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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탐사] 무혐의 땐 무고죄·명예훼손 부메랑 … 신고했다 낭패 본 피해자들

’나는 거짓말 하지 않았어요“ 성추행 신고를 했다가 무고죄 처벌 위기에 놓인 부현정씨. [김경빈 기자]

’나는 거짓말 하지 않았어요“ 성추행 신고를 했다가 무고죄 처벌 위기에 놓인 부현정씨. [김경빈 기자]

성폭력을 당해도 피해자가 신고를 꺼리는 큰 이유는 무혐의 처분되거나 무죄 판결이 나면 피해자가 무고죄나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부현정(33)씨는 현재 무고죄의 피고인으로 상고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1·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2014년 7월 부씨는 “회사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선배가 술자리에 불러내 강제로 입을 맞췄다”며 가해자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남성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부씨의 수난이 시작됐다. 부씨의 무고 혐의에 대해 검사는 무혐의 처분했지만 법원은 상대방의 재정신청(법원이 검찰의 기소를 강제해 달라는 신청)을 받아들였다. 부씨는 “재판장이 내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피고인 변호사처럼 추궁했다. 유죄의 확신을 하고 재판을 진행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입맞춤 직전 상황이 담긴 CCTV는 부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장면에 대해 부씨는 “손을 자꾸 강제로 잡아 뿌리치지 못하고 잡힌 채 걸어간 것”이라고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직후 부씨가 상대방을 찾아가 추행에 대해 추궁하고 사과를 받은 녹취록은 부씨가 그를 협박한 증거로 돌아왔다. 상대 남성은 부인과 함께 부씨를 상대로 1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부씨는 “당한 건 나인데 직장을 잃은 것도,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내가 됐다”며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신고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생한 강원도립 영월의료원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A씨(30)도 지난 8월 명예훼손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렸다고 가해자 B씨가 지난 5월 역고소를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피해자로 조사받을 때와 달리 공격적 추궁을 당했다” 고 말했다.  
 
B씨의 혐의에 대한 수사도 문제였다. 검찰은 A씨의 가슴·뒷목·엉덩이 등을 만진 것에 대해선 기소했지만, 뒤에서 신체를 밀착시키거나 어깨나 허벅지에 손을 댄 행위는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A씨는 “검사가 신체 부위에 따라 내 말을 믿을지 말지 결정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탐사보도팀=임장혁·박민제·이유정 기자
김나윤 인턴(성신여대 화학4)
deep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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