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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역 폭행사건 ‘외모지적’ 없는데도…갈등 조장 ‘국민청원’

'이수역 폭행 사건' 관련 당사자들이 올린 사진. [연합뉴스]

'이수역 폭행 사건' 관련 당사자들이 올린 사진. [연합뉴스]

‘이수역 폭행 사건’이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 18일 기준 35만명이 동의하면서 여성혐오 대 남성혐오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청원 글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점이 경찰 발표로 알려지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탈 코르셋한 여성을 남성 4명이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며 남성의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뒤이어 15일에는 여성들의 처벌을 촉구하는 맞불 청원이 등장했다. ‘이수역 폭행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가해 여성의 성추행과 모욕죄 처벌을 요청합니다’란 제목의 청원 글에는 18일 기준 12여만 명이 동의했다.
이수역 폭행사건 여성 당사자 측이 지난 16일 ’앞으로는 공식계정을 통하여 관련 뉴스를 전달해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ㆍ카카오TV 캡처]

이수역 폭행사건 여성 당사자 측이 지난 16일 ’앞으로는 공식계정을 통하여 관련 뉴스를 전달해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트위터ㆍ카카오TV 캡처]

사건이 여성혐오와 남성혐오 논쟁으로 비화하자 경찰이 이례적으로 초반 수사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16일 경찰은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는 화장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고 적혀 있는데 여성의 최초 진술서에 그런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영상을 보면 여성 쪽에서 남성을 향해 모욕감을 느낄만한 발언을 하는 모습만 확인됐다. 남성 측이 여성을 향해 문제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이날 양측 모두에게 폭행혐의가 있는 쌍방폭행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경찰은 가까운 시일 내 양측 조사 일정을 결정하고 소환 통보할 예정이다.  
 
이수역 폭행 사태로 인해 청와대 국민청원이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수역 사건은 상호 간의 주장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젠더 프레임으로 엮어서 한 성별의 한 성별에 대한 비난을 조장했던 측면이 있다”며 “가짜 계정과 여론몰이, 집단적 명예훼손 등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청와대 국민청원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 청원권을 실현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부산대 이철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독재 정권에 대한 반감과 정치인이 민의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직접 민주주의로 표출되고 있다”며 “직접 민주주의가 신성시되면서 무분별하게 청원 글이 올라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무분별하게 올라오는 청원 글을 막기 위해 사전 동의를 받는 방안이 거론된다. 부산대 김용철 행정학과 교수는 “온라인에 청원 글을올릴 때는 5명 이상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부여하면 무분별하게 청원 글이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타인의 동의를 구하기에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청원 글은 개인이 서면으로 청와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주의를 논의해야 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부산대 이철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청원 만능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성숙한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라며 “서구사회가 공화주의로 갔듯이 직접 민주주의와 간접 민주주의를 적절히 견제할 수 있는 혼합 정부의 틀에 대해 논의를 해볼 때다”라고 강조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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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