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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의 빅엿' 쓴 서기호 전 판사, 양승태 대법원이 고의로 잘랐나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이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자신의 판사 재임용 탈락과 불복 소송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서 전 의원이 2011년 12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연합뉴스]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이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자신의 판사 재임용 탈락과 불복 소송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서 전 의원이 2011년 12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연합뉴스]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서기호(48) 전 정의당 의원을 판사 재임용에 고의로 탈락시켰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11일 오후 서 전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피해 사실을 묻고 증거자료 등을 제출받았다. 조사 전 취재진과 만난 서 전 의원은 “사법농단 사태는 2012년 조직 장악을 위해 저를 본보기로 찍어낸 사건부터 시작됐다”며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판사들에 대한 통제, 상고법원을 통한 재판거래 등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서 전 의원은 판사로 재직하던 2012년 1월 페이스북에 ‘가카 빅엿’ 등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됐다. 한 달 뒤 불량한 근무 평가 등을 이유로 재임용이 거부됐다. 1988년 법관 재임용 심사 제도가 도입된 이후 25년 동안 다섯 번째 재임용 탈락자였다. 서 전 의원 탈락으로 수도권에서는 판사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판사 회의는 2009년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재판에 개입한 논란으로 열린 지 3년 만이었다.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자 차한성 당시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직접 글을 올려 “법관 연임심사는 신분과 독립의 철저한 보장이라는 이념 아래 이뤄져왔고 부적격 판단을 받은 법관은 극소수에 불과했다”며 “올해에도 종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극소수 법관만 부적격 판단이 내려졌다”고 해명했다. 차 전 대법관은 지난 7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지연시키고 재판 결과를 왜곡하려 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서 전 의원은 같은 해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재임용 탈락 불복 소송을 냈으나 2017년 3월 최종 패소했다. 최근 법원행정처의 법관 인사자료를 압수 수색을 한 검찰은 서 전 의원의 재임용 탈락 과정에 위법이 없었는지 파악하는 한편 서 의원의 인사와 재판에 박병대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 등 행정처 고위 판사들이 관여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지난 7월 공개된 법원행정처 문건 중에는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대국회 전략’이라는 제목에 서 전 의원에 대해 “본인의 재임용 탈락 다투는 행정사건 매개로 탄압·투사 이미지 표출”이라며 “신속한 사건 종결로 국면 전환, 설득의 주도권 확보”라는 문구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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