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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기 1호기 왔다···F-15K '방구석 전투기' 딱지 뗀다

국내 첫 도입되는 공중급유기 1호기가 김해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방위사업청]

국내 첫 도입되는 공중급유기 1호기가 김해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방위사업청]

 
12일 오후 1시30분쯤 김해공항에 항공기 한 대가 착륙했다. 동체 옆면엔 ‘대한민국 공군’이란 글자가 박혔다. 한국 공군이 첫 공중급유기를 보유하는 순간이었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에어버스 D&S사의 A330 MRTT 공중급유기 1호기가 한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공중급유기는 내년까지 3대가 더 들어온다. 2015년 4월 시작된 공중급유기 도입사업의 예산은 1조 5000억원이다.
 
공중급유기는 비행 중인 항공기에 연료를 대주는 지원기다. 김형철 전 공군참모차장은 “공중급유기의 도입으로 한국 공군의 능력은 더 향상됐다”며 “특히 전투기의 작전 반경과 시간을 늘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투기는 작전 반경이 중요하다. 막강한 무장이라는 ‘스펙’이 화려해도 작전 반경이 보잘 것 없으면 ‘방구석 전투기’에 불과하다. 또 무장을 늘려 전투 능력을 확장할 경우 연료를 줄여야 해 작전 반경이 줄기도 한다.
  
주변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독도와 이어도에서 비상 사태가 벌어진 상황을 가정할 경우 현재 한국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중 가장 덩치가 큰 대구 기지의 F-15K는 연료를 가득 채워 출격해도 각각 독도에서 30여분, 이어도에서 20여분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서산 기지에서 긴급 출격한 KF-16은 독도에서 10여분, 이어도에선 5분 가량으로 대폭 준다. 
 
현재로선 독도 상공에서 ‘30분 전투기’로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공중급유기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공군 전투기의 작전 반경과 체공 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공중급유기로 연료를 급유하면 전투기의 작전 시간은 1시간 이상 늘어난다. 격렬한 전투 기동을 하면 작전 시간은 1시간보다 줄어들 수는 있지만, 공중급유기가 대기하는 한 공군 전투기는 기름이 부족해 30분 만에 육지로 돌아가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된다.
 
 
군 소식통은 “그동안 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집입한 중국이나 러시아 군용기에 대응하려면 KF-16은 작전 시간이 짧기 때문에 여러 개의 편대를 나눠 발진해야 했다”며 “공중급유기가 있으면 1개 편대로 오랫동안 초계할 수 있어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영공 수호에 필요한 공중급유기 도입이 늦어진 이유는 제한된 예산을 우선은 전투기 도입과 개발에 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형철 전 차장은 “그동안 공중급유기의 필요성을 누구나 인정했지만, 전투기가 더 시급하다는 의견에 밀려 사업이 늦춰졌다”고 말했다.
 
공군은 공중급유기 1호기가 품질 요구조건의 충족 여부를 결정하는 수락검사를 통과하면 다음 달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수락검사 기간 공중급유기를 띄워 F-15K와 KF-16 전투기에 실제 공중급유를 해보는 훈련도 한다. 공군은 이미 공중급유기 조종사와 정비사, 급유 통제사 등을 선발해 사전 교육을 마쳤다. 공중급유기가 급유할 수 있는 기종에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 40대가 도입될 F-35A도 있다.
 
이번 공중급유기는 길이가 59m이며 날개 폭은 60m, 높이는 17m이다. 적재할 수 있는 최대 연료량은 111t이다.
 
공중급유기는 수송기로 쓸 경우 최대 37t의 화물, 또는 300여 명을 실을 수 있다. 여차하면 지난달 태풍 ‘위투’로 사이판에 고립된 국민 이송과 같은 임무에 투입될 수도 있다. 군사 전문지 디펜스타임즈의 안승범 대표는 “공중급유기 4대로는 현재 410여 대인 전투기를 충분히 지원하긴 힘들다”며 “앞으로 최소 4대를 더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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