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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협하는 화웨이, 그의 무한변신이 두려운 이유

필자는 국내에 처음으로 화웨이(華爲)를 소개한 기자다.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하던 2001년 초, 중국 신문이 하도 극찬하기에 도대체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 선전행 비행기를 탔던 기억이 생생하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한참만에 도착한 화웨이는 모래밭에 세워져있었다. 회사도 덜렁 화웨이 하나였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필자를 소개하니 "왜 한국 기자가 여기까지 취재를 오느냐?"라며 놀라던 홍보 담당자의 표정이 생생하다. 그를 따라 회사 구경을 했다. 통신장비라고 하지만, 그냥 흔하디 흔한 라우터(네트워크 연결 장치)생산 업체였다. 별것 아니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쨌든 '모래밭 위에 세워지는 중국 토종 통신 브랜드의 자존심'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경제신문에 기사를 썼던 기억이 난다(네이버 검색에는 그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 아마 IT특집판에 소개됐기에 그랬을 듯 싶다).
 
선전에서 열리고 있는 차이나 하이테크 페어. 중국에서 열리는 가장 규모가 큰 ICT 전시회로 꼽힌다 [출처 차이나랩]

선전에서 열리고 있는 차이나 하이테크 페어. 중국에서 열리는 가장 규모가 큰 ICT 전시회로 꼽힌다 [출처 차이나랩]

17년여가 지난 지금. 당시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떨칠 수 없다. 화웨이는 이미 세계 최대 통신 장비 업체로 성장했고, 스마트폰에서도 애플을 잡더니 이젠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 삼성을 맹추격하고 있다. 5G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겠다며 기세등등이다.
 
과연 화웨이 성장의 끝은 어디일까?
선전에서 열리고 있는 '차이나 하이테크 페어'에 참석하면서 가장 먼저 화웨이 전시관으로 달려간 이유다.  
 
화웨이 부스 전면에 세겨진 '新ICT打造城市智能体' 슬로건 [출처 차이나랩]

화웨이 부스 전면에 세겨진 '新ICT打造城市智能体' 슬로건 [출처 차이나랩]

新ICT打造城市智能体  /  새로운 ICT 기술이 스마트 도시를 만든다

화웨이 전시장 중앙에 쓰여있던 슬로건이다. 관람객들을 맞던 화웨이 직원 무둥(穆棟)은 이번 전시회의 주 콘셉이 '스마트 시티'라며 그 의미를 설명한다. 화웨이가 꿈꾸는 미래 스마트 시트의 모습을 보여주는 걸 테마로 전시장을 꾸몄다는 얘기였다.  
 
전시관은 '도시 주민의 아름다운 하루', '가정과 사무실, 그리고 교통', '공공안전' 등의 영역으로 나눠 구성되고 있었다. 무둥은 서울에서 온 관람객 일행을 공공안전 영역으로 인도한다.  
 
화웨이 부스 전면에 세겨진 '新ICT打造城市智能体' 슬로건 [출처 차이나랩]

화웨이 부스 전면에 세겨진 '新ICT打造城市智能体' 슬로건 [출처 차이나랩]

"자 사진을 보십시오. 아래는 기존의 CCTV 모습이고 위에는 화웨이가 개발한 AI(인공지능) 기반 CCTV입니다. 기존 CCTV는 초당 20명을 찍을 수 있습니다. 6m이내만 촬영이 가능하지요. 그러나 화웨이의 CCTV는 초당 300명을 인식할 수 있고, 15m 범위에 촬영 가능합니다. 물론 AI기능이 있기에 얼굴 인식 및 구별이 가능하지요"(무둥)  
 
화웨이가 개발해 실제 사용하고 있는 교통 시스템도 선보였다. AI가 인파와 차량의 흐름을 감지해 신호등을 적절히 조작하는 시스템이다. 당연히 시내 교통 흐름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 시스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낮과 밤 교통량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영상장치가 필요하고, 또 도시 전체의 흐름에 대한 데이터를 종합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우리는 그 방안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선전 일부에서 사용하고 있고 베이징과 우시(無錫)에서 시험 가동중입니다."(무둥)
 
화웨이의 선전시 관리 시스템.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모든 데이터가 모여 관리 체계를 형성한다. 스마트 시티 구축의 일환이다 [출처 차이나랩]

화웨이의 선전시 관리 시스템. 이 회사가 갖고 있는 모든 데이터가 모여 관리 체계를 형성한다. 스마트 시티 구축의 일환이다 [출처 차이나랩]

17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모래밭 위에서 라우터나 만들던 회사가 최첨단 유무선 통신 장비를 만들고, 고급 스마트폰을 만들더니 이제는 인공지능 컨셉의 CCTV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스마트 시티' 솔루션은 우리 도시민의 삶과 연결된 모든 걸 다루는 시스템이다.  
 
이 얘기는 곧 화웨이가 통신분야에서 벗어나 인간 삶의 각 분야에 파고들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화웨이의 확장성은 무한하다는 얘기다.  
 
화웨이 부스에 마련된 자동차 빅데이터 체험 코너 [출처 차이나랩]

화웨이 부스에 마련된 자동차 빅데이터 체험 코너 [출처 차이나랩]

필자의 기억 속 화웨이는 선전 모래밭 한가운데 외롭게 서있던 라우터 제작 회사로부터 시작한다. 그 이미지는 루슨트, 지멘스 등을 누른 세계 1위 통신업체의 모습으로 , 그리고 이제는 한국의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경쟁자의 형상으로 다가서고 있다. 심지어 그들은 AI 반도체에 도전하고 있다.  
 
10년 후 그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설 지, 이제 궁금함보다는 두려움으로 화웨이를 보게 된다.  
 
 
선전=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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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