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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퇴학 조치 … 성적은 0점 처리”

12일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의 증거들. 왼쪽은 쌍둥이 자택에서 발견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시험 문제 정답이 빼곡히 적힌 암기장. 객관식과 주관식 시험 문제 정답이 적혀있다. [연합뉴스]

12일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의 증거들. 왼쪽은 쌍둥이 자택에서 발견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시험 문제 정답이 빼곡히 적힌 암기장. 객관식과 주관식 시험 문제 정답이 적혀있다. [연합뉴스]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이들의 아버지 숙명여고 전직 교무부장 A씨(51)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5회에 걸쳐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쌍둥이 자매의 암기장에서 발견된 시험문제 정답과 시험지 한켠에 흐릿한 필체로 작고 빼곡하게 적힌 정답 등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수사를 마무리 짓고 A씨와 쌍둥이 자매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후 숙명여고도 입장문을 통해 “수사기관의 판단을 존중하며 교육청과 협의하여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쌍둥이 자매의 성적을 0점 처리하고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쌍둥이와 같은 학년에 속해있는 2학년 문·이과 학생들의 성적도 곧 재산정될 예정이다. 학교 측은 또 “A씨에 대한 파면도 징계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학생과 학부모님, 졸업생 여러분께 상처를 드리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숙명여고에 교사 학부모를 둔 졸업생의 내신 비리 가능성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쌍둥이가 시험지 한켠에 나열해 적어놓은 시험 문제 정답. [연합뉴스]

쌍둥이가 시험지 한켠에 나열해 적어놓은 시험 문제 정답. [연합뉴스]

수서경찰서 진점옥 수사과장은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학기 기말고사까지는 각 고사당 1과목이,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선 3과목,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선 전 과목 답안이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쌍둥이의 내신 성적은 같은 기간 각각 121등과 59등에서 전 과목의 유출 정황이 드러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문·이과 1등을 차지했다. 반면 모의고사 성적은 과목에 따라 세자릿수를 맴돌며 내신 성적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의심을 품은 숙명여고 학부모가 지난 7월 24일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민원 글을 올리며 이번 사건은 전국적인 논란이 됐다. A씨와 쌍둥이 자매는 관련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쌍둥이 자매 휴대폰에서 발견된 영어시험 주관식 답안이다. 경찰은 이날 전 교무부장 A씨와 쌍둥이 자매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연합뉴스]

쌍둥이 자매 휴대폰에서 발견된 영어시험 주관식 답안이다. 경찰은 이날 전 교무부장 A씨와 쌍둥이 자매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연합뉴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시험 문제를 유출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나 쌍둥이에게 시험 문제를 알려준 휴대전화 메시지 등 ‘유출 경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9월 A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과 쌍둥이의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18개의 유력한 정황 증거를 찾았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에는 ▶쌍둥이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영어 시험문제 정답▶A씨 자택에서 발견된 미적분 과목 시험지와 시험문제 정답이 적힌 쌍둥이의 암기장▶쌍둥이 자매가 시험지에 나열해 적은 정답▶풀이과정과 다르거나 아예 풀이과정이 없는 쌍둥이 자매의 정답 등이 있었다. 또한 경찰은 시험지 금고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A씨가 1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보관일에 근무 대장에 기재하지 않고 초과근무를 한 사실도 유력한 유출 증거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 유출 논란이 시작된 것은 7월 말이었고 수사 의뢰는 8월 31일에 들어왔다”며 “A씨가 8월에 자택 컴퓨터를 교체하며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자백을 할 경우 쌍둥이 자매에 대해선 검찰에 송치하지 않는 선처도 검토했다. 지난 8일 A씨에 대한 마지막 소환조사에서 “이제라도 자백을 하면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하지만 A씨는 “경찰이 여론에 떠밀려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법정에서 유무죄를 가릴 것”이라 반발했다고 한다.
 
경찰은 쌍둥이 자녀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임에도 A씨를 교무부장 직위에서 배제하지 않고 정답 유출을 방조한 혐의로 입건된 전 숙명여고 교장·교감, 고사총괄 교사 3명에 대해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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