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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덮친 임대료 폭탄 … 삼청동 이어 서촌, 다음은 익선동?

공실 상태인 서울 서촌의 한 빌딩. 임대료 분쟁을 겪은 후 3년째 건물 전체가 비어 있다. [중앙포토]

공실 상태인 서울 서촌의 한 빌딩. 임대료 분쟁을 겪은 후 3년째 건물 전체가 비어 있다. [중앙포토]

삼청동은 쇠락은 2010년 이후 급격하게 오른 임대료가 한몫했다. 익명을 요구한 삼청동의 한 음식점 대표는 “상권이 뜨면서 원래 건물주 중 80%는 팔고 나갔다. 지금 삼청동의 건물주는 대부분 외지인”이라고 말했다.
 
임대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솎아내기’를 겪은 상권은 개성도 사라지기 마련이다. 한옥에서 즐기는 와인, 오래된 LP 바를 지금 삼청동에서 찾기는 힘들다. 아기자기한 공방 대신 어디에나 있는 기념품 가게가 자리를 잡았고, 맛집이 빠진 자리에 브랜드 의류·액세서리 숍이 들어섰다.
 
삼청동의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김은경씨는 “음식 장사로는 임대료 인상 속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반면 옷 가게는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적게 들어 그나마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곳곳에 들어선 외국어 간판도 삼청동의 멋을 깎아내렸다. 삼청동 중에서도 그나마 상권이 살아있는 북촌로5가길, 삼청파출소에서 ‘키엘’ 매장에 이르는 약 200m에 늘어선 40여 곳의 상점 중 절반가량은 외국어 간판이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인기를 끌었던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이 삼청동과 유사한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삼청동의 바통을 물려받은 서촌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역시나 급격한 임대료 인상이 원인이다. 지난 6월 벌어진 ‘궁중족발폭행사건’은 이를 대변한다. 임대인·임차인 간 임대차 분쟁이 결국 폭행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이 일로 서촌의 이미지는 추락해 유동인구는 더 줄었다.
 
삼청동·서촌에 이어 뜨고 있는 익선동 골목. 하지만 최근 2~3년새 임대료가 급등했다. [중앙포토]

삼청동·서촌에 이어 뜨고 있는 익선동 골목. 하지만 최근 2~3년새 임대료가 급등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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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익선동이 떠올랐다. 종로3가역 주변, 좁은 골목을 따라 한옥이 오밀조밀 자리한 곳으로 뜨는 이유는 삼청동·서촌과 비슷하다. 하지만 익선동의 임대료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익선동은 지난 2015~2016년 1년 새 임대료가 15%가량 올랐다. 상대적으로 상권이 작아 임대매물이 많지 않다 보니 상가별로 임대료와 권리금 등의 격차도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서촌에서 부동산을 하는 이상암 공인중개사는 “삼청동과 서촌의 지금이 익선동이 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똑같은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상권은 늘 부침이 있었다. 1980~90년대엔 강남이 변화의 중심이었다. 80년대 후반 방배동 카페거리를 시작으로 90년대 중반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가 인기를 끌었고, 이후 청담동과 가로수길(신사동)이 주목받았다. 2000년대 이후엔 강북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태원 경리단길을 비롯해 망리단길(망원동 일대), 최근엔 성수동 일대가 카페 골목으로 인기를 끌었다.
 
20년 전, ‘오렌지족’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서울을 대표하는 상권이었던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이후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며 지금까지 고전하고 있다. 한때 가장 핫한 골목이었던 경리단길도 요즘은 예전만 못하다. 문제는 자연스럽게 바통을 넘겨주는 게 아니라 급격한 임대료 상승으로 원래 있던 주민과 상인들이 빠져나가면서 상권이 공동화되는 것이다. 삼청동·압구정 등에 빈 상가가 넘쳐나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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