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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최승재 회장 "의병이라는 숙명, 소상공인 돌아갈 곳은 '생업'뿐"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과정이 투박할지 몰라도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고 싶은거다. 농사 좀 편히 짓게. '내가 하겠다'는 게 아니라 단지 목소리를 내는 것 뿐."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바라본 '소상공인'. 그들의 자화상은 이렇다. 지난 8월29일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외치며 광화문을 메웠던 '소상공인 총궐기대회'로부터 두 달이 지난 11월 최승재 회장을 만났다. 한 계절이 흘렀지만 그는 연합회와 소상공인들의 현 상황은 '제자리'라고 표현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시간이었다. 최 회장과 연합회는 정부 정책의 큰 줄기인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며 '반정부단체'라는 프레임을 얻었다. 불기소 처리됐던 횡령혐의로 최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재개되며 '표적 수사'라는 수식어도 들었다. 매년 증액되던 조직의 예산은 삭감됐고, 소상공인 '탄압론' '패싱' 등 미사어구를 만들어낸 중소벤처기업부와의 갈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관련 사안들이 9월 국정감사를 통해 도마에 올랐지만, 해결여부는 미지수다.



최 회장은 일련의 사태들을 좀 더 '세련되게' 또는 '노련하게' 풀어가지 못한 아쉬움에 대해 "우리는 일반 경제단체와 달리 평상시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조직화·체계화를 바라지만 그것은 이상"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권한을 부여해 발전한 경제단체들과 생업조차 빠듯한 우리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소상공인은 의병'이라는 공식도 이 같은 생각과 맥이 닿아있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은 내 살기 바빠도 왜구가 쳐들어오면 농사까지 팽개치고 뛰어드는 의병이다. 모른다 한들 나라를 위한 마음은 따지자면 더하면 더했지 부족하지 않다"며 "그렇기에 평화가 오면 우리가 돌아갈 궁극적인 자리는 생업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그런 조직"이라고 털어놨다.



그 역시도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정작 정책에 반영되기에는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군이 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의병은 관군이 되면 안된다. 하지만 역대 정부 모두가 그랬다. 사람은 많은 데 아는 것은 적고, 또 워낙에 시끄럽다보니 우리를 관군화 시켜놓고 말을 잘 듣기를 바란 것"이라며 "의논의 대상이 아닌 말석에 앉혀 놓고 어용단체로 만들려는 그 발상부터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에 대한 '반정부' 수식어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최 회장은 "우리 같은 사람 천명, 만명이 모여 내는 목소리를 마치 나라를 뺏으려 하는 반란군과 같은 선상에서 보는 것은 잘못됐다. 정부 기조와 다르다고 반정부로 몰린다면 소상공인이 설 곳은 관군 아니면 반란군 두 곳뿐"이라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연합회가 늘 직면하는 단체의 대표성과 관련해서는 "완벽하게 갖추긴 어렵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동시에 '대표성'을 논하기에 앞서 정부의 시행령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소상공인업계 유일한 법정단체인만큼 행정명령인 시행령에 명시된 회원 가입 조건을 따라야 한다.



최 회장은 "어떤 단체장이 조직의 외형을 안키우고 싶겠나. 당연한 논리지. 하지만 현행 시행령은 너무나 까다롭다. 분포 범위며 임원·단체의 소상공인 비율을 충족시킨 조직이 몇이나 될까. 처음 스무개사 정도였던 회원사가 71개로 늘어났다는 자체가 기적이다. 법정단체로 만들었으면 대표성을 가질 수 있게 법부터 바꿔달라"고 피력했다.



회원사 확보를 위해 분투했던 시간은 그에게도 값진 날들이었다. 최 회장은 "사람이 밥 먹을 땐 순해지니 지역 조직을 만나는 날은 하루 네끼도 불사했다. 밥만 먹나 술도 먹으니 배가 나왔지"라면서도 "직접 가서 궂은 일은 돕고 이념과 지식을 전파하는 것이 '진짜 단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나 한 사람이 전국 모든 조직을 찾아 다닌다는 것은 불가능이다. 조직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매년 오르던 예산이 내년 처음으로 삭감된 것이 뼈아픈 이유다. 기획재정부는 소상공인연합회의 예산을 최종심의과정에서 지난해보다 20% 줄어든 20억으로 책정한 바 있다. 예산편성권만을 가진 중기부 측은 결정권이 없어 "소상공인 길들이기는 오명"이라고 해명했지만, 최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예산이)100억이냐 200억이냐는 중요치 않다. 다만 예산이 늘어난다면 행정을 갖춰 소상공인을 위한 일을 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라며 "나라에 일과 사람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추진하는 행정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소상공인)업종만 80개가 넘는데 연합회 직원은 16명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민간이 맡을 때 진정성을 가질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길을 터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섭섭함을 토로해 온 중기부와 홍종학 장관에 대해서는 씁쓸함을 보였다. 최회장은 소관부처인 중기부가 중소기업청이던 시절부터 연합회를 이끌었다. 때문에 그는 "대립과 화해를 반복해도 세월이 세월인만큼 두텁게 지낼 수밖에 없었다. 예산편성권이 없던 청시절 기재부에 떡이라도 돌리려 갈라치면, 중기청에서 우리 예산도 도와달라 말하곤 했다"며 "정작 부로 승격되고 나니 예산이 줄었다. 중기부가 의지만 있었다면 논의 과정에서 우리 예산 얼마든 올릴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홍 장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부산에서 열린 '소상공인대회'에서 홍 장관과 조우했다. 두 사람은 홍 장관이 연합회 반대 조직과 교류하는 정황 등이 알려지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는 "모처럼의 만남이니 즉석 축사로 왜란 전 당파싸움을 벌였던 동인·서인에 빗대 (홍 장관에게)말했는데 알아 들으셨는지는 모르겠다"며 "행사 후 업종별 대표, 장관과 함께하는 간담이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취소 통보를 받았다. 계기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관에게)예산심의가 끝나는대로 만나는 쪽으로 제안했고 그러자 했다. 그간 중기부로부터 너무 많은 취소를 통보받았지만 이번은 다르길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부처와 정책적 이견이 있다한들 소상공인을 위하는 마음만은 마찬가지라 생각하고 싶다. 그렇기에 우리의 장관은 성공한 장관이 되어야만 한다"며 "그것이 청 시절 장관 하나 만들겠다고 우리 모두가 함께했던 노력에 대한 책임"이라고 말했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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