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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보이' 앤디 김, 미 하원서 한반도 평화 이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그러나 한국인이라면 이 상태로 종지부가 찍히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지난 6일 치러진 미 중간선거에서 뉴저지주 3선거구 민주당 후보로 나선 앤디 김(36)의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에서다. 
 
김 후보는 8일 오후 11시(현지시간) 현재 100% 개표를 끝낸 가운데 득표율 49.9%로, 공화당 현역 톰 맥아더 후보(48.8%)에 1.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30만명이 투표해 3424표 차이를 보였다. 재검표 절차 등이 개시될 수 있어 개표 완료 선언은 물론, 상대 후보가 아직 패배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당선이 확실시된다.
앤디 김이 지난 6일(현지시간) 개표과정을 지켜보는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앤디 김이 지난 6일(현지시간) 개표과정을 지켜보는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당선이 확정되면 김 후보는 민주당 소속으로는 첫 한인 연방 하원의원으로 기록된다. 또한 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영 김(56·한국명 김영옥·공화) 후보와 함께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의 연방 하원의원이 동반 배출되는 셈이다. 김창준(공화) 전 의원 이후 20년 만의 경사다.  
 
김 후보는 뉴저지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서 국무부에 첫발을 디딘 뒤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미국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했다. 특히 2013년에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 전문가로서 오바마 행정부의 IS에 대한 폭격과 인도주의 지원을 담당하는 팀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외에 그에 대해 알려진 게 거의 없어, 8일 한국 특파원들이 선거운동본부가 차려진 뉴저지주 벌링턴에서 김 후보를 만났다. 김 후보는 특히 “북한과의 평화는 나의 최우선 순위”라며 대화를 통한 북핵 해법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인 최초 민주당 하원의원이 유력한 앤디 김 후보가 8일(현지시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한인 최초 민주당 하원의원이 유력한 앤디 김 후보가 8일(현지시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한반도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물론이다. 현재 우리 외교 이슈는 북한과의 평화에 대한 것이다. 나의 최우선 순위이다. 의회에 들어가면 그 이슈에서 노력할 것이다. 외교정책 이슈에서 의회 리더가 되고 싶다.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 국가안보 이슈에서 많은 영향력을 마칠 수 있는 상임위이다. 특히 아시아 및 한반도와 관련된 이슈에서도 그렇다. 그런 이슈들에서 크고 강한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북핵 관련 최선의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간단한 해답이 없지만 한 가지만 꼽아야 한다면, 지금의 대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지금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북핵 문제는 민주·공화 당파 차원을 넘어서, 모든 미국인과 한국인, 전 세계를 위해 풀어야 하는 이슈다. 북핵 이슈에서는 당파적 차이를 제쳐놓고 ‘모든 미국인이 직면한 핵 위협’이라는 측면에서 대응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고, 한국과도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렇지만 한 때 주한 미국 대사 선임이 지연된 것을 비롯해 한국 이슈가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신호가 있었다. 이는 걱정되는 사안이다. 한국이 미국의 핵심 파트너이자 핵심 동맹이라는 점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하고, 이런 부분에서 역할을 하겠다. 안보ㆍ경제ㆍ무역정책 등에 대해 양국이 더욱 긴밀히 대화해야 한다.
 
미주 한인사회가 김 후보를 많이 지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매우 고마울 뿐이다. 이민자의 아들, 한국계 이민자의 아들이 연방의회 선거에 뛰어들어 승리했다. 그 자체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뉴저지를 비롯해 미국 전역의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관심은 교육과 양질의 일자리다. 특히 고등교육과 ‘헬스케어’에 관심이 많다. 또 다른 이슈는 역시나 북핵 대응과 한반도 평화 이슈다. 이러한 한국계 미국인 사회의 우선순위들에 대해 책임 있게 대응하겠다.
 
당선이 확실시되는 지금이야 약간의 미소를 띠면서 얘기하지만, 사실 그의 선거운동 과정은 힘겨웠다. 특히, 상대후보인 맥아더 의원 측의 네거티브 전략이 극성을 부렸다.  
 
얼음 위에 놓인 생선들의 사진과 함께 ‘앤디 김 후보가 뭔가 수상하다’는 문구에 아시아계를 연상시키는 글자체로 써서 김 후보가 아시안임을 은근히 비하했다. 문제의 글자체는 중국계 업소 간판에 사용되는 붉은 색깔의 굵은 ‘찹수이’ 폰트다.
뉴저지 3선거구에서 앤디 김과 맞붙은 현역의원 톰 맥아더(공화당) 지지자들이 지난달 말 뿌린 광고지. 중국식당 메뉴에서 쓰이는 서체로 ’앤디 김에게는 수상한 뭔가가 있다“고 쓴 문구가 눈에 띈다. 대표적 혐오성 광고로, 아시안 커뮤니티의 공분을 샀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뉴저지 3선거구에서 앤디 김과 맞붙은 현역의원 톰 맥아더(공화당) 지지자들이 지난달 말 뿌린 광고지. 중국식당 메뉴에서 쓰이는 서체로 ’앤디 김에게는 수상한 뭔가가 있다“고 쓴 문구가 눈에 띈다. 대표적 혐오성 광고로, 아시안 커뮤니티의 공분을 샀다. 최정 미주중앙일보 기자

 
게다가 맥아더 후보 측은 동영상 광고 마지막 부분에 “앤디 김, 그는 우리의 일원이 아니다(ANDY KIM. HE'S NOT ONE OF US)”라는 말을 넣어, 김 후보가 백인 주류사회 소속이 아닌 ’이방인‘이라는 인식을 퍼뜨리기도 했다. 사실 김 후보는 뉴저지에서 유치원부터 학창시절을 보낸 ‘뉴저지 통’이다.  
 
그만큼 맥아더 후보가 현역의원의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한 채 앤디 김 후보에게 밀리면서 조바심이 생겼다는 방증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에 어떻게 대처했나.
유권자들이 네거티브 캠페인에 대해 식상해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런 캠페인을 무시하고 정책 위주로 밀고 나갔다. 특히 헬스케어와 세금 문제로 접근했더니 많은 유권자들의 호응이 있었다. 네거티브로는 이같은 호응을 끌 수 없었기에 승리를 자신했다.
 
정당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렇다. 사람들은 좋은 아이디어라면 민주당, 공화당 가운데 어디서 나왔는지 따지지 않는다. 정부는 문제가 있을 때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뉴저지 3선거구 유권자들이 나를 워싱턴으로 보냈다고 생각한다.
 
김 후보의 아버지 김정한(69)씨는 소아마비를 앓는 고아 출신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쳐 유전공학박사로 활약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민 1세대로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케이스다. 어머니 역시 뉴저지주에서 간호사로 활약한 엘리트이다.
 
개표 과정을 지켜보던 아버지 김정한씨는 “아들에게 한국어를 숙지시키지 못한 게 후회되지만 그래도 장하게 커줘서 고맙다”면서 자랑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앤디 김이 페이스북에 올린 가족 사진. 앤디 김은 두 아이의 아버지다. [페이스북]

앤디 김이 페이스북에 올린 가족 사진. 앤디 김은 두 아이의 아버지다. [페이스북]

 
김 후보는 옥스퍼드대 유학시절 같은 아시아계인 카미 라이를 만나 결혼, 현재 두 아이를 두고 있다.
 
뉴저지=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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