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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기업의 '알박기 집회'는 법이 보장할 집회가 아니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회사 인근에서 항의집회가 열리지 못하도록 기업이 미리 직원을 동원해 집회를 선점하는 이른바 '알박기 집회'는 법이 보장해야 할 집회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쌍용차 복직자 고모(43)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고씨는 지난 2016년 5월 서울 서초구의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당시 기자회견은 현대차 하청업체인 유성기업의 노조파괴 공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현대차 측에 책임을 묻는 자리였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서는 이미 현대차 보안관리팀장 A씨가 주최자로 신고된 '성숙한 집회 문화 만들기'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고씨는 현대차 직원들이 연 집회에 무단으로 끼어들어 기자회견을 강행했고,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따르지 않았다.  
 
A씨는 현대차 직원이 먼저 집회 신고를 한 자리에서 고씨가 미신고 집회를 벌이고, 사측 집회를 방해했다는 이유 등으로 고씨를 고소했다.  
 
재판의 쟁점은 A씨가 주최한 현대차 직원의 집회가 법의 보호 대상인 '평화적인 집회'에 해당하느냐였다.  
 
만약 법률상 현대차 직원들의 집회가 평화적인 집회로 인정된다면 고씨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1심은 고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대차 직원이 신고한 집회는 현행법이 보장하려고 하는 집회라기보다는 현대차의 경비 업무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현대차가 집회 방어 의도를 갖고 있었더라도 집회 신고가 돼 있고 평화적으로 신고내용과 동일한 집회가 진행됐다면 내심의 의사가 어떻든 방해해선 안된다"고 항소했다.
 
그러나 2심도 고씨의 손을 들어준데 이어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인정, 고씨에 무죄를 확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로 '알박기 집회'에 제동이 걸렸지만, 기업의 알박기 집회 관행을 당장 뿌리 뽑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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