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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크롱 "유럽군 창설"에 트럼프 "지지율도 낮으면서"

파리에서 열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이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파리에서 열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오른쪽)이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돈 문제로 대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과 프랑스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분담금을 “더 내라”고 압박하자 독ㆍ불 양 정상이 ‘차라리 우리끼리 하겠다’며 맞붙었다. 트럼프 대 메르크롱(메르켈+마크롱)으로 정면 충돌한 계기는 유럽군 창설 제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메르켈의 독일을 맘에 들어 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 정책에도 코웃음을 쳤지만 독일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분담금을 적게 낸다며 안보무임승차국으로 비난했다. 대선 주자 시절인 2016년 6월 이미 “왜 독일은 책임을 지지 않나. (나토 분담금으로) 미국만 책임을 지나”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찾아선 “(돈을) 수년간 연체했다”며 미국이 분담금을 대신 내줬으니 나토 회원국은 빚을 갚으라는 논리로 압박했다. 회원국 중 가장 큰 압박을 받은 나라가 독일이고 이어 프랑스다. 국력에 비해 적게 낸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이다. 나토 29개 회원국 중 미국이 요구하는 기준인‘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하는 나라엔 영국은 있지만 독일ㆍ프랑스는 없다.(2017년 기준)
압박이 거세지자 프랑스와 독일은 돈을 더 내는 대신 자체 안보군을 만드는 아이디어를 냈다. 메르켈 총리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언젠가 실질적이고 진정한 유럽군을 창설하기 위해 비전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군은 유럽연합(EU) 국가 사이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군의 운을 떼자 메르켈 총리가 곧바로 공개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진정한 유럽의 군대를 갖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한 유럽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자주의 후퇴나 사이버안보 등과 관련해 “우리는 중국, 러시아, 심지어 미국으로부터도 우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했다.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독자군 창설을 지지하고 나섰다. [AP=연합뉴스]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독자군 창설을 지지하고 나섰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한 건 물론이다. 13일 “마크롱은 유럽을 미국과 중국, 러시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독일이 1, 2차 세계 대전을 일으켰고 그게 프랑스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러면서 “나토에 돈을 내거나 말거나!”라고 덧붙였다. 또 “문제는 마크롱이 프랑스에서 매우 낮은 26%의 지지율과 10%에 달하는 실업률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는 단지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 정상을 향해 “지지율도 낮은 게…”라는 식으로 공개 조롱하는 건 외교가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독자군 창설 주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과 높은 실업률로 고통을 겪다 다른 이슈를 꺼내려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A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독자군 창설 주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과 높은 실업률로 고통을 겪다 다른 이슈를 꺼내려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AP=연합뉴스]

2차대전 이후 만들어진 지구촌 질서의 축은 부상하는‘철의 장막’에 대응한 대서양 동맹이었다. 냉전이 시작되자 미국과 서유럽이 안보 공동체로 손잡은 게 나토다. 전후 복구에 나선 서유럽 국가를 미국이 돈을 대 지켜주고, 대신 서유럽은 미국의 지휘 아래 똘똘 뭉쳐 소련의 팽창을 막는 구도였다. 소련의 붕괴 이후에도 미국+서유럽의 큰 틀은 계속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맞아 대서양 동맹은 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부과에 EU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맞관세로 맞섰고,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에 유럽은 동참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 협약에서도 탈퇴했으며, 유럽이 분담금을 올리지 않으면 나토에서 탈퇴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과 유럽은 대서양 동맹을 통해 전례 없는 평화와 번영을 맞았지만, 그 결속에 정치적 폭풍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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