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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차마 두고 갈 수 없어서?

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몇 년 전 인터넷에 이런 1인칭 시점 이야기가 떠돌았다. 화자(話者)가 어린아이였을 때, 그 엄마가 ‘좋은 곳에 가자’며 그의 손을 잡아끌기에 신이 나서 따라나섰다. 하지만 엄마는 철도 건널목 앞에 이르러 그의 손을 잡은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곧, 기차가 달려오자 엄마는 잡은 손에 갑자기 아프도록 힘을 주었다. 엄마는 그렇게 아이 손을 부들부들 꽉 잡은 채 기차가 다 지나갈 때까지 서 있다가 손 힘을 풀었다. 다음 기차들이 오고 지나갈 때까지 그 일이 몇 차례 반복됐다. “그때 그 힘준 손의 감촉이 기억에 남아 있어, 지금도 사람과 손을 잡는 게 싫다”로 이야기는 끝난다.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떠도는 이야기였지만 무섭기보다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아이를 데리고 기차에 뛰어들려 했던 그 엄마의 상황과 심정은 얼마나 절박했을까. 하지만 그 순간에 영문을 모르면서도 엄마의 고통과 갈등과 두려움을, 잡은 손을 통해 고스란히 느끼던 그 아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다행히 엄마가 포기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아이는 성장해서 글을 썼겠지만 누군가와 손을 잡는 게 싫은 트라우마가 생겼을 만큼 그 순간은 아이에게 폭력이고 지옥이었다. 묘사가 생생해서 실화 같은데, 허구라고 해도 누군가의 경험담에 바탕을 둔 사실적 허구가 아닐까 한다.
 
이번에 제주도에서 익사한 엄마와 아이 사건을 듣고 이 이야기가 중첩되며 괴롭고 슬펐다. 하지만, “엄마가 아이를 이불에 꼭 감싸 안은 모습에서는 차마 어린 딸을 두고 갈 수 없었던 모정이 느껴졌다”는 식의 몇몇 기사는 심히 불편했다. “자식 둔 부모라면 이해가 갈 것이다” “아이가 살아봤자 얼마나 고생하겠나”라는 댓글들이 많은 호응을 받는 것도 걱정스러웠다.
 
아이는 살고 싶었을지 모른다. 게다가 엄마 없는 삶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평생 힘들게 살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설령 아이가 나중에 삶이 힘들어 ‘그때 나도 데려가지’ 하더라도 그건 그 아이가 스스로 감당하고 판단할 몫이다. 엄마가 그 판단을 대신할 수 없고, 삶의 선택권을 미리 빼앗을 수 없다. 아이의 삶을 책임진다는 명목으로 아이의 기본권인 생명권을 뺏는 것까지 미화하는 것은, 여전히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이나 분신으로 보는 집단주의적 가족주의가 강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친부모가 아닌 사회에 의한 양육에 대한 철저한 불신 때문인가. 어느 쪽이든 이건 아니다.
 
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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