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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단교” 日우익 혐한 집회…강제징용 판결에 고개 든 ‘손타쿠’

방탄소년단(왼쪽)과 일본 우익들의 2017년 혐한 집회(오른쪽) [연합뉴스]

방탄소년단(왼쪽)과 일본 우익들의 2017년 혐한 집회(오른쪽)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명령 판결과 관련해 일본 우익 단체들의 혐한 집회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일본 방송국이 연달아 방탄소년단(BTS)의 출연을 취소하며 한일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코드에 '알아서' 맞추는 이른바 '손타쿠(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함)' 문화가 작동해 일본 여론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시 고개 든 日우익단체 혐한 집회 
10일과 11일 오후 일본 도쿄역과 긴자 등 일본 도심의 번화가에는 일본 극우 세력들이 주최한 혐한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명령 판결에 분노하며 한국과의 단교를 주장했다. 이들은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단체로 들고 "한일 기본조약을 준수하지 않는 한국과 단교하자", "일본의 미래인 아이들을 위해 한국과 관계를 끊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심지어 강제징용 판결과는 관계가 없는 "다케시마(독도)를 돌려줘"라는 구호까지 외치며 원색적인 주장을 이어갔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일본 경찰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우익 시위대의 과격 행위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도 시위대에 접근하는 것을 자제하는 등 신변 안전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일본 우익 단체의 혐한 시위는 일본 정부가 한반도 화해 분위기에 이어 한국에 화해 제스처를 취하며 잠잠해졌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관련 판결을 두고 일본 정부가 연일 초강경 대응에 나서자 우익 단체들의 집회가 다시 일어나는 분위기다.  
 
정부에 맞춰 '알아서' 입장바꾼 방송국과 신일철주금 
BTS 멤버 지민이 착용했던 티셔츠 [사진 유튜브 캡처]

BTS 멤버 지민이 착용했던 티셔츠 [사진 유튜브 캡처]

손타쿠는 대중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9일 일본 아사히TV는 예정됐던 방탄소년단(BTS)의 촬영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이어 10일에는 BTS의 연말 일본 TV방송 출연이 전면 취소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들은 과거 BTS 멤버들의 의상과 발언을 문제로 지적하며 일방적인 취소를 통보하고 있다. 멤버 지민은 과거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투하된 사진과 광복절 기념 디자인 의상을 입은 바 있다. 또 BTS 멤버 RM은 지난 2013년 SNS를 통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습니다. 쉬는 것도 좋지만 순국하신 독립투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하루가 되길 바라요. 대한 독립 만세"라고 썼다. 일본의 일부 극우 매체들은 방탄소년단이 "반일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일본 매체들이 일본 정부에 맞추기 위해 '알아서'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평가한다. 
 
과거 '대법원판결 수용' 방침을 시사했던 신일철주금도 말을 바꿨다. 지난 2012년 6월 신일철주금 상무는 주주총회에서 한국의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어떤 경우에도 법률은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막상 한국 대법원의 판결 당일 발표한 입장 자료에서는 "일본 정부의 대응 상황 등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지침에 따를 뜻임을 시사했다. 
 
"불쾌하다" vs "방탄소년단 지켜줄게요"
한편 일본 우익 단체들의 막무가내 주장이 이어지자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와 일본 여론이 찬반으로 나뉘고 있다. 10일과 11일 우익단체들의 집회 도중에는 헤이트 스피치 반대파가 등장했다. 헤이트 스피치는 특정 인종에 대한 혐오 발언에 반대하는 이들로, 이날 '혐한'을 외치는 일본 우익 단체에 맞불 시위를 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도심에서 마주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BTS 일부 팬들도 일본 방송국의 일방적인 출연 취소 통보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오는 13~14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공연을 앞두고, 지난 10일 BTS가 하네다 공항에 입국하자 일본 내 찬반양론이 더 치열해졌다. 일부 팬들은 "입국시켜서는 안 된다" "불쾌하다"는 반응을, 또 다른 편에서는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다"는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일본 팬들은 '방탄소년단 지켜줄게요'라는 한글 해시태그와 함께 팬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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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