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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관료형, 로봇이라는 별명도

문재인 정부 제2기 경제팀을 이끌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지명됐다.
 
홍 후보자는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행시 29회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주로 예산과 경제정책 등을 다뤘다.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으로 일할 당시 홍 후보자는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실 정책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노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질 높은 정책혁신에 앞장섰다는 평가와 함께 이례적으로 격려금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경제관료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갖췄고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조정실장으로서 정책 이해도도 높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았다. 최근 라돈 침대 문제가 불거졌을 때 직접 우체국 택배원들과 함께 주택을 돌며 종일 매트리스 수거에 나서면서 안전성 문제를 불식시켰다. 칭찬에 인색한 이낙연 총리가 그의 업무 처리에 만족해했고, 청와대에 부총리로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처 간 업무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청와대가 그간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김동연 전 부총리 간의 갈등 기류가 노출된 상황에서 그를 경제 사령탑으로 중용한 이유다. 강원도 춘천 출신이라 지역색이 덜하다는 점도 발탁의 배경으로 꼽힌다.
 
관가에서 홍 후보자는 ‘성실함’의 대명사로 불린다. 거의 매일 새벽같이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 전형적인 일 잘하는 관료형으로 ‘로봇’이라는 별명도 있다. 그와 함께 일을 한 전직 차관급 인사는 “내가 아는 공무원 가운데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며 “오전 6시부터 일하는 스타일이라 기재부 후배들이 많이 힘들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 후보자는 기재부 대변인 시절 출입기자들로부터 “1단 기사도 1면 톱기사를 쓰듯 업무에 공을 들이는 관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예산·재정 분야 외의 경험도 많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초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으로 임명돼 창조경제와 연구개발, 과학기술전략 정책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정권을 넘나들며 청와대에서 일한 적도 여러 번이다. 미국 워싱턴 주 정부 예산부에서 1년간 파견 근무를 했고, 2007년부터 3년간 주미대사관 공사 참사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 미국 현지에서 담당 관료를 접촉하며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데 숨은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홍 후보자가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국무조정실장으로는 적임이지만 정무적 판단과 함께 위기의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경제 부총리로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에게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쪽에선 그를 ‘예스맨’으로 보기도 한다. 주변과 큰 마찰을 빚지 않고 윗선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데다 개인 주장을 드러내지 않는 무색무취의 순치형 관료라는 것이다. 청와대가 소득주도 성장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전직 차관급 인사는 “물고기를 잡으라고 하면 바가지로 강에 있는 물을 다 퍼내서라도 물고기를 잡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홍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리 경제는 구조적인 전환기에 들어가 있다”며 “청문회를 통과하면 우리 경제의 역동성과 성장동력, 포용성을 확보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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