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헬리오시티 전세가 한달 새 1억 뚝 … 역전세난 재연되나

“전용 59㎡ 로얄층인데 6억원에 전세가 나왔어요. 한 달전만 해도 7억원에 거래됐던거예요.”
 
서울 송파구 잠실동 헬리오시티 인근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K 대표의 얘기다. 지난 13일 오후 부동산 중개업소가 밀집한 헬리오시티 맞은편 상가엔 ‘입주를 환영한다’는 대형 현수막만 눈에 띌 뿐 방문하는 고객들은 뜸했다. 이날 정족수 미달로 조합원 총회가 무산된 영향이 컸다. 준공 승인 일정이 늦춰지면서 입주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K 대표는 “최근 전세 물건이 나오고 있지만 입주시기가 불확실해지면 거래로 이어지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요즘 59㎡(전용면적)는 6억원선에서, 84㎡는 6억7000만~7억2000만원 사이에서 전세 물량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전보다 1억원 가까이 하락한 가격이다.  
 
하지만 예비 세입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눈치보기에 들어선거 같다고 덧붙였다.
 
 
10년 전 잠실발 역전세난으로 집값 하락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는 1만 가구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헬리오시티를 연말 서울 아파트 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는다. 10년 전 잠실발 역전세난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봉주 전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10년 전에도 서울 잠실주공 1~4단지와 잠실시영 아파트에 2만 가구가 입주했을 때 역전세난이 일었고, 인근 잠실·개포동까지 집값 하락 여파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잠실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는 2008년 7월 입주가 시작됐다.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집주인이 늘었다. 연말엔 84㎡의 전세가격은 2억5500만원까지 떨어졌다. 당시 매매가는 8억6500만원으로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세금 문제로 대규모 역전세난이 나타나긴 힘들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으로 1가구 1주택자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실거주 2년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1주택자라면 세제 혜택을 받기위해서라도 전세를 내놓지 않고 입주를 택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시장 예상보다 전 월세 물량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헬리오시티 입주가 서울의 집값 하락에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까. 최근 부동산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올랐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한동안 조정받을 수 있다는 조정론이 일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서울권 입주량이 많고 대출 부담도 커지고 있어 적어도 계절적 비수기인 내년 1분기까지 투자 수요가 살아나긴 어렵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역시 “헬리오시티 변수는 물론 1주택자까지 대출을 규제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게 서울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급격히 올랐던 호가는 떨어지고 강남구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는 게 상승세가 한 풀 꺾인 신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잠실주공5단지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몸값이 뛰었던 리센츠·트리지움 등 잠실 아파트 호가도 한 달새 5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L 대표는 “9·13대책 이후 대출을 죄기 시작하면서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 달 전만 해도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리센츠 109㎡(전용면적)가 최근 17억원 선에 나왔다고 덧붙였다.
 
서울 아파트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떨어졌다. 지난해 9월 둘째주부터 줄곧 올랐던 아파트값 변동률이 1년 2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4구(강남·송파·서초·강동구) 하락폭이 커졌다. 지난주 보합세였던 강동구는 이번주 0.03% 하락 전환했다. 강남구는 지난주 -0.07%에서 -0.09%로 떨어졌다. 정봉주 전 팀장은 “강남권 아파트값은 워낙 많이 오른 부담감에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이 조정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서울 강남구 단지의 지난달 평균 매매가는 15억173만원으로 2017년 초(11억1027만원)에 비해 35% 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1년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교통이 불편하거나 편의시설이 부족한 강북 비인기 지역까지 덩달아 가격이 올랐다”며 “단기간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면 상승 부담감에 일정기간 조정기를 거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미 매매가격의 선행지수인 전세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주간 변동률(한국감정원)은 이달 5일 -0.03%로 2주 연속 하락했다. 갭투자는 물론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연에 따른 이사 수요가 줄면서 전셋값이 하락세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매매가는 두 세달 간격을 두고 전세 가격을 따라 움직이므로 연말이나 내년 초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서울 5년 이내 신축 아파트 재고 부족
 
이와 달리 서울 집값이 일시적으로 조정 받을 순 있지만 급락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헬리오시티를 제외하면 내년까지 뚜렷한 공급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 여전히 공급 부족에 따른 투자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 용인시 수지·기흥구 등지의 6억원 미만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도 서울 아파트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봤다. 판교나 동탄신도시에 가깝고 비규제지역으로 대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숫자로 본 한국의 주택소유

숫자로 본 한국의 주택소유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3단지 118㎡(전용면적)가 이달 초 8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7억7000만원선에서 거래되다 8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부동산 애널리스트 역시 “투자자산으로 서울 아파트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하락하지 않는 이상 수요를 억제하긴 쉽지 않다”고 얘기했다. 더욱이 소득 증가에 따른 아파트 구매 욕구가 커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올 1분기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1015만1700원으로 지난해보다 9% 이상 올랐다. 이 연구원은 “이들이 지난해부터 서울 강남 등 인기지역의 아파트 구매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에도 강남 신축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마지막 ‘강남 로또 아파트’로 불린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의 대출규제로 최소 10억원 이상 현금이 필요한 분양 시장에 약 1만 명이 몰려 평균 41.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개포동에 분양한 디에치자이 청약경쟁률(25대1)을 크게 웃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달 7일 내년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집값은 1.1%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서울은 고소득층과 자산가들의 소득 증가와 새 아파트 부족 등으로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서울 아파트 준공은 늘고 있지만 지은 지 5년 이내 신축 아파트 재고는 감소하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5년만 해도 신축 아파트가 35만 채를 넘어섰지만 지난해 18만호까지 감소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관련기사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