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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규칙이 있나? 청바지에 신사화도 멋있다

'처치스'의 CEO 앤서니 로마노.

'처치스'의 CEO 앤서니 로마노.

지난 14일 처치스가 신세계 강남점에 첫 번째 한국 매장을 열면서 CEO 앤서니 로마노가 방한했다.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캘빈클라인 유럽 지사에 근무하며 매니징 디렉터와 CEO를 역임했고, 2004년 프라다 그룹에 합류해 2017년 처치스 CEO로 발탁된 인물이다. 3년 간 프라다 그룹이 후원하는 요트 팀 ‘루나 로사’를 담당하는 컴퍼니 디렉터를 지내기도 한 그는 캐주얼과 클래식의 접점에서 신사화 브랜드 처치스가 젊은 세대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요트 팀을 후원하는 디렉터로 지낸 이력이 특이하다.  
“요트를 타는 일은 겉으로는 멋져 보이지만 실제로는 힘든 일이 많다. 하지만 배를 타는 일을 좋아하고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처치스가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은.
“원래 남성화는 좌·우가 같은 대칭구조였는데 1890년 처치스가 무역박람회에 참가한 후부터 좌·우가 구분되기 시작했다. 38·39·40 등으로 구분되던 사이즈에 하프(1/2) 사이즈를 시작한 것도 처치스다. 이처럼 시대를 타지 않는(timelessness) 것들과 혁신할 것들을 잘 구분해 150년을 이어온 브랜드인 만큼 아름답고 또 오래 신을 수 있는 구두를 만들고 있다.”    
지난 14일 처치스는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 한국의 첫 번째 매장을 열었다.

지난 14일 처치스는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 한국의 첫 번째 매장을 열었다.

-고객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풀 케어 서비스는 물론이고 리폼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밑창을 갈고 기계에 넣어 형태를 다시 잡아주면 거의 새 신발이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소비자와의 친밀도를 형성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스트리트 패션과 스니커즈에 열광한다.  
“모든 유서 깊은 브랜드의 과제는 젊은 층과 소통하는 거다. 헤리티지의 가치는 역사가 길고 깊은데 오늘날 젊은이들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니까 무엇보다 우리를 신뢰할 만한 ‘가치’가 무엇인지 알려야 한다. 반대로 그들을 이해하는 노력도 한다. 그들이 원하는 스타일은 무엇인지 SNS 등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처치스는 기품 있는 슈트 차림의 신사가 캐주얼하게 접근하는 것을 도와준다. 난 52세인데 지금 청바지에 처치스를 신고 있다. 반대로 캐주얼만 추구하던 젊은 층이 정장차림의 즐거움을 알았을 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금 패션은 스트리트 웨어와 포멀의 교차점에서 진화 중인데, 중요한 것은 젊은 층이 신뢰하고 또 소유하고 싶은 브랜드로 인식되는 일이다.”  
 
-‘청바지+신사화’ 스타일링 괜찮을까.
“캐주얼이 패션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고객의 요구를 반드시 경청해야 한다. 한 브랜드를 좋아하다면 캐주얼과 포멀, 어떤 상황에서도 신고 싶은 게 당연하다.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슈트+스니커즈’는 어떤가.  
“실제로 많은 젊은이가 슈트에 스니커즈를 신는다. 다만, 기품 있는 슈트에 일반 스포츠 브랜드의 스니커즈를 신을 건가, 아니면 슈트에 걸맞은 안목 있는 스니커즈를 신을 건가의 차이다. 예를 들어 우아한 슈트에 스포츠 브랜드 스니커즈를 신고 가면 ‘지금 뭘 신고 온 건가?’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처치스를 신고 가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거다. 남성화 중에서 가장 우아한 신발을 신었으니까.(웃음) 1~2주 후 한국에서 새 스니커즈 라인을 론칭한다. 슈트에 신을 수 있게 디자인한 거다. 기대해도 좋다.”  
 
처치스가 한국 매장 오픈을 기념해 제작한 구두. 처치스의 인기 라인인 '섀넌' 스타일에 타탄 체크 가죽을 사용하고 굽에는 작은 금속 장식을 단 것이 특징이다.

처치스가 한국 매장 오픈을 기념해 제작한 구두. 처치스의 인기 라인인 '섀넌' 스타일에 타탄 체크 가죽을 사용하고 굽에는 작은 금속 장식을 단 것이 특징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
“전 세계에서 많은 한국 관광객이 우리 제품을 사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 기품 있고 우아한 한국 신사들은 우리가 전통과 패션을 잘 조합한 브랜드라는 걸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에만 한국에 2개의 매장을 한꺼번에 오픈한다. 우리의 60호, 61호점이다. 남성화뿐만 아니라 여성화도 곧 들여올 계획이다.”  
 
-영화 ‘킹스맨’의 대사 중 “옥스포드, 낫 브로그(Oxfords, not brogues)”가 유명하다. 이게 진짜 영국식 전통인가.  
“아주 오래 된 규율이다. 요즘은 많은 스타일리시한 남자들이 그 규칙을 깼다.”  
 
-슈트와 신사화를 멋지게 매칭할 수 있는 스타일 노하우.  
“규칙(rule)이 없는 규칙을 즐기기 바란다. 말하자면 본인 마음이다. 다만, 신발은 모든 옷차림의 조화와 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마지막 패션이라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조언한다면 우리는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 신발을 신는 여러 가지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트렌드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우린 150년 간 이어져왔고 앞으로 150년은 더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 방식을 믿어보는 것도 좋은 스타일링 노하우가 될 것이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처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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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