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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국민 거슬러 연금개혁 완수한 노무현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국민연금 같은 것은, 정말 이건 국민 설득 못 해내면 다른 일도 못 해나갑니다.(…)또박또박 국민을 설득해 나가는 작업을 지금부터 범정부적으로 시작합시다.”
 
2004년 6월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참모들을 다그쳤다. 당시 국민연금 개혁이 한창 진행 중인 와중에 한 네티즌이 ‘국민연금 8대 비밀’을 올려 국민연금 폐지론이 비등하자 정면 돌파를 택했다. 노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때 “연금을 더 깎으면 용돈제도가 된다”고 연금개혁을 반대했다.
 
하지만 임기 내내 연금개혁에 매달려 2007년 완수했다. 시정연설·연두회견 등에서 수차례 당위성을 강조했다. 2007년 6월 담화문에서는 “(연금개혁)법안 처리 지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규모는 늘어나게 된다”고 호소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복지부의 연금개혁안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보험료 인상이 제일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8월 국민 동의를 거쳐 연금 개편을 할 것이라고 두 차례 강조하더니 이번에는 ‘국민 눈높이’를 내세웠다.
 
국민연금 개혁은 두 가지다. 보험료와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연금 비율) 숫자를 조정하거나 국민연금과 일부분을 기초연금과 통합하는 구조 개편이 있다. 구조 개편은 이번에 빠졌다. 숫자 조정은 보험료 인상을 전제로 한다. 지난 20년 보험료가 9%였다. 용돈연금인 이유가 여기 있다. 보험료가 선진국의 절반이다.
 
젊은 층은 말할 것 없고 은퇴가 코앞에 닥친 50대도 보험료 인상이 달갑지 않다. 덜 내고 더 많이 받고 싶다. 이런 여론에 편승해 보험료 인상을 두려워하다가는 결코 개혁할 수 없다. 청와대에 “왜 우리가 총대를 메느냐”는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지만 법에 따라 올해 4차 국민연금 재정 재계산을 하고 이에 맞춰 개혁하는 것은 이 정부의 운명이다. 2013년 3차 때 박근혜 정부처럼 어물쩍 넘어가면 두고두고 비판을 받는다.
 
2007년 연금개혁의 주역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 해 발간한 『대한민국 개조론』 ‘시한폭탄 국민연금’ 편에서 “2003년 국민의 70%가 넘게 연금 개혁을 반대했다”며 “국민 여론을 행동으로 아주 세게 거슬렀다. 연금 개혁 여론 지지는 애초 존재하지도 않았고, 지금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국민을 설득했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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