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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피의자 등 조사대상자 적극 요청할 때만 심야조사"

경찰서 외경. 본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경찰서 외경. 본 이미지는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오늘부터 경찰 조사를 받는 피의자 등에 대한 ‘심야조사 금지’ 원칙이 강화된다. 조사대상자의 ‘동의’ 수준이 아니라 자필요청서를 포함한 ‘적극적 요청’이 있어야만 예외적으로 심야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경찰청은 심야조사 금지 원칙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강화된 지침을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포함한 조사대상자의 인권침해 우려를 불식하고 수사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심야조사 제한 지침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찰청은 자정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의 심야조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다만 예외는 있었다. 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때는 심야조사를 할 수 있었다. 또 조사대상자가 동의한 경우에도 심야조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회사 직원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회사 직원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최근 폭행, 강요, 마약투약 의혹 등의 논란을 빚은 양진호(47)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심야조사를 받지 않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였다. 7일 경찰에 체포된 양 회장은 심신피로를 이유로 심야조사를 거부했고, 경찰은 그를 오후 9시 40분쯤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돌려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당일 영장을 신청하거나 할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심야조사를 거부하면 경찰이 강제할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 등 일각에서는 이같은 심야조사 제한 원칙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존 예외 사유인 ‘조사대상자의 동의’가 수사기관의 편의에 따라 사실상 강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나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경찰 측의 권유에 의한 심야조사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경찰은 이에 조사대상자의 ‘동의’가 있으면 심야조사를 할 수 있다는 예외 사유를 조사대상자의 ‘적극적 요청’이 있는 경우에만 한정하도록 범죄수사규칙을 바꿨다. 또 조사대상자가 단순한 구두 요청이 아닌 심야조사를 해달라는 ‘자필요청서’를 내도록 해 수사기록에 첨부하도록 했다. 또 피의자 등이 적극적으로 요청하더라도 장시간 조사로 건강에 무리가 예상되거나 재출석 조사가 불가피하면 심야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수사절차 전반을 살펴 인권침해적 수사관행을 적극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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