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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기가 오고있다”…96년 전, 유대인 아인슈타인이 쓴 편지

앨버트 아인슈타인 [중앙포토]

앨버트 아인슈타인 [중앙포토]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히틀러 집권 10여년 전 나치의 부상과 독일의 미래를 걱정하며 쓴 편지가 공개됐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다음 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그의 편지가 경매에 부쳐진다.  
 
공개된 편지는 아인슈타인이 1922년 8월 여동생 마야에게 쓴 편지로 독일의 극우주의와 반유대주의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독일 태생의 유대인인 아인슈타인은 당시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피해 모처에 은신해 이 편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아인슈타인은 편지에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암흑의 시대(dark times)가 오고 있다"면서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쳐 나올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적었다. 그는 여동생에게 "사람들은 모두 내가 여행 중으로만 알고 있다. 누구도 내가 이곳에 있는지 모른다"라며 "나를 걱정하지 마라. 독일 동료들이 반유대주의적이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있다"고 안부를 전했다.  
 
발신 주소는 적혀 있지 않지만, 독일 북부 항구도시 킬(Kiel)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당시는 아인슈타인의 친구 발터 라테나우가 극우 반유대주의자들에 의해 암살된 이후로, 아인슈타인도 신변의 안전을 위해 독일 북부로 피신해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편지는 과거에도 공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 편지는 나치 테러가 시작되기 전 불안한 정세 속에서 쓰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매를 담당한 이스라엘 경매회사 '케뎀'의 머러 에런 공동대표는 "이 편지는 1923년 '뮌헨 맥주홀 폭동' 한 해 전에 쓰였다. 뮌헨 맥주홀 폭동은 나치의 첫 쿠데타로 기록돼 있다"면서 "나치 테러가 있기 한 해 전, 아인슈타인의 머리와 가슴에 맴돌던 그의 생각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익명의 수집가에 의해 공개된 이 편지는 1만2000달러(약 1300만원) 정도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인슈타인은 유럽의 뿌리 깊은 반유대주의 속에서도 독일과 스위스 등을 오가며 활동하다가 1933년 나치가 집권하자 미국으로 망명해 1955년 사망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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