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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보다 더 세진 김수현, 사실상 '경제·사회 원톱' 됐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회의장에서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유은혜 사회부총리(왼쪽부터)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오른쪽)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회의장에서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유은혜 사회부총리(왼쪽부터)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경제와 사회분야를 총괄하는 사실상의 ‘정책 원톱’ 역할을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임 장하성 정책실장에 비해 김 실장의 발언권이 더욱 강해진다는 의미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김 실장은 장하성 전 실장처럼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경제부총리의 경제관계장관회의와 사회부총리 중심의 사회관계장관회의 등 두 트랙을 종합적으로 조율하고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책실장의 역할 재정립을 청와대와 일선 부처 사이의 ‘상하관계’로 곧장 연결하기는 어렵지만 김 실장이 경제·사회 전 분야의 방향성을 이끌게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9월 포용국가 전략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김 실장(당시 사회수석)에게 ‘노무현 정부의 <비전 2030> 수준을 넘는 재정 전망까지 포함된 포용국가 3개년 계획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며 “당시에 이미 문 대통령은 김 실장에게 경제·사회정책을 아우르는 큰 틀의 국가 비전 마련을 맡기겠다는 구상을 세웠다”고 밝혔다.
 
<비전 2030>은 노무현 정부가 2006년 발표한 장기 전략으로 “복지를 성장의 일환으로 채택하고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을 통합해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만든다”는 게 골자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맥락이 닿아 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김 실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앞으로 청와대 정책실이 각 부처의 운영 기조를 제시하는 실질적인 상위기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지난 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김 실장의 인사를 발표하면서 “홍 후보자는 경제의 야전사령탑이고, 김 실장은 국정과제의 주도적 설계자”라고 밝혔다. 경제만 놓고 보면 홍 후보자가 원톱이지만 국정 전반에선 김 실장이 주도권을 쥔다는 의미다.
 
김 실장도 지난 13일 국회 운영위에서 과거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실장 사이의 ‘투톱 갈등’에 대해 “외람되지만 (투톱 체제가) 효율성이 떨어지는 상황에 오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문 대통령이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통합적 운영이라는 방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며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의 위상 변화를 시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 원톱은 홍남기 후보자, 사회 원톱은 유은혜 사회부총리가 각각 맡고 김 실장이 양측을 통합·조정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중심제에서 이는 당연한 구조”라며 “청와대가 현안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더라도 가만히 놔둘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최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활성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에게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경제관련장관회의 이상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사회관계장관회의 멤버들은 예산권이 없지만 김 실장이 여기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 부총리가 교육 관련 현안이 워낙 많아 당분간 사회 분야에서도 김 실장과 긴밀히 협력하게 될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포용국가 로드맵 마련의 주체는 사회부총리지만 국가·사회 개조론 등이 포함될 큰 비전은 김 실장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이 국정 운영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그만큼 문 대통령의 신뢰가 깊기 때문이다. 한 여권 인사는 “김 실장이 사회수석 시절에 원전과 부동산까지 담당했던 건 정부 기능에 따른 직제였다기보다는 김 실장 개인에 대한 문 대통령의 기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실장이 사회수석실을 떠난 뒤 원전과 부동산 정책은 경제수석실로 이관됐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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