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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재탄생한 김백선의 유작

전시 ‘김백선 짓고 김용호 찍다’
2011년 김용호 특별전 '피안'을 찾은 김백선 작가(오른쪽)

2011년 김용호 특별전 '피안'을 찾은 김백선 작가(오른쪽)

추모의 사전적 의미는 ‘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함’이다. 마음은 눈으로 볼 수 없는지라, 그것을 어떻게 형상화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김백선 짓고 김용호 찍다’전은 그 남다른 ‘몫’에 주목하게 되는 자리다(서울 역삼동 오월호텔 갤러리 ‘스페이스 메이’, 9~30일까지). 사진가 김용호는 지난해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세상을 뜬 건축가 겸 공간 디자이너 김백선(1966~2017)을 기리고자 카메라를 들었다. 피사체는 고인의 유작, 오월호텔이었다. 호텔의 박현숙 대표가 “기록으로 남겨 두자”는 제안을 한 게 계기였다. “고인과는 10여 년 전 후배의 친구로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왔어요. 분야를 넘나든다는 점에서 참 비슷하게 작업했고, 서로의 작품을 좋아했죠.”  
 
오월호텔은 고인의 마지막 손길이 닿았다는 의미 이상으로, 그의 작업 색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한국적 미감이 묻어나는 현대적 공간을 만들기로 정평이 났던 그의 장기가 곳곳에서 빛나기 때문이다. 여러 겹이 겹쳐지는 실내 구조, 편안하면서도 여유로운 정원, 벼루와 먹에서 영감을 받은 수전까지 아우른다. 영국 건축디자인 매거진 ‘월페이퍼’에서는 “한국적 아름다움에 대해 재해석하는 공간”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동양화과 출신(홍익대)으로 아트 디렉팅(설화문화전·천년전주명품 온 등), 건축(페럼타워·청담동 티라운드 등), 디자인(서울디자인페스티벌 등)을 아우르며 ‘만능 예술인’으로 살아온 내공의 집약체라 할 만하다.  
 
허나 공간은 공간, 전시는 전시다. 김 작가의 사진은 이를 직설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호텔 홈페이지 사진마냥” 장소를 설명하기보다 강렬한 이미지로 대신한다. 한 컷 한 컷에 호텔 로비의 나무 파티션 모서리, 석재로 지은 건물의 일부, 불투명하게 비치는 수영장의 물빛, 미니멀한 수전 등을 극대화시킨다. “실제 호텔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 그대로를 사진으로 전달하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설명. 복잡한 것들이 차분하게 단순해지는 미묘함이다. 그러면서 그는 “김백선의 공간이라면 있어야 할 것들, 자연스러운 것들을 세밀하게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이외에도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3점 중 5점을 제외하고 대부분 작품이 벽이 아닌, 바닥에 놓여 있다. 이유가 뭘까.  
 
“관람객의 시선을 한 곳에 집중시키고 싶었어요. 갤러리 문을 열면 정면에서 보이는 바로 그 사진으로 말이죠. 샤워기 고무호스가 클로즈업 된 한 장면인데, 무심하게 모든 걸 내려놓듯 걸쳐져 있지만 왠지 강렬한 샤워기 호스가 김백선의 삶과 닮아 있지 않나요.”
 
이 사진이 전시장 다른 한 켠, 사이즈를 달리하며 두 점 더 걸려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글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사진 스튜디오 앤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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