 말했다.
 
준엽군은 "당시 현장을 목격한 분들이 좀 있었는데 선뜻 나서서 도와주시는 분들은 없었다"면서 "그런 일에는 다 함께 나서서 도움을 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사건 발생 15일 만에 학생들을 다시 만난 할머니는 "학생들이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좋은 일을 많이 해달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울산 폐지 할머니 폭행 현장. 최은경 기자

울산 폐지 할머니 폭행 현장. 최은경 기자

 
울산시 교육청은 이들 학생 3명에게 울산시 교육감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
 
한편 울산 울주 경찰서는 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할머니(77)를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A(25·남)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술을 마신 뒤 귀가하려고 버스를 기다리다가 근처 골목에서 폐지를 정리하던 B씨에게 다가가 말다툼을 벌였다. 이후 B씨 얼굴을 때리고 몸을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A씨는 경찰에서 "할머니가 혼잣말하면서 시비를 건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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