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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서 넘어와 친정 공격 … 보수 아이콘 뜨는 이언주

이언주 의원이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에 올린 ‘목구멍 챌린지’ 영상. 이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말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다. [유튜브 캡처]

이언주 의원이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에 올린 ‘목구멍 챌린지’ 영상. 이선권 북한 조평통 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말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다. [유튜브 캡처]

2018년 하반기 국회에서 가장 뜬 스타 정치인을 꼽자면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거침없는 소위 ‘사이다’ 발언은 ‘팬덤’과 ‘안티’를 동시에 대량생산하며 각 언론사 홈페이지의 조회수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보수층 사이에서는 ‘이언주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가 나올정도다.
 
구글트렌드를 통해 최근 1달간 검색량을 확인해보면 이 의원은 구글트렌드 평균지수가 40으로 보수진영의 차기 대선후보군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34), 황교안 전 국무총리(22)보다도 높다.
 
‘이언주 신드롬’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는 유튜브다. 이 의원의 유튜브 계정 ‘이언주 tv’의 구독자 수는 3만500명으로 국회의원 중 단연 상위권이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 의원 중에선 전희경 한국당 의원(3만7900명)에 이어 2위다. ‘이언주 tv’가 올해 8월 23일 개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이 의원은 “자신이 말을 관심있게 들어주는 사람이 3만명이나 되는 정치인이 얼마나 되겠나. 대단히 감사한 일이고,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공천을 받고 금뱃지를 달았던 이 의원에게 보수층이 환호하는 이유는 뭘까.
 
이언주 말말말

이언주 말말말

①보수층 갈증 해소=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위축됐던 보수층 정서를 충실히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의 매일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달 22일 한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천재적인 대통령이었다. 우리 국민 입장에선 행운”이라고 말해 보수진영에서 화제를 뿌렸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 의원은 정부에 대해 말꼬리를 잡거나 상투적인 비판보다 보수적 가치를 통해 비판하기 때문에 ‘보수의 대변인’ 같은 이미지를 얻고 있다”며 “정치인들이 요즘 분위기 때문에 공개발언을 꺼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보수층의 긍정적 평가를 거침없이 말하기 때문에 용기있게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②분명한 전선 형성=이 의원의 표적은 대부분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다. 간혹 같은 당 손학규 대표나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판할 때도 명분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지나치게 협조적’이라는 이유다. 이 때문에 친박-비박, 바른정당계-국민의당계로 나뉜 내분 양상에 지친 보수층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이 보수 정당에 뒤늦게 들어오다보니 그 이전에 벌어진 내전에 휩쓸릴 틈이 없었다”며 “친박 성향이든 비박 성향이든 유권자들이 이 의원의 말에 의도를 의심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③강자만 공격한다=재선인 이 의원은 청와대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을 타깃으로 잡아 공세를 펴 왔다. 12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이 의원의 ‘정체성’을 문제삼아 공개 경고하자, 곧바로 다음날 “내 정체성은 반문(反文)인데 손 대표의 정체성은 무엇이냐”고 되받아쳤다. 자신보다 센 상대를 골라 싸우며 단기간에 주가를 높이는 ‘언더독’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④대기업 경력=이 의원은 통합민주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을 거치면서 ‘대세’를 추종하기보다 개인 경쟁력을 부각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변호사이면서 S오일·르노삼성자동차 등에서 일한 기업 경력이 전문가 이미지를 심는데 도움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보수 집권기 때 양지를 쫓아 국회에 들어와 ‘어보(어쩌다 보수)’라 불리는 고위 관료나 명망가 집단과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며 “글이나 발언에 내공이 담겨있기 때문에 보수층을 끌어모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보수의 대표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 하려면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거침없는 언행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는 지난해 한 방송사 기자와 통화에서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 하는 거냐”고 말했다가 이게 그대로 방송에 나가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지난 5월엔 페이스북에 ‘김정은, 여당 최고 선대본부장’이라고 적었다가 지워 논란이 됐다.
 
잦은 당적 변경도 약점이다. 그가 예전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다가 최근 인터뷰에선 “역사가 평가할 문제”라고 말해 한 발짝 물러선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고 ‘친정’을 앞장서 공격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남들은 야당에서 여당을 하고 싶어서 이동하지만 나는 정반대”라며 “자유시장경제와 민주공화정이라는 내 가치와 신념이 바뀐 건 하나도 없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을 너무 못하니까 지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나는 계파도 없고, 누구의 편을 들 이유도 없어 자유롭다”며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기 때문에 지지자들이 소신을 높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이혜훈·조윤선 이후 신진 여성 보수 영입 성과 없어
나경원, 이혜훈, 조윤선(왼쪽부터).

나경원, 이혜훈, 조윤선(왼쪽부터).

그동안 보수진영에서 활약했던 여성 정치인들은 대부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발탁으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이 전 총재는 10·26 사태 후 은둔하던 박 전 대통령을 1997년 대선 당시 전격 영입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키즈’로 한나라당에 영입된 케이스다. 이들은 당시 ▶서울대 출신 ▶30대 ▶여성이라는 공통점으로 ‘트로이카’를 형성했다. 이후 이들은 대중성을 갖춘 중진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정작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엔 보수진영이 여성 신진 영입과 여성 정치인 육성이란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성운·성지원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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