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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글중심] “티셔츠 문제 아냐” 한일 갈등 재조명한 BTS 나비효과

 
[연합뉴스]

[연합뉴스]

‘월드스타’ BTS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일본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BTS의 방송출연이 최근 잇따라 무산됐는데, 그 원인이 한 멤버가 과거에 착용한 티셔츠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광복을 소재로 한 이 티셔츠에는 ‘애국심’, ‘우리의 역사’, ‘해방’, ‘대한민국’ 등의 영문 문구와 함께 광복을 기뻐하는 사람들과 일본에 떨어진 원폭 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일본 한 매체가 원폭 사진을 반일이라 문제 삼으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방송출연 취소로 이어진 겁니다.

 
그런데 사건의 맥락을 보면 어딘가 이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문제가 된 티셔츠를 실제 착용한 것은 1년 전인 데다가, 이 티셔츠가 매체에 최초 등장한 시기가 지난 3월이기 때문입니다. 반년도 더 지나도록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돌연 이를 문제 삼은 것은, 지난달 우리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강제징용 배상명령 판결을 내린 것과 연관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일본 정부가 판결에 강하게 반발하자 문화계에서 ‘촌탁(忖度)’, 일본어로 ‘손타쿠(そんたく)’라고 하는 ‘알아서 기분 맞추기’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네티즌들은 일본이 원폭 폭발 장면이 담긴 티셔츠를 입고 자국을 방문한 영국 배우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을 직접 빗댄 가사를 쓴 미국 가수는 문제 삼지 않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그간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만 거론됐던 한일관계가 이번 사건을 통해 세계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수의 외신에서 이번 사태를 다뤘고, 특히 미국의 빌보드와 영국의 BBC는 일제강점과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의 배경을 거론하며 단지 티셔츠 한 장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논쟁이 활발합니다. 비 아시아권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한일 갈등이 이번 사건으로 재조명된 셈입니다.
 
국내외 온라인에는 인류의 역사에서 다시 반복되지 말아야 할 비극을 가볍게 다룬 것 아니냐는 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반면 BTS의 팬 ‘아미’들은 문제의 티셔츠가 ‘원폭’ 티셔츠가 아니라 ‘광복’ 티셔츠임을 적극 강조하면서,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비에 추모하는 전세계인들은 독일을 미워하느냐?”고 반문하고 나섰습니다. 팬이 아닌 네티즌들도 “그저 대한민국의 독립을 기리는 티셔츠”, “원폭 희생자 중에는 강제징용된 수많은 한국인도 있었다. 반일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BTS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과거의 과오에 대한 인정과 이해 부재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지난달 있었던 국제관함식 욱일기 사건을 떠올립니다. 이미 정치계를 넘어 문화계까지 번진 소모적인 갈등을 해소하려면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e글중심(衆心)’이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 Mama 오늘 '퀸'을 만났어요. 4050, 2030 세대불문 퀸 열풍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오늘의 유머
"원폭은 비극이다. 그리고 참상이다. 군부가 전쟁을 시작했다 해도, 그것이 민간인의 대량살생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그 죽음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 민간인에겐 죄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이자 존엄을 지키는 방법이다. 
뮤지션이 폭탄이라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죽음을 드러내며 자신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방식은 음악사에서 존중받은 적이 없다. 보편가치를 중시해야하는 건, 유엔에서 연설한 경력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보편적 가치인 인간존중을 훼손하며 인간살상을 이미지화하면서, 특수한 가치인 지역 독립 이슈를 기념하는 방식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유엔의 정신일리도 없다.
 
그 뮤지션이 생각이 깊었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빠른 사과는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사과할 시점을 놓쳤다는 것이다. 실수는 할 수 있지만, 바로 잡을 기회는 있었다. 사과에는 지성이 필요하다. 바로 가장 지성을 필요로 할 때, 그 판단력이 소속사에도 해당 뮤지션에도 없었다. 이건 유감인데, 중소 소속사의 한계이기도 하고, 그 회사의 의사결정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 정도 윤리적인, 정치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할 기회를 놓쳤다. 한국의 맹목적 애국주의, 쇼비니즘에 경도된 대중을 의식했던 걸까. 원폭을 기념하며 그들이 얻고자 했던 보편적 가치는 뭘까. 인류에 대한 사랑, 그런 메시지를 전달해 왔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분야에서의 메시지는 무너진 게 아닐까. 
태평양 전쟁이 끝난지 70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홀로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들, 그 뮤지션들의 사과를 실천적으로 막고 있는 그들에게 달력을 보여 줄 사람은 없는걸까. 
 
