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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감독직 던진 선동열 “물러나는 게 총재 소신에 부합”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이 14일 KBO에서 정운찬 총재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사의를 밝혔다.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읽고 있는 선 감독. [뉴시스]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이 14일 KBO에서 정운찬 총재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사의를 밝혔다.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읽고 있는 선 감독. [뉴시스]

정운찬 총재 비판 발언에 결심 굳혀 선동열(55) 야구대표팀 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히는 데는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선 감독은 1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금메달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제 생각은 기자회견문에 담았다”며 자리를 떴다.
 
지난해 7월 야구대표팀 감독에 임명된 선 감독은 지난해 11월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 준우승,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오지환(LG) 등 병역미필자를 배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선 감독은 지난달 10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선 감독은 국정감사 당시 “(병역문제에 민감한) 국민 정서를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스태프 회의에서 오지환이 유격수 2위로 평가받아 백업 내야수로 뽑았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소신”이라고 설명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과하거나 사퇴하라”고 거세게 몰아붙이자 선 감독은 “(계약 기간이 끝나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손혜원 민주당 의원(오른쪽)과 답변하는 정운찬 KBO 총재. [중앙포토]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는 손혜원 민주당 의원(오른쪽)과 답변하는 정운찬 KBO 총재. [중앙포토]

그랬던 선 감독이 사퇴하기로 마음을 바꾼 건 지난달 23일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국감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당시 손 의원이 “국가대표 전임(專任) 감독이 필요한가”라고 묻자 정 총재는 “야구는 국제대회가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전임 감독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재는 또 “야구장에 가지 않고 TV를 통해 선수를 관찰한 것은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선 감독이 국감에서 “프로야구는 같은 시간에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TV로 보는 게 낫다”고 한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선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임 감독에 대한 총재의 생각을 비로소 알게 됐다. 제 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하리라 믿는다’고 썼다.
 
이전까지 야구 대표팀은 대회별로 감독을 선임해 운영했다. 주로 프로팀 감독이 맡았는데, 대부분 대표팀 감독직을 부담스러워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큰 데다 소속팀을 이끄는 데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많은 야구인이 전임 감독제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구본능 전 KBO 총재가 선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현재 야구행정의 수장인 정 총재가 전임 감독 제를 부정하고, 근무 형태까지 지적하자 선 감독은 사퇴를 결심하고 포스트시즌이 끝나길 기다렸다. 결국 한국시리즈 최종전 이틀 후 사퇴를 발표했다.
 
정 총재를 비롯한 KBO 관계자들은 선 감독의 사퇴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시안게임 후 여론이 들끓고 국감까지 다녀왔는데도 정 총재는 선 감독을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기자회견 직전에야 정 총장이 선 감독을 만나 사퇴를 만류했으나 선 감독은 뜻을 꺾지 않았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지난달 25일 선 감독을 만나 (전임 감독제에 대한) 총재 발언에 관해 설명했다”며 “선 감독이 국감 이후 40도 고열에 시달린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이 고민한 것 같다. 갑작스럽게 사퇴를 발표했기 때문에 KBO가 대책을 내놓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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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