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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한번 더 온몸 던져 아시안컵 탈환”

12일 호주 원정평가전 출국에 앞서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에서 만난 김영권. [장진영 기자]

12일 호주 원정평가전 출국에 앞서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에서 만난 김영권. [장진영 기자]

“또 뒷짐 지고 몸을 던져야죠.”
 
59년 만의 아시아 정상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영권(28·광저우 헝다)의 각오다. 한국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1956년 1회 대회와 60년 2회 대회에서 우승한 뒤 58년째 아시안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호랑이’의 자존심 회복을 다짐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담금질을 위해 호주 브리즈번으로 원정평가전을 떠났다. 한국은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맞붙는다. 호주 원정에는 손흥민(토트넘)·기성용(뉴캐슬)·황희찬(함부르크) 등 벤투호 주축 선수였던 7명이 컨디션 조절 또는 부상 등의 이유로 빠졌다. 어깨가 무거운 ‘수비의 핵’ 김영권을 출국 당일인 12일 인천에서 만났다.
 
한국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영권이 6월 28일 카잔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김영권은 결승골은 물론 육탄 방어까지 펼치면서 2-0 승리를 이끌었다.[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영권이 6월 28일 카잔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김영권은 결승골은 물론 육탄 방어까지 펼치면서 2-0 승리를 이끌었다.[연합뉴스]

결정적 순간에 실수를 거듭해 ‘국민 욕받이’ 신세였던 김영권은 요즘 ‘빛영권’, ‘킹영권’ 등으로 불린다.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2-0 승리의 결승골을 터뜨리고부터다. 특히 상대 슈팅 때 핸드볼 반칙에 의한 페널티킥을 내주지 않으려고 뒷짐을 진 채 육탄방어를 펼쳐 “한국 축구엔 골키퍼가 두 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6월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한국 김영권이 독일 티모 베르너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한국 김영권이 독일 티모 베르너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권은 “월드컵 이후 ‘호감 캐릭터’로 봐주신다. 지난달 우루과이 평가전 때 미끄러지면서 실점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는데도 오히려 격려해주신다”며 쑥스러워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독일전 중계 당시 “김영권에게 5년, 아니 평생 까방권(까임방지권, 잘못해도 비난받지 않을 권리)을 줘야 한다”고 했다. 김영권은 “더는 실수하지 말고 까방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12일 호주 원정평가전 출국에 앞서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에서 만난 김영권. [장진영 기자]

12일 호주 원정평가전 출국에 앞서 그랜드 하얏트 인천호텔에서 만난 김영권. [장진영 기자]

 
김영권은 월드컵 후 프랑스와 터키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소속팀(광저우)이 이적료를 높게(33억원) 책정하는 바람에 유럽행이 무산됐다. 그런 광저우가 1군 외국인 선수 쿼터(4명)를 파울리뉴 등 미드필더와 공격수로만 채웠다. 광저우에 ‘제대로 발목 잡힌’ 격이다. 김영권은 “좋은 기회였는데 너무 아쉽다. 요즘은 광저우 2군에서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뛸 수 있는 팀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 소집 첫날인 지난 9월3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중 김영권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벤투 감독이 대표팀 소집 첫날인 지난 9월3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중 김영권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은 지난 9월 부임 후 네 차례 평가전 모두에 김영권을 선발 출전시켰다. 벤투 감독은 골키퍼와 수비수부터 차곡차곡 공격을 전개하는 ‘후방 빌드업’을 선호하는데, 그 핵심이 바로 발기술이 좋은 김영권이다.
 
김영권은 “수비수는 그동안 볼을 뺏기면 상대에게 일대일 찬스를 내주기 때문에 무조건 멀리 걷어냈다. 그런데 최후방부터 단계적으로 공격을 전개하면 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또 골키퍼가 골킥을 할 때 중앙수비수 2명은 양쪽 코너킥 부근까지 벌려 패스받을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벤투 감독에 대해 “공사 구별을 확실히 한다. 훈련 때 욕설까진 아니지만 ‘이건 아니다’고 단호히 다그친다. 대신 쉴 대신 때는 자유롭게 커피숍을 가라고 풀어준다”고 말했다.
 
수비라인 중앙에서 김영권과 호흡을 맞췄던 장현수(도쿄)가 병역특혜 봉사활동 서류 조작해 최근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 징계를 받았다. 김영권은 “현수가 그동안 잘해왔다. 하지만 (이번 일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다”며 “현수가 있든 없든 수비수라는 포지션은 항상 부담스럽고 책임감을 느끼는 위치”라고 말했다.
김영권은 2013년 비행기 승무원이었던 아내 박세진 씨를 처음 만났다. 동료인 김보경의 부인이 승무원 출신이라는 걸 들은 김영권은 그의 도움을 얻어 박 씨를 다시 만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대시 끝에 이듬해 결혼했다. 현재 4살 딸 리아와 10개월 아들 리현을 두고 있다. [김영권 인스타그램]

김영권은 2013년 비행기 승무원이었던 아내 박세진 씨를 처음 만났다. 동료인 김보경의 부인이 승무원 출신이라는 걸 들은 김영권은 그의 도움을 얻어 박 씨를 다시 만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대시 끝에 이듬해 결혼했다. 현재 4살 딸 리아와 10개월 아들 리현을 두고 있다. [김영권 인스타그램]

 
김영권은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에 출전했다. 한국은 호주에 1-2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호주 평가전은 설욕의 기회다. 김영권은 “호주는 내년 1월 아시안컵 결승에서 또 만날 수도 있는 상대다. 손흥민·기성용 등 주축이 빠졌지만, 나를 포함해서 남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의 주역인 공격수 황의조(26·감바 오사카)도 김영권처럼 ‘빛의조’‘킹의조’로 불린다. 김영권은 “‘빛’이나 ‘킹’이 붙는 별명은 의조에게 넘어가도 좋다. 단, 의조가 골만 넣어준다면”이라며 웃었다.  
 
김영권은 축구에서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하고,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한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김영권은 축구에서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하고,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한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김영권은 광저우 소속으로 2013, 15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맛봤다. 김영권은 “축구에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하고, 수비를 잘하는 팀은 우승한다’는 말이 있다”며 “월드컵 때처럼 뒷짐을 지고 온몸을 던져서라도 아시안컵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권(28)은
체격: 키 1m86㎝, 몸무게 79㎏
포지션: 중앙수비수
프로팀: FC도쿄(2010), 오미야(2011~12),
광저우(2012~)
A매치: 60경기 3골
주요 경력: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2013·15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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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