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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명의’보다 ‘명팀’ 육성에 주력, 중증 대장암 완치 도전한다

특성화센터 탐방 고대구로병원 대장암센터
고대구로병원 대장암센터는 재발·전이된 대장암 환자의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 매주 8개 진료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을 연다. 프리랜서 조혜원

고대구로병원 대장암센터는 재발·전이된 대장암 환자의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 매주 8개 진료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을 연다. 프리랜서 조혜원

 
 대장암은 세계에서 한국인이 가장 잘 걸리는 암이다. 암 사망 원인으로는 폐암·간암에 이어 세 번째다. 뚜렷한 증상이 없고
 
내시경 검진을 기피하는 탓에 환자 절반 이상이 3기 이후에 암을 발견한다. 고대구로병원 대장암센터는 오래전부터 이런 대장암의 발생 패턴에 주목했다. 대장암의 진정한 ‘완치’를 목표로 다학제
 
협진과 로봇수술, 유전자 검사 등 전방위 치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중증 대장암 환자의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르는 고대구로병원 대장암센터를 찾았다. 
 
박모(73)씨는 지난해 11월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대장은 물론 간 곳곳에 암이 퍼져 치료가 어려운 상태였다.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탓에 충격은 더욱 컸다. 의료진은 즉시 다학제 협진을 열고 박씨의 치료 계획을 논의했다. 내과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토대로 효과적인 표적항암제를 선정했다. 외과는 항암 치료로 암의 크기를 줄이면 대장암·간암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며 박씨를 안심시켰다. 박씨는 이후 매달 두 차례씩 항암 치료를 꾸준히 받았고 마침내 지난 5월 대장암과 전이된 간암을 동시에 떼는 수술에 성공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건강한 모습으로 남은 미세 간암을 제거하기 위한 항암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대장암센터는 10여 년 전부터 말기 대장암 치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핵심은 2009년 시작한 다학제 협진이다. 대장항문외과·종양내과·영상의학과 등 8개 진료과가 모여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다. 최근에는 의료진이 환자·보호자에게 치료의 방향·목표를 직접 설명해주는 환자 참여형으로 협진의 영역을 확대했다. 민병욱(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의 신뢰가 쌓이면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료진 함께 최적 치료법 찾아
 
다학제 협진의 주요 대상은 암이 재발했거나 3기 이상으로 악화한 대장암 환자다. 다른 암과 달리 두 차례 이상 협진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칼을 대지 않는 말기 암이라도 항암·방사선 치료 후 결과에 따라 수술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대구로병원이 대장암 ‘명의’보다 ‘명팀’을 키우는 데 주력하게 된 배경이다. 이선일(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뇌·뼈 등 수술이 불가능한 곳에 대장암이 전이된 경우는 4% 미만”이라며 “다른 곳에서 포기한 환자도 표적항암제 등 적극적인 항암 치료로 전이암의 크기와 개수를 줄인 후 수술을 통해 암을 완치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술에서도 ‘전문성’을 강조한다. 간·폐로 전이된 암은 간담췌외과·흉부외과 등 전문 의료진이 집도해 효율성을 높인다. 이 교수는 “수술로 인한 환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장암과 전이암은 대부분 동시에 수술한다”고 설명했다. 골반 깊숙이 위치한 직장암의 치료에는 로봇수술을 적극 활용한다. 암 주위를 10배 이상 확대할 수 있어 신경 손상이 적고 배뇨·성기능 장애 위험이 작다.
 
 
대장암 적정성 평가 5년 연속 1등급
 
환자를 향한 의료진의 노력은 자연히 치료 성적 향상으로 이어진다. 고대구로병원의 3기 대장암 환자 5년 상대생존율은 85%에 달한다. 4기 대장암 생존율은 40%로 국내 의료기관 평균(19.3%)보다 두 배가량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대장암의 진단·치료 과정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결과, 2012년부터 5년 연속 최상위인 1등급을 획득하며 ‘대장암 치료 잘하는 병원’에 이름을 올렸다.
 
 
 
고대구로병원은 대장암의 예방·관리를 위해 정밀의학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수술 환자의 2차 암 발생 여부를 철저히 예측·관리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보호자에게 유전자 검사의 필요성을 교육하기도 한다. 올해부터는 대장암의 진단·치료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한국형 정밀의료 서비스 ‘닥터 앤서(Dr.Answer)’ 개발에도 착수했다. AI를 활용해 종전의 2차원 진단 결과를 3차원 영상으로 변환하고 이를 분석해 대장암의 위치나 항암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선일 교수는 “일반인도 자신의 몸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관련 프로그램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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