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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하다 사고낸 운전병에 합의금 내라니…

지난 1월 강원 양구군에서 발생한 군용버스 추락 사고.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양구군]

지난 1월 강원 양구군에서 발생한 군용버스 추락 사고.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양구군]

최모(52)씨는 최근 군대에 보낸 아들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올해 4월 운전병으로 입대한 아들이 운전한 차량이 사고가 났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강원도 인제 육군 모 부대에서 ‘레토나’(전술 차량) 운전병으로 복무 중인 최씨의 아들은 지난 9월 14일 훈련 중 마주 오는 차를 보고 비켜주려는 과정에서 과실로 차를 반(半) 전복시키는 사고를 일으켰다. 차는 도로 옆 1m 아래 논두렁에 빠졌다.  
 
이 사고로 당시 차량 뒷좌석에 타고 있던 병사 5명과 옆자리에 탑승했던 중사가 부상해 국군 홍천병원으로 이송 후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각각 2~4주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최씨 아들과 동승한 병사들은 다행히 경상에 그쳤으나 문제는 그 뒤에 일어났다. 운전병에게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합의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아들이 형사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최씨는 피해자 병사 5명에게 치료비와 진단비·후유증 등에 대한 명목으로 총 합의금 140만원을 지불해야만 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최씨는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육군 일병 운전병에게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는 제목으로 된 청원을 지난 5일 올렸다. 해당 청원은 13일 오전 기준 만명에 가까운 국민이 동의했다.
 
최씨는 글에서 “현재 우리나라 군대에서는 민간인과의 교통사고 및 일반사고는 보험으로 처리가 된다”면서 “(그러나) 군인과 군인의 교통사고 및 일반사고는 보험을 받을 수 없다는 조항으로 군대에서 사고가 발생할 시 개인(군인)이 치료비 및 후유증까지 현금으로 합의를 해야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런) 현실에 국민의 한사람으로, 군인의 아버지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갖게 됐다”며 “이 모든 일을 알고 있다면 어떤 부모가, 어떤 신병이 운전병으로 선택하겠냐”고 반문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사진 YTN 방송 캡처]

[사진 YTN 방송 캡처]

현행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교통사고처리법)에 따라 일반 과실의 경우 보험에 들어 있으면 형사처분을 받지 않게 돼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각 군부대 차량에는 보험계약이 돼 있고 사고가 나더라도 민간인 피해자에 대해서는 무제한으로 보상하게 돼 있다. 그러나 보험 ‘특별약관’은 피해자가 군인(군무원)이거나 군 차량 간 사고일 경우 국가배상법에 따라 국가가 이중으로 배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보상하지 않도록 약정돼 있다. 
 
다시 말해 민간 차량과 사고가 나면 보험 대상이지만, 군용차 단독 사고나 군차량 간 사고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최씨의 아들 사례처럼 훈련 중 일어난 사고일지라도 개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교통사고처리법에 따라 형사처분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국방부도 뒤늦게 이 같은 제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과 교통사고처리법 특례조항 신설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장병들의 부담감이 최소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관련 법률을 빠른 시일 내에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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