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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랍스터 쫓겨났는데 스타벅스 더 잘 팔린다…무역전쟁, 참 다른 운명

미국 메인주(州)의 어업자가 랍스터를 건져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메인주(州)의 어업자가 랍스터를 건져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인기가 시들해진 미국산 해산물이 있습니다. 고급 해산물로 꼽히는 랍스터(바닷가재)입니다.
 
최근 미국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BBW)는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 세율의 관세 부과를 결정한 이후 미국의 대중(對中) 랍스터 수출이 뚝 끊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똑같은 보복 관세(25%)를 랍스터에 적용했기 때문이지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미국 내 랍스터 대량 생산지인 북동부 메인주(州) 어업자들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BBW가 전한 메인주 어업자 마크 바로우(57)의 일화입니다.
 
바로우가 1990년대에 세운 ‘아일랜드 시푸드’라는 랍스터 수출업체의 거래 규모는 5000만 달러(567억 원)에 달합니다. 바다에서 건져낸 랍스터의 5분의 1 가량이 중국으로 수출되지요. 올초만 해도 바로우는 올해 100만 파운드(454t) 가량의 랍스터가 상해·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에 수출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중국 정부가 미국산 랍스터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자 바로우의 사업장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그는 BBW와 인터뷰에서 “워싱턴의 오랑우탄 한 마리가 낮잠에서 깨어나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중국은 (랍스터) 구매를 긴급히 중단했다”고 전했습니다.(※BBW와 바로우는 ‘오랑우탄’의 정체를 밝히진 않았습니다.)
 
이어 바로우는 “난 우리 세일즈팀에 ‘중국 시장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며 “한 중국 고객은 내게 ‘미국산 랍스터를 수입할 길이 없을 것 같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가해양수산서비스(NMFS)가 조사한 미국의 연간 대중 대중 랍스터 수출 수익.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캡처]

미국 국가해양수산서비스(NMFS)가 조사한 미국의 연간 대중 대중 랍스터 수출 수익.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캡처]

 
사실, 랍스터는 관세 보복 피해를 입은 미국 수출품 가운데 하나의 품목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켄터키산 버번위스키, 할리데이비슨(오토바이 브랜드), 대두(콩) 등 다른 품목 역시 덩달아 수출량이 줄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BBW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개시한 이후로 랍스터 시장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벌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결과’란 무엇일까요.
 
메인주 어업자의 꼼수, 저관세 캐나다 통해 ‘우회 수출’
 
캐나다산 랍스터.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산 랍스터. [로이터=연합뉴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개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캐나다는 어찌 보면 미·중 무역전쟁의 ‘수혜국’입니다. 중국이 미국산 랍스터 수입을 크게 줄인 대신, 상대적으로 관세가 낮은 캐나다산 랍스터의 수입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지요.
 
로이터통신은 캐나다 통계청을 인용해 “지난 7월 중국 수출용 랍스터 출하량은 약 2배 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며 “늘어난 (랍스터) 수출량 덕분에 캐나다 동부 지역 공항에 화물 항공기편까지 추가 배치됐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어업자들은 꼼수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캐나다를 통해 중국에 랍스터 ‘우회 수출’을 시도하는 것이지요. 미국산 랍스터를 마치 캐나다산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BBW는 “메인주 어업자들이 캐나다와 공동 보세 창고를 짓거나, 아예 생산 시설을 캐나다에 세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캐나다 업자들은 이런 ‘환적 행위’가 불법이라며 반발합니다. 캐나다랍스터위원회의 제프 어빈 이사는 “메인주산(産) 랍스터가 캐나다를 거쳐 중국으로 수출된다”며 “미국산 랍스터를 ‘캐나다산 랍스터’로 파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지요.
 
미국 국가해양수산서비스(NMFS)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랍스터 수출량은 총 1억700만 달러 어치로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캡처]

미국 국가해양수산서비스(NMFS)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랍스터 수출량은 총 1억700만 달러 어치로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캡처]

 
미국 어업자들의 상황은 산 넘어 산입니다. 중국 큰손들이 캐나다 주요 랍스터업체의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들이 미국 어업자들의 꼼수를 눈감고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우 대표는 “중국은 (랍스터 시장의) 유통망을 장악해 가격결정력을 행사하려 든다”며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통해) 중국에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 되레 중국이 이런 트럼프를 비웃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 없는’ 무역 보복을 강행하는 사이 중국은 랍스터 시장을 슬금슬금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이지요.
 
스타벅스, 무역전쟁 무풍지대일까
 
공사 중인 중국 베이징의 한 스타벅스 매장. [AP=연합뉴스]

공사 중인 중국 베이징의 한 스타벅스 매장. [AP=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미·중 무역전쟁의 후폭풍을 비껴간 기업도 있습니다. 커피기업인 스타벅스가 대표적이지요. 
 
스타벅스는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이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지난 5월엔 “2022년까지 중국 내 매장 수를 (현재 3400여 개에서) 약 두 배 이상인 6000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지요. 비슷한 시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커피 배달 서비스를 중국에서 개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스타벅스는 올해 4분기 수익 전망치를 63억 달러(7조1300억 원)로 예상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1% 가량 오른 수치입니다. CNN은 “지난 9월까지 3달 간 미국과 중국 스타벅스의 매장 수익은 4%, 1%씩 증가했다”며 “이에 힘입어 스타벅스 주가 역시 급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타벅스의 중국 사업 확장은 유럽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CNN은 “최근 스타벅스는 네덜란드·프랑스·벨기에·룩셈부르크 매장 소유권과 운영권을 라틴계 파트너사인 알시(Alsea)에 넘겼다”며 “유럽 시장과 달리 중국에서 스타벅스는  ‘커피의 종착지(a coffee destination)’로 자리매김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렇다고 스타벅스가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중국 소비자의 ‘민족주의 성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지난 12일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geopolitical situation)’에 따른 피해는 (현재까지) 없었다. 하지만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다고 자신할 순 없다”면서도 “우린 진정으로 중국 고객을 위한 스타벅스 브랜드를 만들었으며, 중국 매장은 현지 고객과 문화에 스며드는 ‘중국 자산(entity in China)’으로 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장거리 경기(long game)를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단언하긴 어렵습니다만, 현재 랍스터와 스타벅스의 운명은 확연히 엇갈리는 분위기입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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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