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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진술도 못받았는데”…이수역 폭행, 장외가 더 '시끌'

이수역 폭행 사건의 당사자인 여성이 올린 피해 모습. [캡처 네이트판]

이수역 폭행 사건의 당사자인 여성이 올린 피해 모습. [캡처 네이트판]

청와대 청원으로 시작된 '이수역 폭행 사건'이 관련 인물에 대핸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장외 싸움이 치열하다. 남성혐오(남혐)냐 여성혐오(여혐)냐를 두고 양분된 여론의 공방이 쉽게 가시지 않을 기세다. 제한된 정보만 공개된 상황에서 양측이 팽팽히 맞서는 집단극단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수역 폭행은 13일 오전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남·녀 무리의 시비가 폭행으로 번진 사건을 말한다. 피해자라 주장하는 여성이 14일 온라인에 글을 올렸고, 이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엄벌을 요구하는 글이 올랐다. 하루만에 청원 동의자 30만명이 몰리면서 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사건을 맡은 서울 동작경찰서 측은 아직 “양 측 당사자들의 진술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한다. 양 측은 변호사 선임 문제로 소환 조사를 미룬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당사들 진술과 각자가 제출하기로 한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봐야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에서 지금까지 확인한 부분은 주점 내 폐쇄회로(CC)TV 영상과 주점 관계자 진술뿐이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여성이 남성 테이블로 가서 남성의 손바닥을 먼저 쳤다”는 사실 관계만을 밝혔다. 양 측의 감정이 왜 격해졌는지, 무슨 말이 오갔는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힙합계에서는 래퍼 산이(왼쪽)와 제리케이 사이에 디스전이 벌어졌다. [뉴스1]

'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힙합계에서는 래퍼 산이(왼쪽)와 제리케이 사이에 디스전이 벌어졌다. [뉴스1]

하지만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온라인은 이 사건에 대한 규정이 이미 남혐과 여혐으로 양분돼버렸다. 대중음악 힙합계에서는 이를 노래로 만들어 서로를 공격하는 디스전이 펼쳐졌다. 15일 래퍼 산이는 당사자로 보이는 여성이 주점에서 욕설과 비하 발언을 하는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고 ‘페미니스트’라는 곡을 공개했다. 이에 래퍼 제리케이는 ‘노 유 아 낫’이란 곡을 발표하며 산이를 저격했다. 이에 산이는 ‘6.9㎝’라는 곡을 내 응수했다. 6.9㎝는 영상 속 여성이 상대방 남성을 비하하며 한 발언이다.
 
정치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16일 방송된 MBC라디오에서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머리가 짧고 노메이크업을 했기 때문에 맞았다’는 것이 사실이면 이건 증오범죄라고 봐야 된다”며 “여성이 욕설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폭행을) 해도 상관 없다는 비판들은 문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여성이) 남성과 여성 성기를 비교하면서 욕설을 해 갈등이 발생된 것”이라며 “욕설에 대한 부분, 성적 희롱에 대한 부분은 분명히 가해자가 드러나 있다”고 맞섰다.
18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이수역 폭행사건'에 35만 건이 넘는 동의가 올라왔다.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18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이수역 폭행사건'에 35만 건이 넘는 동의가 올라왔다.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사건의 촉매제 역할을 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다시 한번 격투장으로 변했다. 처음 올려진 ‘이수역 폭행사건’ 청원글에는 18일 현재 35만 건이 넘는 동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15일에는 맞불 청원격인 ‘이수역 폭행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가해여성의 성추행과 모욕죄 처벌을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현재 13만 건에 가까운 동의가 올라왔다. 게시판에 ‘이수역’이라고 검색을 하면 300건이 넘는 관련글이 나온다.
 
격해진 여론에 사건 현장이었던 주점은 애꿎은 피해자가 됐다. SNS 등을 중심으로 “주점에 대한 불매 운동을 하자”는 글과 해시태그들이 퍼졌다. “내일 XX비어 본사에 전화합시다” 같이 집단 행동을 부추기는 글도 올라왔다. 주점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전화를 받으면 끊고, 다시 받으면 욕을 한다”며 영업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해당 주점 본사 홈페이지도 '허용된 일일 데이터 전송량 초과'로 사이트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이 남녀 갈등으로 번지면서 ‘집단극단화’ 현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남성·여성 혐오라고 단정지을 게 아니라 진위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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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