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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제주산’ 귤…북한에 보낸 선물의 ‘의미’는?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군 수송기에 제주산 귤을 싣고 있다. 평양으로 보내는 귤은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때 북측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남측이 답례하는 것이다. [뉴시스]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군 수송기에 제주산 귤을 싣고 있다. 평양으로 보내는 귤은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때 북측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남측이 답례하는 것이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송이버섯 선물에 대한 답례로 ‘주산’ 귤을 선택했다.

 
청와대가 11일 우리 군(軍) 수송기를 통해 제주산 귤을 북한 평양으로 보낸 것을 두고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귤을 보낸 시기와 귤이라는 품목이 갖는 의미 등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오늘 오전 8시 우리 군 수송기 4대가 제주공항을 출발해 오전 10시 평양에 도착한 뒤 오후 1시에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귤은 모두 200톤(t)으로 10kg들이 상자 2만개에 담겼고 11~12일 이틀에 걸쳐 하루에 2번씩 모두 4차례로 나뉘어 운반된다.
 
평양으로 보내는 귤은 지난 9월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당시 김 위원장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우리 측이 답례하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미상봉 이산가족 중 고령자를 우선해 송이버섯 500g씩을 선물했다.
 
김 대변인은 “귤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이고 지금이 제철이라 선정됐다”며 “귤을 대량으로 보내 되도록 많은 북한 주민이 맛을 보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물의 원산지인 제주도는 김 위원장 외조부인 고경택의 고향이다. 지난 2014년에는 제주도에 김 위원장 외가의 가족 묘지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또 한 번 화제가 됐었다.
 
고경택은 1913년에 제주에서 태어나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일본에서 김 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 등 3남매를 낳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고경택은 북한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제주 봉개동에는 고경택의 허묘(虛墓)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은 북한의 백두산에 비견되는 우리나라의 대표 산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한 북악산 등반 자리에서 김 의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면 한라산에 함께 오르는 일정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문 대통령은 “지난번에 제가 (북한에서)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 실제 김 위원장이 답방했을 때 어딜 가야 할지 조금 걱정이 된다”며 “(우리 속담에)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에 올랐고 두 정상은 나란히 걸으며 '친구'처럼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전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당시 임동원 국가정보원장에게 제주의 아름다움을 언급하며 “앞으로 정상회담을 제주도와 한라산, 백두산을 오가면서 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말했다.
 
실제 정상회담 이후 추석 무렵 당시 대남 비서인 김용순 비서가 남측을 방문해 제주도를 다녀가기도 했다.  
 
당시 10대였던 김 위원장의 머릿속에도 남북정상회담과 북한 최고위급 당국자의 서울 및 제주도 방남의 잔상은 깊게 남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11월에 ‘귤 대북특사’의미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가운데)과 천해성 차관(왼쪽),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9월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가운데)과 천해성 차관(왼쪽),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9월 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청와대가 이날 북한에 귤을 보낸 것은 시기 면에서 절묘하다는 평가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북미고위급 회담이 갑작스럽게 연기된 직후라는 점에서다. 당초 청와대는 북미가 ‘8일 고위급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가졌다.
 
특히 청와대 안팎에선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된다면 이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도 직접 연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고위급회담이 전격 연기되면서 북미 사이 갈등이 해소되거나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이뤄지기는 다소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귤이라는 품목 자체에 주목한다.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바라는 문 대통령의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함께한 북악산 등반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면 제주 한라산에 함께 오르는 일정도 소화가 가능하다고 했었다.
 
아울러 일련의 상황에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서호 청와대 통일정책비서관의 이날 동반 북한행(行)에도 눈길이 쏠린다. 두 사람 모두 우리 대북정책의 핵심을 맡고 있고 천 차관의 경우, 앞서 두 차례 대북특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사실상 ‘귤 특사’가 된 두 사람이 결국 누구를 만나고 어떤 얘기를 나누고 돌아올지가 관건이 된 셈이다.
 
천 차관의 카운터파트는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지만 ‘청와대의 선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과의 만남이 있을 수 있다. 귤 수송은 12일까지 이틀간 네 차례에 걸쳐 이뤄질 예정인데 천 차관과 서 비서관은 1회차(11일 오전 8시)만 방북하고 오후에는 돌아온다.
 
청와대는 ‘대북 귤 선물’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뉴스1을 통해 “북한이 송이를 보내왔을 때부터 내부적으로 답례품을 고민해왔고 이왕이면 북측이 맛보기 어려운 것 중에 하자고 의견이 모였던 것”이라며 “지금 우리나라에서 귤이 막 나는 시점이고 그래서 귤 소비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점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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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