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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티 건축물 안전 강화안 탁상행정 우려”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3층 이상 필로티 건축물 구조 강화 방안에 대해 ’근본 대책이 아니다“며 ’감리 업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롤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대한건축사협회]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3층 이상 필로티 건축물 구조 강화 방안에 대해 ’근본 대책이 아니다“며 ’감리 업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롤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 대한건축사협회]

“필로티(벽 없이 기둥으로 건물을 떠받치는 방식) 구조로 지어진 건축물의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는 동의해요. 하지만 방법론이 문제입니다. 정부가 법 개정을 졸속으로 추진하면서 부작용이 생길까 우려됩니다.”
 
최근 서울 서초동 대한건축사회관에서 만난 석정훈(62) 대한건축사협회장은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필로티 건축물 구조 강화 방안은 “근본 대책이 아니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 방안엔 3층 이상 필로티 구조 건축물을 지을 때 설계 단계에선 건축구조기술사, 감리 과정에서는 건축분야 고급기술자 이상 관계전문기술자(건축구조기술사 포함)의 검토를 거쳐야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11월 포항 지진 발생 당시 직격탄을 맞았던 필로티 건축물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동안은 6층 이상 건축물만 건축구조기술사의 확인을 받았다. 이런 내용이 담긴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9월 입법예고를 끝내고 법제처 심사를 받고 있다. 국토부는 바뀐 법을 연내 시행할 계획이다.
 
석 회장은 우선 정부의 ‘기본 진단’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항 지진 때 불거진 필로티 건축물의 문제는 다세대·다가구 주택 같은 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감리 부실”이라며 “감리 건축사의 업무를 강화하거나 벌칙 조항을 신설하는 게 현실적 대안이지, 제3의 전문가를 개입시키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필로티 시공 과정을 사진 등으로 남기도록 하는 방법으로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 개정을 통한 ‘처방’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석 회장은 “건축구조기술사가 전국적으로 1000여 명에 그치는 등 관련 전문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수많은 소규모 건물의 공사 감리를 맡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불필요한 비용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공정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나온 석 회장은 대한건축사협회 서울특별시건축사회 회장, 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9월 열린 ‘UIA 서울 세계건축사대회’에선 조직위원장을 역임했고, 지난 3월 32대 건축사협회장으로 취임했다. 대한건축사협회는 1965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법정 건축사 단체다. 공인 건축사 자격을 갖춘 1만5370명(8월 말 기준)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협회는 건축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 안전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건축사의 역할 등을 제대로 알리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석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건축은 사유재인 동시에 사회를 구성하는 공공재 역할을 한다”며 “국민 삶의 질 측면이 아닌 부동산 등 경제적 가치로 바라보는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부의 도시재생 정책 등에도 적극적인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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