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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중국탓?···심증 있지만 증거 못찾는 이유 셋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뉴시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뉴시스]

 
출·퇴근길 무렵이면 목이 칼칼합니다. 뿌연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지만, 마스크는 불편하기만 합니다. 더욱 절망적인 건 언제까지 견뎌야 할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미세먼지 얘깁니다.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달 4일부터 주말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미세먼지주의보 기준(90㎍/㎥) 이상인 날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재난 수준으로 미세먼지 대책을 세우겠다며 다양한 관리 강화 대책을 내놨습니다. 미세먼지 배출원인 경유차에 대한 규제도 포함합니다. 
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뉴시스]

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서풍을 타고 오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이번에도 빠졌습니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국내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만 잔뜩 내놨습니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선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이 빠졌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렇다면 중국발 미세먼지의 국내 기여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환경부는 평상시 미세먼지의 경우 국외 영향이 30∼50%라는 입장입니다. 이와 비교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경우에는 국외 영향이 60∼80%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빈약한 데이터밖에 확보하지 못한 건 미세먼지의 국내·외 영향에 대한 제대로 된 과학적 실험 데이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강남 모 여고 시험 답안 유출 사건이 불거졌을 무렵 ‘심증은 충분하지만, 증거가 없다’는 교육청 발표와 닮은꼴입니다.
 
그렇다면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검증하는 게 왜 까다로운 걸까요.
 
첫째로, 미세먼지 이동통로가 되는 대기권이 상상 이상으로 광활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지상에서 10㎞까지 대기권이라 말합니다. 서울시 전체 면적은 605 ㎢이지만, 서울시 대기는 6050 ㎦로 비교할 수 없을 넓고 광활합니다.
 
둘째는 측정장비 문제입니다. 미세먼지 이동로를 조사하기 위해선 기상 항공기가 꼭 필요합니다. 이를 조사할 수 있는 건 기상청이 보유한 기상 항공기가 유일합니다. 기상 항공기가 365일 24시간을 돌아다닌다고 하더라도 미세먼지를 측정할 수 있는 지역은 한계가 있습니다.

 
NASA가 운영하고 있는 공기질 측정 항공기 DC-8의 모습. 민간 항공기를 공기질 연구에 맞춰 개조했다. [사진 NASA]

NASA가 운영하고 있는 공기질 측정 항공기 DC-8의 모습. 민간 항공기를 공기질 연구에 맞춰 개조했다. [사진 NASA]

 
셋째는 북한이란 '음영지역'의 존재입니다.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중 상당 부분은 북한을 통해 들어오고 있지만, 분단이란 특수성 때문에 이 지역에서 미세먼지 연구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북한 지역의 미세먼지 발생 및 유입 경로를 검증하지 않고선 반쪽짜리 결과에 불과합니다.
 
이 지점에서 상공에 떠 있는 인공위성을 이용하면 되지 않냐는 궁금증이 생기실 분이 있을 겁니다. 인공위성은 미세먼지 예보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인공위성으론 10㎞에 달하는 대기권을 속속들이 살피기 힘듭니다. 이는 인공위성을 활용한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가 60% 수준에 그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빈틈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중국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선 과학적 분석 결과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마련된 데이터가 적습니다. ‘심증은 있지만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얘깁니다.
 
NASA의 DC-8 내부 모습. 대당 3~7억원에 달하는 공기질 측정 장비 26대가 항공기 내부에 빼곡히 들어 차있다. [사진 NASA]

NASA의 DC-8 내부 모습. 대당 3~7억원에 달하는 공기질 측정 장비 26대가 항공기 내부에 빼곡히 들어 차있다. [사진 NASA]

그나마 미세먼지의 국외 발생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과학 데이터는 2016년에 진행된 연구입니다. 환경부와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으로 진행한 2016년 ‘한·미 대기질 합동연구’가 그것입니다. NASA 항공기 DC-8은 서해와 동해 일부 지역에서 미세먼지를 샘플을 확보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 내 초미세먼지의 52%가 국내에서 생성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나머지 34%는 중국 내륙에서 9%는 북한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2016년 조사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NASA 항공기가 서해와 동해 등 일부 지역에서만 데이터를 수집했기 때문입니다. 서풍 영향으로 국외발 미세먼지 유입이 증가하는 겨울이 아닌 여름 무렵에 연구가 진행된 것도 당시 조사를 일반화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선 충분한 예산 확보가 우선입니다. 환경부가 마련한 2019년 대기오염측정망 구축 예산은 472억원입니다. 이밖에 한·중 대기질 연구 등에 160억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과학적 검증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2주간 진행된 한·미 대기질 합동연구에는 280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언제까지 국외발 미세먼지를 '추정'만 하고 있을 건가요.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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