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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주행 수업 도중 황당 합격…"운전학원 6개월 운영정지는 정당"

한 자동차 운전전문학원의 장내 주행 코스 모습.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한 자동차 운전전문학원의 장내 주행 코스 모습.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시험을 치르지 않은 수강생을 교육 도중 합격시켜준 운전학원에 6개월 동안 운영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북 익산의 한 운전전문학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것은 이 학원 수강생인 김모씨가 관할 경찰청에 "시험을 치른 적이 없는데 합격했다"고 알리면서다. 
 
김씨는 "학원에 입학한 지 이틀 후, 장내기능교육 2시간을 받고 시험을 보기 위해 대기실에 앉아 있었는데 셔틀버스 기사 아저씨로부터 '차에 안 타느냐' '합격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혼자 앉아 시험을 치른 적이 없는데 합격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다"고 제보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전북경찰청은 조사 결과 "김씨의 장내기능 교육시간에 검정원 유모씨가 학원 통제실 컴퓨터 시간을 조작해 기능검정시험을 실시했다"고 봤다. 해당 학원에 180일 운영정지 처분을 내리게 된 이유다.
 
하지만 학원 측은 "합격 조작은 없었다"며 억울해했다. 조작을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 로그파일이 시스템에 기록됐다면 검정원 유씨가 프로그램의 시간을 조작했는지 여부를 똑똑히 알 수 있을텐데, 로그파일은 시스템에 기록되지 않았다. 
 
또 "검정원이 조작을 했다고 해도 학원이 그를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없고, 수강생 김씨가 손해를 본 것도 아니며, 이전에 이런 일로 처분을 받은 적도 없는데 180일의 영업정지는 너무 심했다"는 게 학원의 입장이다. 
 
전주지법. [연합뉴스]

전주지법. [연합뉴스]

 
전주지법 행정2부(부장 이현우)는 이 학원이 전북경찰청을 상대로 운영정지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지난 9월 20일 경찰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수강생 김씨가 시험을 치른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교육시간 중 시험을 치른 것으로 돼 합격처리됐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경우 교통안전에 큰 위협을 가져올 수 있고, 시험 조작을 단순 부주의나 오류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청의 처분에는 잘못된 점이 없다"고 봤다.
 
김씨가 교육을 받았다는 강사 이모씨가 "응시자격 없는 김씨가 시험을 치르는 것을 알면서도 옆에 동승해 부정한 면허취득을 도왔다"는 진술을 경찰에서 한 데다, 검정원 유씨도 "응시자격이 없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검정을 실시한 적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학원 측은 "수강생 김씨를 위해 학원이 나서서 장내교육 시간을 조작할 동기가 없지 않느냐"는 주장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시험 시간을 줄이면 수용할 수 있는 수강생 수를 늘리고, 운전면허를 쉽게 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더 많은 수강생을 유치할 수 있다"면서 "(시험 조작은) 학원의 수익증대라는 개인적·경제적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학원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건은 지난달 5일부터 2심 재판부인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행정1부에서 심리 중이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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