요약하자면, 그 뮤지션들의 생각없음에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못했지만, 애국대중의 눈치를 보느라 사과할 시점을 놓친 반지성주의에는 상당한 유감을 가진다."
ID’러브액땜얼리’
#엠엘비파크
“최근 강제 징용 배상판결이 있었습니다. 이 소송이 원폭 희생자들과도 관계가 있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강제징용 당한 사람들이 일본 어디에서 일했는지 생각해보면 일본이 피해자라 주장하는 원폭희생자 중 한국인도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계속 원폭에 희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근데 한국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국제사회를 향한 기만이 들통날까봐 한국인 가수로 혐한 여론을 선동 중입니다.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선동되지 않길 바랍니다.“
ID’로떼동‘
#클리앙
“그동안 BTS 의 진심이나 세계시장에서 파급력을 생각할 때 더 아쉬워요. 해외팬들이 싸하게 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본 전쟁범죄와는 별개로 원폭투하는 아직 역사적으로 애매한 평가를 받고 있거든요. 저는 제가 레바논 출신이라 아버지가 미군 폭격으로 죽어나갔더라도 미국 9.11 사진을 프린트해서 유럽 거리를 걷지는 않을겁니다. 그건 미국을 비난하는 방식 중 가장 저급한 수준의 프로파간다이기 때문이죠. 아쉬워요. 다른 좋은 방법들 많은데 왜 그랬나 모르겠어요.”
ID '로이’
#네이버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 홍보하러 일본왔던 론 위즐리 루퍼트 그린트는 아예 원폭사진 크게 컬러 프린팅 된 티셔츠 입고 왔었는데도 아무 말도 안했다. 에미넴도 원폭 조롱 노래 발표했는데도 조용했지. 지들 입장에서 가해자인 미국 영국 연예인한텐 아무 소리 못하고 한국은 식민지배 했던 과거가 있다고 우습게 보고 막 대하는 거지 근본이 글러 먹었어"
ID ‘dmsq****’
#뽐뿌
“대부분 해외 반응의 주는 일본이 불쌍하다는 의견,, 그리고 이런반응은 bts팬이 아닌 입장에서 대부분 나오는 의견일 것이라 보고, 만약 army 라면 좀 더 상세히 일본과 우리의 관계를 알고 지지할거라 봅니다..모든 사람이 방탄 팬이 아니니 저런 의견은 당연할 것이고,, 그나마 방탄팬위주로 사실관계가 알려지는 효과는 있다고 봅니다.. 뭐 결국 이 또한 방탄을 막을 수는 없겠지요,,“
ID’빅_히어로’
#와이고수
“일본이 원폭맞고 뒤진거 불쌍하단 사람들 있는데 조심해라. 그게 일본 논리다. 일본은 전범국인데 원폭 맞은걸로 피해자 코스프레 하고 있다. 원폭 맞은거 동정하면 일본 전범국 논리 동의해주는 거임. 일본은 피해자가 아님. 전범국임“
ID’비트는나의도화지‘
#네이버
“최근 사건만으로 얘기하자면 식민지배에 대한 한국일본 국가 간 합의가 끝났음에도 국가 간 약속을 뒤집은 거랑 방탄 관련해서는 일본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데도 일본 팬들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한마디 하면 될 걸 안 한 거죠. 한국 사람들의 반응도 우리는 일본한테 그래도 된다는 식이라 일본 극우는 물론 전 세계가 다 놀라고 있네요. 방탄이 일본의 죄를 전 세계에 까발린 것 보다는 오히려 한국인들의 사상에 대해 의문을 품는 분위기를 만들어버렸네요.”
ID 'sho_****’
 

김혜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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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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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