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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LPGA 침공 … 선봉에 선 허무니

중국 여자골퍼 허무니는 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춘 LPGA의 기대주다. 지난해 12월 두바이 여자 클래식에서 샷 한 공을 바라보는 허무니. [AP=연합뉴스]

중국 여자골퍼 허무니는 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춘 LPGA의 기대주다. 지난해 12월 두바이 여자 클래식에서 샷 한 공을 바라보는 허무니. [AP=연합뉴스]

‘LPGA 카드를 획득한 인스타그램 스타(Instagram sensation and LPGA card holder).’
 
최근 미국의 골프채널이 중국 출신의 한 여자골퍼를 소개하면서 붙인 타이틀이다. 골프채널이 주목한 이 선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미 널리 알려진 중국의 허무니(19·何沐妮)다. 지난 4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공동 27위로 마치면서 내년 시즌 출전 카드를 확보했다.
 
허무니는 데뷔하기도 전에 이미 여자 골프계의 ‘핫 아이콘’으로 떴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숫자는 16만5000여명이나 된다. 골프채널은 “미셸 위(팔로워 수 48만9000), 렉시 톰슨(37만1000)에 미치진 못해도 이미 폴라 크리머(15만8000), 제시카 코르다(11만1000), 다니엘 강(10만7000) 등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외모와 실력을 겸비해 잠재적인 스타로서 손색이 없다. 허무니는 올 시즌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이미 의류 계약을 맺었고, 세계적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도 그를 붙잡았다.
 
중국 청두에서 태어난 허무니는 호텔·레스토랑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생활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중학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릴리’라는 영어 이름도 갖고 있다. 5세 때 중국에서 골프를 시작한 그는 미국에서 체계적으로 배우면서 프로골퍼의 꿈을 키웠다. 16세였던 2015년엔 아마추어 신분으로 US여자오픈 본선 무대에 올랐고, 올 시즌 시메트라 투어에선 상금 순위 24위를 차지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재미교포 테드 오(한국명 오태근)가 그의 스윙 코치다. 세계랭킹 1위를 지낸 중국의 펑샨샨(29)이 롤모델이라는 허무니는 “골프는 내 직업이자 친구 같은 존재다. 나도 펑샨샨처럼 LPGA 투어에서 성공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의 20대 초반 골퍼들이 주목받고 있다. 다음 시즌 LPGA에 데뷔할 얀징. [AFP=연합뉴스]

중국의 20대 초반 골퍼들이 주목받고 있다. 다음 시즌 LPGA에 데뷔할 얀징. [AFP=연합뉴스]

내년 LPGA투어엔 허무니를 포함해 4명의 중국 출신 새내기들이 데뷔한다. Q시리즈를 통해 허무니와 얀징(22), 린시유(22)가 시드를 얻었다. 얀징은 2010년 14세 나이에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골프 개인전과 단체전 은메달을 땄던 실력파다. 린시유는 2015년 중국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에서 공동 5위에 올랐다. 또 리우뤼신(20)은 시메트라 투어 상금 1위 자격으로 내년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리우뤼신은 “7세 때 TV를 통해 여자골프를 시청한 뒤 LPGA 멤버가 되는 게 꿈이었다. LPGA 투어는 내 열정을 불태울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LPGA 투어 카드를 따낸 중국 선수들은 모두 20대 초반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4명의 새내기가 합류함에 따라 내년 LPGA투어에는 이미 활동 중인 펑샨샨과 리우 유(23)까지 합쳐 모두 6명의 중국 골퍼가 활약하게 됐다. 이쯤 되면 ‘중국의 침공(Chinese Invasion)’이라 할 만하다. 중국 출신 골퍼들이 LPGA 무대에 대거 진출함에 따라 기존의 한국·태국·일본 선수들과의 대결도 주목을 끈다.
 
유러피언투어 통산 2승을 거둔 리하오퉁. [AP=연합뉴스]

유러피언투어 통산 2승을 거둔 리하오퉁. [AP=연합뉴스]

중국은 이미 여러 차례 골프대회를 개최하면서 세계 골프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남자 골퍼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22세의 리하오퉁은 지난 1월 유러피언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통산 2승째를 거뒀다. 리하오퉁은 지난해 최고 권위의 디 오픈에선 3위에 오르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최근 “마오쩌둥이 골프를 ‘백만장자의 스포츠’로 낙인찍었음에도 중국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중국의 골프 열기를 소개했다. 송경서 JTBC골프 해설위원은 “중국의 골프 환경은 무척 좋은 편이다. 미국 출신 지도자들이 중국에 아카데미를 만든 뒤 중국어로 중국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을 정도”라면서 “10여년 전부터 뿌렸던 씨앗이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는 단계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중국 골프가 세계 정상권에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선수 육성을 위해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서 펑샨샨이 동메달을 딴 것에 고무된 중국은 일찌감치 ‘드림 스타트’ 팀을 만든 뒤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을 키우는 중이다. 타이거 우즈를 가르쳤던 션 폴리와 펑샨샨의 스윙 코치 개리 길크라이스트(이상 미국)를 일찌감치 대표팀 코치로 영입했다. 길크라이스트는 지난 10일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선 골프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재능이 뛰어난 유망주도 많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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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