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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中 감독 “월드컵 출전보다 유치하는게 더 빠르겠다”

눈밭에서 웃통을 벗고 군사훈련을 받는 중국 25세 이하 축구대표팀 상비군. [사진 시나스포츠 캡처]

눈밭에서 웃통을 벗고 군사훈련을 받는 중국 25세 이하 축구대표팀 상비군. [사진 시나스포츠 캡처]

군사훈련을 하고 명장을 영입해도 소용없다. 중국 축구의 답답한 현재와 암울한 미래다. 중국 25세 이하(U-25) 축구대표팀 상비군 55명은 지난달 초부터 중국인민해방군 부대에 입소해 훈련 중이다. 대상자는 1993년 이후 태어난 20대 초중반 선수로, 중국 프로축구 시즌 도중이지만 의무적으로 차출됐다.
 
선수는 물론 코치까지 머리를 빡빡 깎았다. 운동복 대신 군복을 입었다. 상의를 벗은 채 눈밭을 굴렀다. 완전군장을 한 채 20㎞ 행군도 했다. 군가 등 애국심을 고취하는 노래를 제창했다. 축구는 내무반 TV로 시청만 했을 뿐, 훈련은 없었다. 정신력(멘털)이 약한 중국 선수들을 투쟁심 강한 ‘진짜 사나이’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을 목표로  중국축구협회가 내린 극약처방이다.
 
 군사훈련을 받는 중국 25세 이하 축구대표팀 상비군. [사진 시나스포츠 캡처]

군사훈련을 받는 중국 25세 이하 축구대표팀 상비군. [사진 시나스포츠 캡처]

월드컵 본선 무대는 2002년 딱 한 번 밟아봤던 중국은 축구에 관한 한 여전히 ‘언더독(약체)’이다. 중국은 지난달 13일 국가대표팀(A팀) 평가전에서 인도와 득점 없이 비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중국(75위)보다 낮은 인도(97위)는 축구가 아닌 크리켓의 나라다. 2006년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지만, 중국 축구의 체질 개선에 실패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중앙포토]

거스 히딩크 감독. [중앙포토]

 
아우들은 지난달 아시아 U-19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타지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에 져 탈락했다. 중국축구협회는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지난 9월 연봉 52억원에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했다. 히딩크 감독은 U-19 챔피언십을 지켜본 뒤 “월드컵에 나가는 것보다 유치하는 게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고개를 저었다.  
 
 
 
중국 카이저우TV는 “프랑스는 1986년 10년 계획을 세우고 유소년시스템을 개편해 98년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우리도 30년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잊고 2046년 월드컵을 목표로 처음부터 시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진핑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시진핑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추미(球迷·축구광)’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축구굴기(축구를 통해 일어선다)’를 국가정책으로 내세웠다. 자국 선수들이 세계적 스타와 함께 뛰면 실력이 늘 것으로 기대해 프로구단들은 거액을 들여 스타를 영입했다. 상하이 상강 미드필더 오스카(브라질)의 주급은 5억8000만원에 달한다. 물론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축구장을 7만개로 늘리고, 축구 특성화 학교 2만개를 지정할 계획이다. 심지어 “A팀과 올림픽팀을 프로리그에 참가시켜 조직력을 끌어올리자” “귀화 선수를 받아들이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중국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26개를 땄다. 많은 종목에서 세계 정상권이지만 유독 축구는 못한다. 일각에선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아래서 태어나 ‘소황제’로 자란 선수들의 이기적 플레이를 이유로 꼽는다. 프로에서 수억 원대 연봉을 받는 20대 어린 선수들의 동기 부족을 탓하기도 한다. 팬들조차 자조적 반응이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중국은 어차피 월드컵에 못 나간다” “월드컵에서 뛰려는 게 아니라 테러 진압에 나서려고 군사훈련을 받는가”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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