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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경제팀은 시장이 신뢰할 만한 인물로 골라야 한다

문재인 정부 1기 경제를 이끌어 온 김동연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교체된다. 지난 1년6개월간 두 사람은 투톱 체제를 유지하면서 한국경제호를 이끌어 왔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세 축을 기본으로 경제 정책을 펴왔다. 결과는 참담하다. 현재 한국 경제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망망대해 속으로 빠져드는 배와 같은 형국이다. 성장은 주춤하고, 생산·투자 지표의 하강세가 뚜렷하다. 신규 일자리가 늘지 않으면서 청년들의 한숨소리는 커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어제 ‘11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에서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으나 내수가 부진한 모습”이라며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처음으로 경기 판단에 ‘둔화’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렇듯 경제는 위기에 직면했는데 경제 운영을 책임진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의 불협화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최저임금 급격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의 바탕이 되는 정책은 부작용 투성이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부작용의 원인·해법 등에서 다른 시각을 노출했다. 정책의 혼선이 드러났고,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을 교체하는 건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본다.
 
이미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쏟아지는데,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 자기들 사람만 쓴다는 회전문 인사, 이른바 돌려막기 논란이 대표적이다. 1기 경제팀이 성과를 못 낸 이유는 정책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쓴소리를 해 궤도를 바로잡도록 할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온 인물이 경제 운용을 맡게 되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을까. 청와대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할 우려가 크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3대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메시지가 전달된 마당에 능력과 무관하게 측근을 경제 사령탑에 임명하면 청와대의 입김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1기 경제팀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
 
경제 부총리가 경제 사령탑이 돼야 하고, 경제 사령탑은 시장에 믿음을 주는 인물이어야 한다. 정책 수단을 유연하게 활용해 시장에 새로운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기를 북돋우고, 시장의 역동성을 따르는 전문가가 제격이다. 경제 부처 장관들을 통솔하는 리더십과 소신·강단, 유연한 조정 능력도 갖춰야 한다. 이번 기회에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관계 설정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정책실장은 대통령의 참모로 대통령의 뜻을 전파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하기에 경제 부총리와 충돌할 가능성이 큰 자리다. 경제 정책에 대한 자율권은 경제 부총리가 갖되 정책실장은 부총리를 견제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문 대통령이 부디 정권에 충성하는 인물이 아니라 국리민복을 위해 소신있게 뛰는 인재들로 2기 경제팀을 구성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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